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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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부실한 미술시장 고가 작품 대거 출품에 ‘술렁’

  • 이호숙 아트마켓 애널리스트

    입력2007-10-24 17: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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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 부실한 미술시장 고가 작품 대거 출품에 ‘술렁’

    김종학 ‘꽃’, 케이옥션에서 올해 9월 1억3000만원에 팔렸다.

    9월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작품값이 크게 오른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시장에 쏟아냈다. 김종학 37점, 이대원 23점, 오치균 14점, 이우환 33점, 사석원 31점 등 무려 138점이 출품된 것.

    지난 1년간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이상 값이 오른 이들 ‘5인방’의 작품이 한꺼번에 나오자 미술시장은 출렁거렸다.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되자 컬렉터들이 불안에 빠졌다.

    미술시장은 아직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다. 전문가층이 두꺼운 주식시장과 달리 미술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는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미술시장 분석은 대부분 그림을 판매하는 딜러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딜러들은 오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름의 시각으로 현 상황을 분석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처럼 단기간에 10배 이상 상승한 시장을 경험해보지 못했고, 경매가가 유통시세를 좌지우지하는 시장도 처음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냉철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좀더 분석적인 시각으로 따져보자.



    두 경매회사를 통틀어 회당 10여 점 나오던 김종학의 작품이 이번 경매에서는 37점이나 나왔다. 이중 34점이 낙찰됐다. 이전보다 질이 낮은 작품이 많이 출품됐음에도 3점을 제외하고 모두 소화됐다는 것은 고무적으로 보인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작품의 추정가가 직전 경매에 비해 2배 이상 상향 조정돼 출품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달여 만에 상향 조정된 추정가에서 이처럼 높은 낙찰률을 보인 것은 그만큼 이들 작가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가격의 수직상승이 어느 정도 안정 국면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언제까지 수직상승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쉬지 않고 달려온 가격 랠리가 잠시 멈칫한 것만으로 시장이 이대로 무너질 것 같은 표정으로 우왕좌왕하지는 말자. 시장은 오히려 탄탄하게 다져지고 있다. 시장이 불안하다면 굳이 그림을 팔려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감상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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