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애호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레코드 숍 ‘향뮤직’에서는 최근 지난 한 해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결산 차트를 발표했다. 이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TOP밴드 효과’다. 지난해 KBS에서 제작한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TOP밴드’에서 4강까지 진출하며 하루아침에 록스타급으로 부상한 ‘게이트 플라워즈’가 5위, 대중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음악으로도 결승에 올랐던 ‘포’가 7위를 하는 등 ‘TOP밴드’에서의 활약이 시장성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TOP밴드’가 끝난 후 열린 이들의 단독 공연도 매진 행렬을 이뤘다. 이는 ‘TOP밴드’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상대적으로 시청률은 낮았지만) 종방 후에도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일까. ‘TOP밴드’ 시즌2 방송을 앞두고 이변이 벌어졌다. 앨범을 몇 장씩 내고, 길게는 10여 년간 크고 작은 공연을 해온 ‘프로’가 대거 응모한 것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TOP밴드’ 시즌2에 응모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첫 시즌에서는 정규앨범을 낸 밴드는 출전할 수 없었다.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밴드를 발굴한다는 취지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즌2에서는 이 제한이 없어지면서 이론상으로는 ‘시나위’, 아니 신중현이 만든 밴드도 참가할 수 있다.
또 하나는 ‘TOP밴드’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기존 밴드에게도 충분한 유혹 기제가 됐다는 점이다. 방송보다 라이브가 프로모션 및 지명도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상파 방송이 공연보다 훨씬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많은 공연을 하는 것보다 몇 번 방송에 출연하는 쪽이 지명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게 현실이다. 물론 공연과 인터넷을 통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10cm’ ‘검정치마’ 등이 그렇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기회나 행운이 오는 건 아니다.
‘TOP밴드’ 시즌2의 무제한 출전 자격을 두고 논란도 있다. 오디션 혹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프로 밴드가 출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점이다. 고유의 음악과 색깔로 쌓아온 커리어를 한 번의 공연으로 몇 명의 심사위원에게 평가받는 게 과연 옳은가. 뮤지션의 자존심은 어디에 뒀는가. 만약 예선에서 탈락하기라도 하면 그 수치심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런 의문이 당사자에게도 고민으로 작용했던 모양이다. 트위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TOP밴드’ 참가를 발표한 팀은 대부분 “고민 끝에”라는 단어를 참가의 변에 포함시켰다. 얻을 것과 잃을 것을 안다는 얘기다.
그들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바라는 건 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전적으로 심사위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무릎 꿇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심사위원 평가가 맘에 들지 않거나, 심사위원이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는 반론도 제기하고 논쟁도 벌였으면 한다. 프로에게 자부심이란 필수 덕목일 테니까. 또 하나, 순위에 집착지 말고 끝까지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길 바란다. 그 색깔 하나를 유지하며 쌓아온 경험을 쉽게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때 지금의 논란은 사그라지고, 응원이 이어질 것이다.
제작진 역시 유념할 것이 있다. 시즌1의 경우,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밴드들이 자작곡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마추어 밴드 위주라 어쩔 수 없었다지만, 이제는 사정이 변했다. 적게는 한 장, 많게는 다섯 장 이상의 정규앨범을 낸 밴드다. 그들에게 자작곡으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예능이라는 포맷이 가진 한계 때문에 시청자에게 익숙한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더라도 운용의 묘를 발휘해 한국에 이렇게 많은 밴드가 있고, 그들의 음악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건 전적으로 제작진의 몫이다. 밴드란 몇 명의 남녀가 모여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다. 그 아름다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거 하나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많은 고민 끝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 출사표가 휴지조각이 되지 않길 바란다.
‘TOP밴드’가 끝난 후 열린 이들의 단독 공연도 매진 행렬을 이뤘다. 이는 ‘TOP밴드’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상대적으로 시청률은 낮았지만) 종방 후에도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일까. ‘TOP밴드’ 시즌2 방송을 앞두고 이변이 벌어졌다. 앨범을 몇 장씩 내고, 길게는 10여 년간 크고 작은 공연을 해온 ‘프로’가 대거 응모한 것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TOP밴드’ 시즌2에 응모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첫 시즌에서는 정규앨범을 낸 밴드는 출전할 수 없었다.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밴드를 발굴한다는 취지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즌2에서는 이 제한이 없어지면서 이론상으로는 ‘시나위’, 아니 신중현이 만든 밴드도 참가할 수 있다.
또 하나는 ‘TOP밴드’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기존 밴드에게도 충분한 유혹 기제가 됐다는 점이다. 방송보다 라이브가 프로모션 및 지명도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상파 방송이 공연보다 훨씬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많은 공연을 하는 것보다 몇 번 방송에 출연하는 쪽이 지명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게 현실이다. 물론 공연과 인터넷을 통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10cm’ ‘검정치마’ 등이 그렇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기회나 행운이 오는 건 아니다.
‘TOP밴드’ 시즌2의 무제한 출전 자격을 두고 논란도 있다. 오디션 혹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프로 밴드가 출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점이다. 고유의 음악과 색깔로 쌓아온 커리어를 한 번의 공연으로 몇 명의 심사위원에게 평가받는 게 과연 옳은가. 뮤지션의 자존심은 어디에 뒀는가. 만약 예선에서 탈락하기라도 하면 그 수치심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런 의문이 당사자에게도 고민으로 작용했던 모양이다. 트위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TOP밴드’ 참가를 발표한 팀은 대부분 “고민 끝에”라는 단어를 참가의 변에 포함시켰다. 얻을 것과 잃을 것을 안다는 얘기다.
그들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바라는 건 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전적으로 심사위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무릎 꿇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심사위원 평가가 맘에 들지 않거나, 심사위원이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는 반론도 제기하고 논쟁도 벌였으면 한다. 프로에게 자부심이란 필수 덕목일 테니까. 또 하나, 순위에 집착지 말고 끝까지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길 바란다. 그 색깔 하나를 유지하며 쌓아온 경험을 쉽게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때 지금의 논란은 사그라지고, 응원이 이어질 것이다.
제작진 역시 유념할 것이 있다. 시즌1의 경우,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밴드들이 자작곡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아마추어 밴드 위주라 어쩔 수 없었다지만, 이제는 사정이 변했다. 적게는 한 장, 많게는 다섯 장 이상의 정규앨범을 낸 밴드다. 그들에게 자작곡으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예능이라는 포맷이 가진 한계 때문에 시청자에게 익숙한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더라도 운용의 묘를 발휘해 한국에 이렇게 많은 밴드가 있고, 그들의 음악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건 전적으로 제작진의 몫이다. 밴드란 몇 명의 남녀가 모여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다. 그 아름다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거 하나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많은 고민 끝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 출사표가 휴지조각이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