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최민식 지음/ 해냄출판사/ 420쪽/ 1만7000원
코로나19는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의 발길을 ‘집콕’으로 틀어막았다. 여행을 준비하던 부푼 마음은 갈 곳을 잃었고, 우울함까지 들려 한다. 책은 2019년 여름 한 달간 멕시코에서부터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를 거쳐 브라질까지 남미 6개국을 여행한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찍은 113장의 사진과 일러스트 그림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여행지에서 겪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능청스러운 저자 특유의 화법으로 되살아나 재미와 공감을 자아낸다. 속옷과 양말 몇 개를 세탁하는 데 4만 원을 지불해 ‘국제 호구’가 되고, 산티아고의 유랑악단 음악에 감동받아 눈물까지 흘렸으나 다음 날 공연비로 2만 원이 청구되는 등 생생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제목 그대로 남미 일주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떨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박재희 지음/ 김영사/ 592쪽/ 1만9800원
“고전은 옛이야기가 아닌, 살아가는 삶에서 매순간 함께할 진리”라며 동양고전 대중화에 앞장서온 박재희 교수의 신간. 저자는 ‘논어’ 속 공자는 성인군자가 아니라 평생 배운 지식을 삶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한 인물이라고 말한다.
공자에게 배움과 실천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였듯이, 이 책은 하루에 한 구절씩 쉽게 접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논어’를 과감히 해체한 뒤 주제별로 재편집해 2500년 묵은 ‘논어’의 틀을 환골탈태한 구성이 ‘신박’하다. 박물관 유물로만 인식되는 고전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시대의 질문에 답하면서 우리가 왜 고전을 계속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구절마다 원문과 번역문뿐 아니라, 저자의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어 있어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한 지금,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고 가치 있는 삶을 만드는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더퀘스트/ 576쪽/ 2만2000원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라는 부제는 저자가 책을 통해 하고픈 말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일 3억5000만 명이 기분장애로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그중 상당수는 불행하게도 삶을 중단한다. 하지만 조현병과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장애 연구에서는 명확한 성과가 없다. 책은 이러한 정체된 정신의학계 최전선에서 저자가 보내는 생생한 보고서다.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사람들은 언제 도래할지 모르는 위험에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저자는 “이 쓸데없어 보이는 불안도 정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과민한 화재감지기가 거짓 정보를 울리듯이, 큰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의 뇌가 주변 위험을 예민하게 인지해 공황발작이 생긴다는 것이다.
책은 ‘불안은 유용한 반응인데 종종 지나치게 커지는 것’이라며 ‘당신의 불안이 당신을 보호한다’고 강조한다. 불안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그동안 놓치고 있던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영주 닐슨 지음/ 러닝핏/ 304쪽/ 1만4300원
경제학은 보통 복잡한 숫자와 어려운 용어로 가득한,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경제학은 단순히 언론매체에서 떠드는 환율,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무역수지뿐 아니라 봄마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미세먼지, 매일 마시는 물과도 연결돼 있다. 경제학은 우리가 살면서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과 연관돼 있으며,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향상시켜 효용을 높일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책은 중고차를 매매할 때 왜 생각만큼 좋은 가격에 적당한 차를 구입하지 못하는지, 보험에 가입할 때 어떤 옵션을 선택해야 이익인지, 사람들은 대학에 왜 가는지, 돈이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는지 등 일상의 궁금증을 84인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이론을 통해 재미있게 설명한다. 일상과 지갑을 지배하는 ‘쓸모 있는’ 경제이론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40일간의 남미 일주
최민식 지음/ 해냄출판사/ 420쪽/ 1만7000원
코로나19는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의 발길을 ‘집콕’으로 틀어막았다. 여행을 준비하던 부푼 마음은 갈 곳을 잃었고, 우울함까지 들려 한다. 책은 2019년 여름 한 달간 멕시코에서부터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를 거쳐 브라질까지 남미 6개국을 여행한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찍은 113장의 사진과 일러스트 그림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여행지에서 겪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능청스러운 저자 특유의 화법으로 되살아나 재미와 공감을 자아낸다. 속옷과 양말 몇 개를 세탁하는 데 4만 원을 지불해 ‘국제 호구’가 되고, 산티아고의 유랑악단 음악에 감동받아 눈물까지 흘렸으나 다음 날 공연비로 2만 원이 청구되는 등 생생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제목 그대로 남미 일주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떨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1일 1강 논어 강독
박재희 지음/ 김영사/ 592쪽/ 1만9800원
“고전은 옛이야기가 아닌, 살아가는 삶에서 매순간 함께할 진리”라며 동양고전 대중화에 앞장서온 박재희 교수의 신간. 저자는 ‘논어’ 속 공자는 성인군자가 아니라 평생 배운 지식을 삶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한 인물이라고 말한다.
공자에게 배움과 실천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였듯이, 이 책은 하루에 한 구절씩 쉽게 접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논어’를 과감히 해체한 뒤 주제별로 재편집해 2500년 묵은 ‘논어’의 틀을 환골탈태한 구성이 ‘신박’하다. 박물관 유물로만 인식되는 고전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시대의 질문에 답하면서 우리가 왜 고전을 계속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구절마다 원문과 번역문뿐 아니라, 저자의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어 있어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한 지금,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고 가치 있는 삶을 만드는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이기적 감정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더퀘스트/ 576쪽/ 2만2000원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라는 부제는 저자가 책을 통해 하고픈 말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일 3억5000만 명이 기분장애로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그중 상당수는 불행하게도 삶을 중단한다. 하지만 조현병과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장애 연구에서는 명확한 성과가 없다. 책은 이러한 정체된 정신의학계 최전선에서 저자가 보내는 생생한 보고서다.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사람들은 언제 도래할지 모르는 위험에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저자는 “이 쓸데없어 보이는 불안도 정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과민한 화재감지기가 거짓 정보를 울리듯이, 큰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의 뇌가 주변 위험을 예민하게 인지해 공황발작이 생긴다는 것이다.
책은 ‘불안은 유용한 반응인데 종종 지나치게 커지는 것’이라며 ‘당신의 불안이 당신을 보호한다’고 강조한다. 불안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그동안 놓치고 있던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쓸모 있는 경제학
영주 닐슨 지음/ 러닝핏/ 304쪽/ 1만4300원
경제학은 보통 복잡한 숫자와 어려운 용어로 가득한,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경제학은 단순히 언론매체에서 떠드는 환율,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무역수지뿐 아니라 봄마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미세먼지, 매일 마시는 물과도 연결돼 있다. 경제학은 우리가 살면서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과 연관돼 있으며,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향상시켜 효용을 높일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책은 중고차를 매매할 때 왜 생각만큼 좋은 가격에 적당한 차를 구입하지 못하는지, 보험에 가입할 때 어떤 옵션을 선택해야 이익인지, 사람들은 대학에 왜 가는지, 돈이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는지 등 일상의 궁금증을 84인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이론을 통해 재미있게 설명한다. 일상과 지갑을 지배하는 ‘쓸모 있는’ 경제이론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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