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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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 금값, 가장 똑똑한 투자 방법은?

[김성일의 롤링머니] ‘골드 바’ ‘금 통장’ ‘금 거래소’ ‘금 펀드’ ‘금 ETF’ 장단점 비교해보니…

  • 김성일 ‘마법의 연금 굴리기’ 저자

    입력2023-04-19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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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뉴시스]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4월 7일 신한은행 고시 기준 국내 금값은 g당 8만5750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가격인 7만1048원 대비 21% 상승했으며, 10년 내 최저가인 2015년 12월 4일 3만9134원보다 119% 올랐다. 4월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값 역시 트로이온스(약 31.1g)당 2026달러로 10년 내 최저가인 2015년 12월 18일 1050달러 대비 93% 상승했다.

    금값이 상승하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그중 첫손에 꼽히는 것이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분야의 경제 불안정성이다. 올해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체방크로 이어진 글로벌 은행의 위기도 금 쏠림 현상을 키웠다는 해석이다. 또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자 안전자산인 금을 사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지난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금을 대량으로 매수한 것이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오해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금값 움직임을 설명하지만 누구도 정확한 인과관계를 알지 못한다. 사후적으로 꿰맞추기를 할 뿐이다. 만약 누군가 금값에 영향을 미치는 진짜 요인을 발견했다면 사람들에게 설명할 것이 아니라, 금에 투자해 엄청난 부자가 됐을 것이다. 투자자산의 가격 움직임 중 상당수는 인과관계로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미래 가격이 어떨 것이라는 예측이나 전망은 더 많이 틀릴 수밖에 없다.

    금을 안전자산이라고 표현하는 부분 역시 동의하기 어렵다. 대체로 안전자산은 주식 같은 위험자산이 하락할 때도 변동성이 크지 않은 자산을 가리킨다. 하지만 지난해 4월부터 9월 말까지 미국 주식이 14% 하락하는 동안 금 가격도 19% 하락했다. 금은 일반 투자자가 생각하는 그런 안전자산이 아닐 수 있다.

    금은 막연히 장기 보유하면 되는 투자 대상이라고 얘기하기도 어렵다. 2011년 8월 최고치를 찍은 금값은 2015년 12월까지 40% 이상 하락했고, 9년 만인 2020년 7월 전고점을 회복했다. 만약 지금이 10년 만에 돌아온 금 가격 고점이라면 섣부른 투자가 오히려 크고 긴 손실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천정부지로 가격이 오르는 금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 필자 역시 금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금값의 상승이나 하락을 예측하고 어느 시점에 가격 변동이 일어날지를 알아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금과 다른 자산의 상관관계 관점에서 금을 유용한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러 투자자산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자산을 투자 대상에 포함하면 투자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리밸런싱을 통한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

    주 | 1973~2022년, 연 단위

    주 | 1973~2022년, 연 단위

    금은 미국달러와 상관관계가 낮은 대표적인 자산이다(그래프 참조). 1973년부터 2022년까지 금 가격 지수와 달러 지수의 움직임을 함께 보면 두 지수가 자주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러 지수가 상승하면 금 가격은 하락하고, 달러가 빠지면 금이 오르는 식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최근 6개월간 달러 지수는 6% 하락한 데 반해, 국제 금 가격은 21% 상승했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는 달러가 13% 오르는 동안 금은 15% 하락했다. 상관관계를 수치로 나타내면 +1에서 -1 사이 값이 나오는데, 금과 달러의 상관관계는 -0.23으로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금은 미국 주식과 0.03의 매우 낮은 상관관계를 보인다(표1 참조). 마찬가지로 한국 주식과는 0.11, 한국 국채와는 0.14, 미국 국채와는 0.25로 상관관계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필자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하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를 선호하는데, 금은 이렇게 다양한 자산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위해 투자 대상에 꼭 포함한다.

    금에 투자하는 5가지 방법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다르니, 꼼꼼히 비교한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첫 번째는 골드바 같은 금 실물을 사서 보관하는 방법이다. 장점은 매매차익에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며 상속이나 증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금 현물 구매 시 10% 부가가치세, 골드바 제작비, 매매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이 4~5% 발생한다. 말하자면 사자마자 15% 손실을 보는 것과 같다.

    두 번째는 은행에서 금 통장(혹은 골드뱅킹)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은행에 금 통장을 만들고 예금하듯이 돈을 넣으면 금값에 따라 통장 잔고가 변하는 상품이다. 적은 액수로 통장을 만들 수 있고, 입출금도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반면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며 수수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통장 거래 시 매매 수수료 1%를 내야 하고, 실물 거래 시 5% 수수료가 발생한다. 또한 통장의 금을 실물로 인출할 경우 거래 금액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 한다.

    세 번째는 금 거래소를 통해 현물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은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2014년 3월 24일 설립해 운영하는 금 현물시장이다. 주식처럼 편리하게 12개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한 후 투자자가 증권사 거래 시스템에서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금을 보유하고, 한국조폐공사가 품질을 인증한 순도 99.99% 금을 g 단위로 사고팔 수 있으며 거래 시간은 주식투자 시간과 동일하다. 가장 큰 장점은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는 것이다. 물론 실물로 인출하면 부가가치세 10%와 인출 비용이 발생한다. 단점은 증권사별로 매매 수수료가 0.3%가량 나오기에 잦은 매매 시 수수료가 과다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간접투자상품인 금 펀드나 금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상품별로 비용이나 운용 수익 등이 다양하니 꼭 따져봐야 한다(표2·3 참조). 먼저, 상품별로 투자 대상이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하이월드골드나 IBK골드마이닝 등은 금 지수가 아닌,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런 경우에는 금 가격 움직임뿐 아니라 기업의 주가 변동성까지 포함해 판단해야 한다. 4월 7일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을 보면 다른 금 펀드보다 높은 25%대 성과를 보이지만 성과 측정 기간을 1년으로 바꾼 1년 수익률은 오히려 -6~18%로 손실을 보이고 있다.

    또한 비슷한 이름의 펀드라도 기초자산이 달러로 투자돼 달러 환율에 대해 헤지를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데, 그에 따라 성과도 달라지니 이것 역시 확인해야 한다. 간접투자상품의 경우 총비용(총보수+기타 비용+판매 수수료+매매·중개 수수료)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펀드는 매년 평균 2%대 총비용이 나가고, 금 ETF는 평균 0.6%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펀드는 매수와 매도에 수일이 소요되는 데 비해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된다는 장점도 있다.

    펀드나 ETF는 투자 대상, 총비용, 운용 수익 확인해야

    금 펀드와 금 ETF 투자의 단점은 매매차익에 15.4%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일반 주식 계좌에서 투자할 때는 KRX 금시장 계좌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다. 또 많은 사람이 절세와 노후 준비용으로 활용하는 연금저축펀드나 IRP(개인형 퇴직연금), ISA(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 계좌에서는 KRX 금시장 거래 계좌를 만들 수 없다. 그럼에도 연금저축펀드나 IRP 계좌에서 금 ETF 거래를 할 때는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금 수령 시까지 과세를 미뤄주고, 연금 수령 시 저율 과세(3.3~5.5%) 혜택이 있으며, 계좌 전체 수익에 대해 과세하는 손익통산(손실과 이익을 통합 계산해 세금을 매기는 방법)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ISA 계좌에서 금 ETF 투자를 하면 손익통산 효과와 더불어 순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 200만 원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9.9% 저율 분리과세 된다.

    막연히 금값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는 2011년 같은 고점을 만나면 매우 위험한 방법일 수 있다. 전문가 전망과 예측에 기반해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전망이 틀리면 그대로 손실에 접어들고 이후 대안이 마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든 다양한 계좌와 투자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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