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은 말라리아와 동급…세계보건기구 박멸 대상”
“문재인 대통령은 팬덤 눈치 보고 조 전 장관은 팬덤 조종해”
‘이니’ 뜻대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건드리지 마라”
“조 전 장관 대통령 되는 것이 ‘문빠’들 베스트 시나리오”
출판가를 중심으로 조국 사태가 지난해에 이어 2차전으로 치닫고 있다. 한 달 새 ‘조국백서’와 ‘조국흑서’가 나란히 출간되자 이런 광경이 벌어졌다.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8월 25일 출간돼 이틀 만에 1만 부 가량 팔렸다. 강양구(43) 과학 전문 기자, 권경애(55)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김경율(51) 경제민주주의21 대표, 서민(53)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 진중권(57) 전 동양대 교수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책에서 서민 교수가 맡은 역할은 ‘사회기생충 감별사’. 8월 27일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만난 서 교수는 “길 가는 아무나 대통령을 하더라도 ‘그분’만은 대통령이 안 됐으면 좋겠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말을 꺼냈다. 서 교수는 왜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을 사회기생충으로 비유했을까. 서 교수에게 물어봤다.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 [박해윤기자 land6@donga.com]
“국정운영을 못 해 말아먹다시피 했다. 더구나 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시점부터 막 나갔다. ‘가짜뉴스 방지법’을 만들겠다느니, 판사 손보는 법을 만들겠다느니 하며 협박을 해댔다. 어려운 시절을 겪는 사람은 나쁜 놈인지 알기 어렵다. 힘을 가졌을 때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드러난다. 조국 사태 이후로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좋은 척하던 사람이 돌변하니 무섭더라.”
-책에서 사회기생충 감별사로 소개됐다. 최근 기생충이 많이 사라졌는데, 사회기생충은 그렇지 않나 보다.
“기생충에도 두 종류가 있다. 내가 연구하는 애들은 한없이 순하고 착하다. 반면, 이번 정권은 정말 사회기생충이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두고 나라를 위탁받아 통치하는 건데, 국민 눈치를 보지 않고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다. ‘이 나라가 내 것’이라는 마음으로 통치하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올 지경이다.”
-여러 기생충이 있는데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편충(장내 기생충)에 비유했다. 지지자들은 분노할지 모르나, 사실 편충은 상대적으로 평가가 나쁘지 않은 기생충이다.
“그렇다. 편충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생충이다. 서명할 때도 편충을 그린 다음에 이름을 쓴다. 그만큼 편충을 사랑한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편충에 비유해드린 거다. 더 싫어하는 기생충을 말할 수도 있었는데 마지막 존경의 표시다. 기생충에 비유된다는 게 꼭 나쁜 것도 아니다. 내가 기생충 학자이니 어쩌겠나. 말미잘을 전공했으면 말미잘에 비유했을 거다.”
-조 전 장관은 어떤가.
“조국은 앞뒤가 다른 파렴치한 기생충이다. 사실 그런 기생충을 찾기가 어렵지만…. 말라리아라고 본다. 말라리아는 비열하다. 몸에 들어오면 간에 숨어 힘을 기르다 잽싸게 나와 (몸을) 때려 부순다. 그러다 상대가 뭐라 하면 숨었다 (조용해지면) 다시 나타난다. 백신도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할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왜 말라리아를 꼭 박멸해야 하는 6대 질환 중 하나로 뽑았겠는가. 너무 비열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조 전 장관은) 말라리아와 동급이다.”
사람이 먼저다? “우리 사람이 먼저다”
-사회기생충이라고 하지만, 지지자들은 열광하는데.“안타깝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못 지켰다는 죄책감에 결사적으로 정권을 옹호하고 있다. 이들은 한 줌의 비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엄마 아빠가 욕을 먹어도 가만히 있는데, 대통령이 욕을 먹으면 화를 내고 밥상을 엎는다. ‘문 대통령은 좋은 사람이야, (그러니) 문 대통령을 좋아하는 나도 좋은 사람이야’라는 사고방식이다. 대통령을 욕하면 자기를 욕하는 것처럼 발끈한다. 굉장히 잘못된 노예근성의 발로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뭐라 부르는 것이 적합한가.
“그들 스스로 만든 말인데,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이라는 말이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 머리에 조금 금이 가 있지 않으면 저런 행태를 보일 수 없다. 만약 박근혜 정부 때 의사파업이 일어났으면 그들은 어떻게 했을까. 사안을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우리 편이냐 아니냐만 따지고 있다. 머리가 깨지면서 판단 기능을 수행하는 중추가 망가진 것 같다. 그런 사람이 200만 명 가까이 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 팬과 팬덤을 구분한다. 그는 ‘팬덤이 팬질을 하는 대상을 팬 오브젝트 혹은 팬 객체’라고 한다며 ‘(팬덤에게는) 팬 객체 자체보다 그 팬 객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소속된다는 느낌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대통령이 ‘갑’이고 지지자가 ‘을’이 아니라는 얘기다. 서 교수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린다. 그는 “문 대통령도 문빠 눈치를 본다”며 “팬덤은 웬만한 건 다 허용하는데 특정 선을 넘으면 대통령이라 해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정권이 팬덤에 먹혔다’고 썼다. 무슨 뜻인가.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웬만하면 지지한다. 하지만 가끔 팬덤을 거스르는 행동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조 법무부 장관 임명이 대표적 예다.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때 물러난 공직자들에 비해 100배 정도 많은 의혹과 비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임명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팬덤에 먹힌 탓에 거스르지 못하고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팬덤이 허용하는 선이 무엇인가.
“‘그냥 너희끼리 해먹고 비리 인사를 기용해도 괜찮다. 다만 몇몇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건드리지 마라’, 딱 이거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얘기인가.
“우리 사람이 먼저다.”
“문 대통령 그냥 아무 일 하지 말길”
서민 교수가 8월 27일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공동저자로 참여한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들고 있다. 이 책은 ‘조국흑서’로 불린다. [박해윤기자 land6@donga.com]
“조 전 정관은 조금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 문 대통령과 여당 권력자들은 (팬덤에) 먹혔는데. 조 전 장관은 팬덤을 조종하는 느낌이 든다. 팬덤 내에서는 조 전 장관이 문 대통령보다 훨씬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지자들은 그의 모든 것을 옹호한다. 물티슈로 차를 닦아주는 장면이 상징적이다. 문 대통령보다 더 각별하다.”
-어떤 매력이 조 전 장관을 각별하게 만들었을까.
“일단 기본적으로 얼굴이 잘생겼다. 조국이 나처럼 생겼으면 법무부 장관 임명도 안 됐을 거다.”
-단순히 외모만이 이유는 아닐 텐데.
“엘리트 요건을 다 갖췄다. 결정적으로 사법시험에는 합격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어린 나이에 교수가 됐고, 서울대 법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다. 또 트위터에서 옳은 말만 하다 보니 종교 수준이 됐다. 문 대통령 팬덤 내에서 나중에 ‘조빠’와 ‘문빠’가 싸워 조빠가 이기는 날도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문빠 입장에서도 조 전 장관이 차기 대통령이 돼 문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 다툼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문 대통령 같은 경우 조 전 장관의 팬덤을 의식하기 때문에 크게 괴롭히진 않을 거다. 제일 우려스러운 사태는 조 전 장관이 재판에서 무죄가 되는 경우다.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에게 죄가 없다는 낭설을 퍼뜨리며 그를 대선후보로 밀 거다. 조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고 정경심 교수가 영부인이 되고 조민이 아주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이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시나리오다.”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 전 장관한테 먼저 말하겠다. 제발 그렇게 살지 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위선자임이 폭로됐는데, 아직도 SNS를 하고 있다. (글을 쓰면) 문빠들은 열심히 받아 적지만, 문빠가 아닌 사람들도 그 말을 믿을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문 대통령은 그냥 기억하지 않겠다. 남은 2년 동안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휴가를 안 간 것도 굉장히 안타깝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좋은 점은 임기 동안 아무 일도 안 했다는 것인데, 문 대통령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지자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뭔가를 반박할 때 팩트와 논리로 해라. 반박할 때마다 왜 내 얼굴만 까나. 그것밖에 깔 게 없다는 얘긴가.”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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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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