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0

2023.05.19

요즘 ‘이것’들이 SNS 유행 타는 이유

[김상하의 이게 뭐Z?] Z세대는 지금 중국 메이크업, 푸바오, 최애적금 삼매경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5-2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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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 는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딱잘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만큼 콘텐츠 노출 알고리즘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유독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뜨는 콘텐츠들이 있다. 일종의 유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이게 왜 유행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유튜버들이 특정 콘텐츠를 소재로 삼는 이유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특정 콘텐츠가 많이 돌아다니는 배경은 분명 있을 것이다.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주 보이는 콘텐츠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황금 필터 필수! 중국 메이크업

    중국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황금 필터를 사용하는 중국 메이크업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 중국 메이크업 캡처]

    중국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황금 필터를 사용하는 중국 메이크업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 중국 메이크업 캡처]

    최근 유튜브에는 중국 노래 ‘아이야’와 함께 중국 메이크업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나라별로 미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대체로 중국 연예인 가운데 예쁘다고 손꼽히는 인물의 메이크업을 따라 하는 듯하다.

    메이크업은 음악에 맞춰 순서대로 진행된다. 일부 소개하자면 먼저 얼굴에 클렌징폼을 바른다. 그다음엔 거품을 닦고 볼에 세럼을 바른다. 그 뒤 선크림을 입에 물고 등장해 이를 볼에 하트 모양으로 바르고 컨실러로 주름을 가린다. 그다음 쿠션으로 얼굴을 두드리며 얼굴에 묻은 걸 보여준다.

    이외에도 5~6가지 과정을 더 거친 뒤 ‘세상 화려한’ 필터를 써주면 완성이다. 지금까지 약 5만9000개 중국 메이크업 영상이 업로드됐는데, 처음엔 “도대체 이걸 왜 보고 있을까” 싶지만 어느새 중독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영상의 감성을 가장 잘 살린 유튜버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더빙 메이크업으로 유명해진 ‘늘이농’을 꼽고 싶다. 그의 영상을 보면 중국 메이크업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영상의 포인트는 중국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 화려한 황금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푸바오 여권 제발 압수해주세요

    중국 정부가 국가 간 우호를 위해 한국에 보낸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에버랜드 캡처]

    중국 정부가 국가 간 우호를 위해 한국에 보낸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에버랜드 캡처]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는 판다 푸바오가 있다. 요즘 SNS에 푸바오가 사육사와 함께 있는 사진과 영상이 많이 보여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듯하다. 푸바오는 중국 정부가 국가 간 우호를 위해 한국에 보낸 판다다.

    얼마 전 중국이 미국에 보낸 판다가 눈에 띄게 마른 모습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후 푸바오 영상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푸바오가 고령의 사육사와 다정하게 있는 영상인데, 둘의 ‘케미’가 워낙 좋아 사육사가 “푸바오 할아버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젠 독립해 에버랜드와 사육사 곁을 떠나야 하는 시기지만 중국 누리꾼들도 영상 속 푸바오의 모습을 보고 “돌아오지 말고 거기서 살아”라는 댓글을 달고 있다. 최근 에버랜드는 SNS에 푸바오의 독립과 이를 지켜보는 사육사를 담은 영상을 올렸다. 이를 두고 “사람과 동물 사이 유대감이 정말 있구나” “중국으로 돌아갈 때 얼마나 슬플까” “푸바오 여권 제발 압수해주세요” 같은 반응이 다수였다.

    #‘최애 순간’ 기록하는 최애적금

    카카오뱅크가 최근 출시한 ‘최애적금’은 상품 가입자가 의미 있는 순간을 저축으로 기록하게끔 한다. [카카오뱅크 캡처]

    카카오뱅크가 최근 출시한 ‘최애적금’은 상품 가입자가 의미 있는 순간을 저축으로 기록하게끔 한다. [카카오뱅크 캡처]

    적금을 든다는 건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3년 전 출시된 ‘청년희망적금’만 봐도 그렇다. 이를 ‘청년거지적금’이라고 부를 만큼 다달이 내는 돈을 부담스러워 하는 Z세대가 많다. 이자율이 높아 가입하긴 했지만 들고 나니 거지가 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카카오뱅크가 Z세대를 위한 적금 상품을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쓰고 남은 돈 가운데 100원 단위 금액을 강제로 저축하게 하거나 주마다 점진적으로 금액을 늘려 적금을 넣게 하는 등 재밌는 상품을 다수 출시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카카오가 ‘최애적금’이라는 걸 선보였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의미 있는 순간을 저축으로 기록할 수 있게 한 적금이다. 사람마다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규칙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셀카를 올릴 때, 라이브를 할 때 돈 넣기 등이다. 각 조건마다 최대 50만 원 한도로 20개까지 적금을 만들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은행이 출시한 상품이라면 스스로 만드는 적금도 있다. SNS나 커뮤니티에 자주 보이는데, 자발적으로 드는 ‘살인적금’이다. 이름이 다소 살벌해 “이게 뭘까” 싶을 수 있다. 설명하자면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4단위로 적금을 드는 것이다. 화의 정도에 따라 4444원 혹은 4만4444원을 넣기도 한다. 살인하기 위해 모으는 적금이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화를 잘 참은 자신에게 추후 보상을 하려고 모으는 돈이다. 필자 주변에도 살인적금을 하는 Z세대가 있다. 그들 말로는 “꽤 큰 금액이 모인다”고 한다. 쌓인 분노를 돈으로 모아 한 방에 쓸 수 있다면 스트레스를 푸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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