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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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진심인 Z세대가 주목하는 사진들

[김상하의 이게 뭐Z?] 일부러 화질 낮춰 2000~2010년대 감성 따라 하기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5-12-0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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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Z세대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순간을 기록하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는 Z세대는 스마트폰 카메라뿐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 필름 카메라 등 다양한 카메라로 본인만의 감성을 담아낸다. 스마트폰 카메라만 있어도 아쉬워하지 않고, 사진을 더 아름답게 간직할 필터를 구매하기도 한다. 이렇게 모은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티커로 쓰거나 사진 꾸미기 방법 등을 블로그에 올리면 사진 활용 점수 만점이다. 이번 주 Z세대가 주목한 사진들을 찾아보자.

    #다시 돌아온 디지털 풍화 유행

    2010년대 유행했던 사진 색감으로 셀카를 찍은 걸그룹 하츠투하츠 멤버 스텔라. 걸그룹 하츠투하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2010년대 유행했던 사진 색감으로 셀카를 찍은 걸그룹 하츠투하츠 멤버 스텔라. 걸그룹 하츠투하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싸이월드, 페이스북 등 과거 SNS를 검색하다 보면 당시 왜 유행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감성들이 있다. 싸이월드를 복구한다고 했을 때 반가워하는 분위기였지만, 흑역사를 두 번 다시 들춰 보고 싶지 않다는 이들도 있었다. 그때 사진과 일기를 보면 추억이 새록새록 하지만, ‘이불킥’할 기록도 가득하다.

    추억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유행은 돌고 돈다. 그래도 그 시절 사진 필터까지 유행하는 일은 흔치 않다. 요즘 아이돌은 일부러 2000~2010년대 유행하던 사진 감성을 따라 한다. Z세대 사이에서 일명 ‘오줌 필터’로 불리는 바로 그 필터가 대표적 예다. 마치 블루라이트 차단막을 씌워놓은 듯 사진 색감이 노랗고, 온라인에서 사진이 여러 번 전달되는 과정에서 화질이 열화된 것처럼 흐릿하다. X(옛 트위터)에 ‘디지털 풍화’라고 검색하면 2000년대를 떠올릴 만한 사진이 많다. 직접 디지털 풍화된 사진을 만들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사진 크기를 키웠다 줄였다를 반복해 화질을 낮추면 된다. 또는 깃허브(GitHub)에서 디지털 풍화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고화질 사진만 능사가 아니다. 화질을 일부러 떨어뜨리는 것도 방법이다.

    #구글맵으로 사진 꾸미기

    구글맵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사진을 꾸미는 방식이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구글맵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사진을 꾸미는 방식이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요즘 인스타그램을 켜면 구글맵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이미지가 자주 보인다. 구글맵에서 검색한 이미지라서 해당 장소 사진이나 이용자가 직접 찍은 후기 사진이 올라와야 하지만, 메인엔 아이돌 사진이 자리 잡고 있다.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을 계기로, 인증숏을 꾸미는 방식이 대세다. 키스오브라이프는 멤버들끼리 시부야109,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스포티파이 재팬 등 도쿄 핫스폿에서 찍은 사진들을 구글맵 UI를 활용해 꾸몄다. 요즘은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이 같은 사진 꾸미기가 유행해 내 아이돌을 자랑하는 방식으로도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과즙상 아이돌 이미지를 넣고, 위치는 과일가게라고 작성하는 식이다. 사람 사진 대신 제품 사진을 넣어 홍보한다면 ‘감다살’ 마케팅으로 칭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얘들아 울어도 돼 산타는 있단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동심을 지켜주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화제가 됐다. DMC두산위브더퍼스트 관리사무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동심을 지켜주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화제가 됐다. DMC두산위브더퍼스트 관리사무소

    서울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공지가 SNS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바로 산타를 모집한다는 게시 글. 제목은 ‘SSANㅌr MOZIP 안내’다. 당신이 읽은 그 문장이 맞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봉사자를 모집하는 내용이다. 제목뿐 아니라 활동 내용, 선물 받을 대상, 봉사자 혜택 등도 영어와 한글, 한자를 뒤섞어 쓴 탓에 어른도 집중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왜 이런 수수께끼 같은 암호문을 썼을까.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믿는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작성자는 ‘글을 읽는 어린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적은 공고’라고 양해를 구했다.



    최근 층간소음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아파트 문제 게시 글보다 이웃끼리 훈훈함을 주고받은 일화가 SNS에 자주 올라온다. 얼마 전 아이가 태어났다며 밤늦은 시간 울음소리가 들려도 양해를 구한다는 게시 글에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종이 한켠에 응원 문구를 덧붙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 한 장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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