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그토록 사랑한다고 매달렸던 여성을,
결혼하자마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매몰차게 뿌리쳤던가 말이다.
이미 잡은 물고기, 자기가 어디로 도망갈 거야?
애들이나 잘 키우고 살림이나 잘하면 돼! 남자는 하늘이다.
아내라는 여자, 그 가슴속은 이미
활활 타오르는 배신과 분노의 불길로 새까맣게 타버렸다.
누가 그랬다.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여자는 후회했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막다른 길까지 왔다.
남자를 뿌리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몸도 마음도 힘이 없다. 주저앉아 일어설 기력도 없다.
다만 자신의 가슴만 안타깝게 쥐어뜯을 뿐이다.
‘이것은 어쩌면 신이 준 얄궂은 운명’일 것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여자는 자포자기의 늪에 빠진다.
여자는 다시 마지막 힘을 모아 뇌까려본다.
열 번 아니라 백번 죽었다 살아나도
“저 지긋지긋한 인간과는 결혼 안 해!”라며 아랫입술을 깨문다.
남자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무릎 꿇고 참회와 용서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려야 한다.
그래서 아내를 감동시켜라.
“백번 죽었다 살아나도 자기랑 결혼할 거야!”
이 말이 나올 때까지.
그래야 남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