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가을바람 잎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향기로운 술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이 시를 보곤 한다. 조선 시인의 향기는 수백 년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서울 정동 길에 있는 500년 회화나무 아래에서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이제 시들어버린 가지와 잎이다. 조선 시인을 닮은 아름드리 회화나무와 한 계절 피고 지는 난초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기에 문득,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났을까. ─ 원재훈 시인













![[영상] “내년 서울 집값 우상향… <br>세금 중과 카드 나와도 하락 없다”](https://dimg.donga.com/a/570/380/95/1/ugc/CDB/WEEKLY/Article/69/48/a8/ac/6948a8ac1ee8a0a0a0a.png)


![[영상] “우리 인구의 20% 차지하는 70년대생, <br>은퇴 준비 발등의 불”](https://dimg.donga.com/a/380/253/95/1/carriage/MAGAZINE/images/weekly_main_top/6949de1604b5d2738e2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