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대 금품 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정근 민주당 전 사무부총장. [뉴시스]
이번 수사의 발단이 된 것은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청탁 대가로 10억 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다른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를 분석하다가 강 회장이 “봉투 10개가 준비됐으니 윤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한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과 이 전 부총장은 전당대회 때 송영길 캠프에 몸담고 있었으며, 송영길 후보 대표 취임 후 각각 당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에 발탁됐다.
‘판도라 상자’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
1962년생인 이 전 부총장은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MBC ‘PD 수첩’ 취재리서처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더불어민주당 입당 후 정책위원회 부의장, 서울특별시당 여성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리고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2018년 지방선거, 2022년 3월 보궐선거에 서초구에서 출마했다가 모두 낙선한 전력이 있다.10억 원대 금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총장은 4월 12일 1심에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보다 높은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부지원금 배정, 공공기관 납품 및 임직원 승진 등 청탁 명목으로 9억4000여만 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비용 명목으로 수회에 걸쳐 3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1심 재판부는 “정당인으로서 공무원에 준하는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된 것까지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는 3만 개가 넘는 녹음 파일이 나왔다고 한다. 이 중 일부는 다른 민주당 인사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다. 3월 불구속 기소된 노웅래 의원의 6000만 원 뇌물 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도 그 중 하나다. 또한 검찰이 수사 중인 이 전 부총장의 CJ그룹 계열사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의혹 사건에서도 녹음 파일 일부가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민주당 이학영 의원 측 관계자들도 한국복합물류 취업 특혜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수령·수사·출석 ‘모두’ 거부… ‘시간 싸움’ 벌이는 尹
트라피구라, 고려아연 지분 일부 처분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