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원 원장은 두통의 유발인자를 뇌의 불균형에서 찾는다.
두통은 전체 인구의 10명 중 9명이 경험해봤을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다.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경미한 두통에서부터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는 편두통, 어지럼증이나 구토 증세를 동반하는 심한 두통까지 다양하다. 심한 경우에는 귀울음이나 비염, 치통, 눈마름증(안구건조증)과 같은 문제가 뒤따르기도 한다.
고종 어의 변석홍 선생 5대손
일반적으로 두통은 교통사고와 같은 강한 충격을 받았거나 수면부족, 알코올 및 약물 복용 등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로는 뇌종양이나 뇌경색 등의 뇌질환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문제는 각종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두통 환자가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 바로 의학계에서 원인 모를 두통이나 신경성 두통으로 부르는 것들이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변한의원은 이런 원인 모를 두통을 치료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한의원 변기원 원장(한의학 박사)은 고종 황제의 어의였던 죽천 변석홍 선생의 5대손으로, 원인 모를 두통의 유발인자를 뇌의 불균형에서 찾는다. 뇌는 한의학적으로 인체의 모든 양기(陽氣)가 모이는 곳. 스트레스, 과로, 잘못된 자세 등에 의해 뇌 속의 양기가 증폭되면 몸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깨지면서 두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변 원장의 판단이다.
변 원장은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깨지면 대뇌나 소뇌, 또는 좌뇌나 우뇌 한쪽으로 양기가 쏠려 뇌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간에 열을 오르게 하면서 기혈의 순환을 막아 두통이라는 현상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변 원장은 어떻게 뇌의 불균형을 측정하고 진단하는 것일까? 변 원장은 고조부가 어의였고 증조부와 조부가 모두 한의사였지만, 신학문을 배운 사람답게 질환의 진단은 신기술을 배척하지 않는 변한의원은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방문하면 먼저 뇌의 상태나 환자의 체질, 자율신경계와 중추신경계의 상태를 진단하는 몇 가지 검사를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한의원에 비치된 각종 컴퓨터와 전자장비를 보고 깜짝 놀라는데, 이 모두가 변한의원이 개발한 뇌의 불균형을 측정하는 장비들이다. 변 원장은 “눈을 감고 서 있는 자세에서 그 사람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쏠리는지와 암실에서 눈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뇌 내부의 불균형이 수치화되어 나타난다”고 말한다.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검사와 두통에 좋은 약재. 변한의원 내부(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탕과 침 치료 1~2개월 만에 두통 해결
변 원장은 “두통 치료제의 대부분이 혈액순환 개선제이거나 진통제인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개선 효과밖에 없으며, 두통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뇌 신경계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궁극적으로 자율신경계의 이상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 원장은 검사를 통해 불균형 부위가 찾아지면 침과 탕약, 운동요법, 교정요법 등으로 뇌의 균형을 꾀한다. 뇌는 양기의 덩어리이므로 열을 내리고 머리를 맑게 하는 탕약을 기본적으로 쓴 뒤, 사람의 체질에 따른 처방을 한다.
탕약의 기본 약재는 뇌의 한쪽으로 쏠린 기를 바로잡아주고 열기를 가라앉혀주며, 기를 순환시키는 것들이다. 그리고 여기에 침 치료를 병행해 기혈순환 및 뇌의 균형을 조절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탕약과 침 치료를 하면 보통 1~2개월, 심한 경우에는 4개월 정도면 뇌의 불균형에서 생긴 두통을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습관이나 주변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반드시 그 부분을 교정해야 한다.
치과의사 김모(42) 씨가 바로 그런 경우. 김 씨는 몸이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치료기의 소음을 듣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뇌의 균형 상태가 깨졌다. 검사 결과 김 씨는 중뇌에 문제가 있었다. 변 원장은 그에게 치료 자세를 바꿀 것을 권하고, 중뇌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탕약과 침, 교정요법 등으로 한 달 만에 고질적인 그의 두통을 치료했다. 김 씨는 5년 동안 먹던 진통제를 끊음으로써 두통뿐만 아니라 신경쇠약과 소화장애 현상이 없어지고 몸 전체가 좋아지는 효과를 얻었다.
15년간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두통을 치료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했던 이모(54·경기도 구리시) 씨도 변한의원을 찾아 두통을 치료한 경우. 이 씨가 변한의원에 왔을 당시 그는 진통제 등의 약을 먹지 않고서는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머리가 쏟아질 듯하고 눈이 빠지는 듯하며, 어지러워서 뭔가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걷지도 못했다. 검사 결과 이 씨는 오른쪽 소뇌의 기능이 크게 저하된 상태. 변 원장은 이 씨에게 뇌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처방을 했고, 이 씨는 한 달 반 만에 90% 이상의 두통 증상이 사라졌다.
두통은 예방도 중요하다. 두통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책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휴식을 하거나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명상을 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커피나 홍차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는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마시지 않는다. 반면 철분은 혈액 내 산소를 공급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