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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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봄, 오사카로 떠나는 가족 여행

[재이의 여행블루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구로몬시장, 도톤보리, 오사카성… 다양한 여행 테마 가득

  • 재이 여행작가

    입력2023-05-2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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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많은 이가 자녀와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 특히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여행을 허용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전부터 일본은 가까운 거리, 익숙한 문화와 음식, 편리한 인프라 등으로 한국인이 사랑하는 여행국 중 하나였다. 최근에는 엔저 현상까지 겹쳐 일본 여행이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오사카 최고 번화가 ‘도톤보리’. [GETTYIMAGES]

    오사카 최고 번화가 ‘도톤보리’. [GETTYIMAGES]

    전통과 현대 문명 공존

    그중 단연 최고 인기 도시는 오사카다.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 번화가부터 대로에 자리한 대형 쇼핑몰과 골목마다 숨어 있는 맛집, 그리고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레고랜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아쿠아리움 가이유칸까지 세대 불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볼거리·먹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오사카가 가족 여행지로 사랑받는 이유,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오사카는 간사이 지방을 대표하는 일본 제2 도시다. 면적(1901㎢)이 서울(605㎢)의 3배쯤 되고 인구는 약 880만 명이다. 도쿄에 이어 제2 수도로 불릴 만큼 상업과 교통이 발달했으며, 옛 일본 수도였던 교토, 나라와 가까워 일본의 전통과 현대 문명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인은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고,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서 제출 의무도 해제돼 더욱 자유롭다.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답게 시내 곳곳에서 한국어 안내도 받을 수 있어 여행하기에 무리가 없다. 또한 오사카는 김포, 제주, 부산, 대구 등 한국 어느 도시에서든 2~3시간이면 닿는 거리라 시차 적응이 필요 없고 주말·공휴일을 이용해 훌쩍 다녀올 수 있어 부담이 적다. 가족 취향에 맞는 각종 테마 여행을 위한 선택지가 충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숙소는 가족과 함께 왔다면 한곳에 잡는 게 편하다.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는 굳이 숙소를 옮기면서까지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먹는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난바 지역이 좋겠지만, 교통 편의성을 생각한다면 우메다도 괜찮은 선택지다. 오사카에 머물면서 하루쯤 교토, 나라, 고베 같은 인근 도시를 다녀와도 좋다.

    일본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잘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관광하기에 편리하다. 단, 철도 종류마다 운영사가 다르고 노선도 복잡하며 갈아탈 경우 거기에 맞는 표를 다시 구매해야 한다. 티켓 종류도 모두 다르니 오사카 주요 명소나 관광지를 방문할 목적이라면 여행 기간에 맞춰 ‘오사카 주유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오사카에서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만큼 교통비를 절감하는 것이 중요한데, 주유패스는 그런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주유패스는 구매한 기간(1일권·2일권 등)만큼 오사카 시내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또한 오사카성, 덴포잔 대관람차, 우메다 스카이 빌딩, 해양박물관 등 시내 주요 명소와 관광시설, 돈보리 리버크루즈, 유명 레스토랑과 호텔, 온천 등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이나 특별 선물 같은 특전을 받을 수 있다. 주유패스는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가는 게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길이니 참고하자. 다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오사카 여행은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 하니 그에 맞는 튼튼한 체력은 필수다.

    아이들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재이 제공]

    아이들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재이 제공]

    자녀를 동반한 여행객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바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다. 이곳은 할리우드 영화를 주제로 광활한 부지에 조성한 일본의 대표 테마파크다. 엄청나게 휜 레일 위를 후방으로 질주하는 제트코스터 ‘백드럽’ 등 다양한 놀이기구와 ‘유니버설 원더랜드’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 같은 흥미로운 어트랙션을 비롯해 마리오·요시 등 닌텐도 캐릭터를 중심으로 꾸린 ‘슈퍼 닌텐도 월드’, TV 애니메이션 ‘주술회전’의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어트렉션 등 상상 그 이상의 세계로 이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닌텐도 캐릭터를 기반으로 각종 놀이시설과 체험시설이 들어선 ‘슈퍼 닌텐도 월드’다. 이용객은 파워 업 밴드를 착용하고 여러 층으로 나뉜 시설들을 다니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재연한 공간에서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실과 복도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바로 눈앞에서 증강현실로 펼쳐진다. 단언컨대 어른이 아이들보다 더 좋아할 수도 있다.



    화려하고 이색적인 도톤보리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입장권(자유이용권)은 현지 가격과 차이가 크지 않으니 한국에서 미리 사두면 편하다. 입장권 구매 대기 줄만 해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시간에 맞춰 놀이기구를 탑승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티켓은 별도로 판매한다. 종류가 매우 다양한 만큼 자녀가 선호하는 놀이기구가 포함된 패키지로 구매하면 된다. 재미있는 놀이시설은 오픈 시간이 요일마다 유동적이고 이른 아침부터 놀이기구를 탈 수 있으니 웬만하면 아침 일찍 서둘러 가는 걸 추천한다.

    아이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면 이번에는 어른 차례다.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구로몬시장’을 비롯해 오사카 최고 번화가 ‘도톤보리’,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다양한 맛집 탐방과 더불어, ‘오사카성’을 비롯한 시내 도보관광,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쇼핑,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 일본 역사·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교토’ ‘나라’까지 일정과 취향대로 코스를 정해보자. 화려함부터 소박함까지 고루 갖춘 오사카는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풍부해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우선 1년 365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톤보리로 향하자. 도톤보리에 도착하면 명물 ‘글리코 간판’ 앞에서 인증숏부터 찍자. 글리코는 과자류를 만드는 곳인데, 회사 마스코트 격인 마라토너의 네온사인 간판이 도톤보리강을 중심으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글리코 간판을 시작으로 가니도라쿠(대게 집) 간판과 초밥집 간판들이 화려하게 반짝이며 이색적인 분위기로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하철 미도스지선 난바역과 신사이바시역 사이 지역을 ‘미나미’(난바-도톤보리-신사이바시)라고 부른다. 현지인도 이곳에서 외식과 쇼핑을 많이 하는데, 난바에서부터 도톤보리까지 이어지는 상점가에서는 음식 천국의 중심지로 불릴 만큼 다코야키, 꼬치구이, 라멘 등 오사카가 자랑하는 전통 먹거리를 모두 맛볼 수 있다. 반면, 신사이바시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한 백화점·면세점·대형쇼핑몰부터 SPA 브랜드까지 자리해 다양한 가격대의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최신 유행 디자인의 아이템도 많으니 꼭 방문해보자.

    도톤보리강을 따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원더크루즈’. [재이 제공]

    도톤보리강을 따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원더크루즈’. [재이 제공]

    날씨에 따라 타워 색깔이 바뀌는 ‘츠텐카쿠 전망대’. [재이 제공]

    날씨에 따라 타워 색깔이 바뀌는 ‘츠텐카쿠 전망대’. [재이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인 ‘덴포잔 대관람차’. [재이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인 ‘덴포잔 대관람차’. [재이 제공]

    가족과 온전히 함께하는 시간

    밤이 되면 도톤보리강과 주변 상권의 휘황찬란한 간판들이 어우러진 야경이 일품이다. 이때쯤 강을 따라 20여 분간 유람선을 즐기는 원더크루즈를 타보자. 단체로 탑승하는 리버크루즈보다 12인승 원더크루즈가 가족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에 더욱 적합하다. 오사카의 화려한 야경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헵파이브 관람차’와 오사카 전망의 킬링포인트 ‘우메다 공중정원 스카이빌딩 전망대’ ‘하루카스 300 전망대’ ‘츠텐카쿠 전망대’, 높이 112.5m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덴포잔 대관람차’를 추천한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오사카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연인과 가족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여행 일정을 짜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영화나 드라마 속 가족 여행 같은 편안한 휴식과 느긋하게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현실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가족과 함께한 순간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는 순전히 가족과 함께했다는 추억 때문일 것이다. 일상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서로의 진짜 모습과 마음을 확인하고, 익숙하고 편하지만 때론 힘들고 부담스러웠을 상황들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다음번 가족 여행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새로운 다짐의 실천을 약속한다. 가족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여기 오사카로 떠나보자.

    오사카 명물 다코야끼. [재이 제공]

    오사카 명물 다코야끼. [재이 제공]

    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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