주간동아 530

2006.04.11

한류 뻥튀기는 그만!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4-05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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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뻥튀기는 그만!

    밍크(MINK)

    ‘한국인 최초 빌보드 차트 1위’, 최근 각종 언론에 앞다투어 보도된 내용이다. 한국인으로 중학교 때 일본으로 건너가 지난해 일본의 유력 음반회사인 에이벡스를 통해 데뷔한 밍크(MINK)가 주인공이다. 이번 보도를 접하면서 생각나는 장면이 여럿 있다. 그리고 이제는 제발 오버해서 호들갑 떠는 건 그만 했으면 싶다.

    1992년 혜성처럼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인기를 모으던 때, 느닷없이 그들의 데뷔곡 ‘난 알아요’가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는 루머가 돌았다. 말 그대로 루머로 끝나버린 헛소문. 2001년, 다시 김범수가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이번에는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의 히트곡 ‘하루’를 영어로 부른 ‘Hello goodbye hello’가 빌보드 세일즈 차트에서 51위까지 올랐던 것. 하지만 일반적으로 빌보드 차트라고 하면 싱글차트인 HOT100 차트와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차트를 말한다. 나머지 세부 차트들은 한마디로 급이 다르다. 굳이 비교한다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차이 정도. 따라서 김범수의 경우도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고 말하는 것은 과대포장이었다. 세일즈 차트는 HOT100 차트와는 비교조차 힘든 몇 단계 아래의 차트다.

    밍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밍크의 ‘Glory of life’는 4월8일자 빌보드 차트에서 핫댄스 클럽 플레이 차트 1위에 올랐는데 이 차트 역시 세부 장르 중의 하나인 댄스/일렉트로닉 영역의 하부 분야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비의 미국 뉴욕 공연을 두고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각종 국내 매스컴들이 동양인 최초의 메디슨 스퀘어가든 공연이라고 소란법석을 떨었지만 실은 비가 동양인 최초도 아니었고, 그가 공연한 곳도 정확히 말해 메디슨 스퀘어가든 시어터(소극장)로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공연으로 유명한 아레나는 아니었다.

    야구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꿈꾸듯 대중음악인들이 세계 대중음악의 심장부인 미국시장 진출을 갈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해프닝을 보며 우리도 이제 이런 식의 ‘침소봉대’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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