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말 최고 인기를 구가한 닌텐도 패미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면 패미콤이 있는 집은 여지없이 아이들로 북적였다. 아이들은 열심히 조이패드 버튼을 누르며 ‘슈퍼마리오’ ‘더블드래곤’ ‘이얼쿵푸’ 같은 게임을 즐겼다. 14인치의 조그만 TV 화면 속에서 보던 게임이지만 안에는 희로애락이 녹아 있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40, 50대 앞에 패미콤 게임이 놓여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패미콤은 일본 닌텐도가 1983년 처음 출시한 8비트 가정용 게임기다. 가정용 게임기가 막 싹트던 당시 패미콤은 신선하고 재미있는 게임들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세계시장에서 6200만 대가 팔렸다.
패미콤, 옛날에 이 게임기로 놀았지
국내에는 1985년 상륙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어야 즐길 수 있던 게임을 안방에서 무한대로 즐길 수 있었으니 말 그대로 꿈의 게임기였다. 1980년대 후반 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닌텐도=패미콤=게임’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다.최근에는 30년이 훌쩍 넘은 이 게임기를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다. 중년층의 추억에 닌텐도가 응답해 2016년 11월 복각판이 출시됐다. 이제는 두꺼운 CRT모니터, 안테나선도 필요 없다. HDMI선으로 모니터에 연결해 쉽게 즐길 수 있다. 가격도 6만~7만 원대.
영화 같은 그래픽의 최신 게임은 물론, 최근에는 가상현실(VR) 게임까지 출시되는 상황에서 고릿적 게임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겠지만, 막상 앉아 조이패드를 들면 생각이 달라진다. 지금 게임에 비해서는 룰과 컨트롤이 단순하지만 스테이지나 게임별 난이도 조절이 잘돼 있어 단숨에 클리어하기는 어렵다. 게임에 익숙해지면 숨겨진 재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잘 설계돼 있다. 처음에는 구닥다리 게임이라고 흥미를 보이지 않던 아이들도 한번 패드를 잡으면 쉽사리 놓지 못한다.
패미콤 게임은 대체로 폭력과는 거리가 멀다. 마리오가 버섯을 밟거나 남극 탐험의 펭귄이 크레바스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나이 든 어른부터 어린아이까지 누구나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이 중 해볼 만한 게임들을 선정해봤다.
클래식은 영원하다
1.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2. 갤러그, 3. 서커스 찰리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슈퍼마리오’, 통통한 배관공은 말이 필요 없는 게임이다. 닌텐도의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 3DS나 스위치에서도 여전히 ‘슈퍼마리오’의 최신 버전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슈퍼마리오도 3D가 아닌 2D라, 3D 게임의 잦은 시점 이동으로 멀미를 하는 ‘3D 멀리’ 증상도 생기지 않는다. 단조롭지만 귀에 쏙 들어오는 명랑한 배경음악도 흥미를 돋운다. 드럼통을 넘고 버섯을 밟으며 스테이지 끝까지 달려가거나, 보스를 제거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 간단한 게임 시스템이지만 버섯, 꽃, 별 같은 특수 아이템의 존재가 게임의 흥미를 배가한다.갤러그
좌우 고정형 슈팅 장르의 ‘끝판왕’이다. 1980년대 초·중반 오락실 좀 다녔다면 추억이 샘솟는 게임이다. 좌우 이동과 총알 버튼 1개만 사용하는 간단한 방식이다.보통 파리 형태의 적들이 등장하는데, 설정에 따르면 이 적들은 지구를 침공하려는 외계인이다. 이들을 전부 물리쳐야 한다. 이 게임에는 특별한 재미가 숨어 있다. 가끔 적들 가운데 주인공 비행기를 빨아들여 납치해 가는 녀석이 있는데, 이들에게 납치된 비행기를 다시 회수하면 기체 2대를 동시에 조종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빠른 클리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서커스 찰리
서커스라는 독특한 소재로 1980년대 오락실에서도 큰 인기를 끈 게임의 패미콤 이식작이다. 플레이어가 직접 찰리가 돼 스테이지별로 서커스를 수행해야 한다. 사자를 타고 불붙은 링 통과하기, 원숭이를 피해 줄타기, 간격에 맞춰 공 넘기 등 아슬아슬한 서커스를 이어나간다. 스테이지는 대부분 점프 간격과 타이밍만 잘 맞추면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다.1. 남극대모험(남극탐험), 2. 아이스 클라이머, 3. 벌룬 파이트, 4. 펭귄군 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