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Z세대가 픽한 생일카페는 ‘예수님 생일카페’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Z세대는 쉽게 놀라지 않는다. 틱톡에서 유행하는 자극적인 레시피부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싶은 챌린지까지 상상 밖 콘텐츠가 매일 쏟아진다. 웬만한 시도엔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Z세대의 관심을 붙잡으려면 한 번 더 비튼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번 주 까다로운 Z세대의 기준을 가뿐히 넘긴 유행들을 모았다.

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예수님 생일카페. 인스타그램 ‘opetion_h’ 계정 캡처

#2025 예수님 생일카페

1년 전만 해도 팝업스토어는 Z세대의 필수 코스였다. 요즘도 팝업은 꾸준히 생겨나지만 Z세대는 아무 곳이나 가진 않는다. 콘셉트가 분명하고, 굳이 해당 팝업에 가볼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생일카페 역시 비슷하다. 배우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직접 공간을 만들고, 굿즈를 나누고, 취향을 공유한다. 생일카페 주인공인 연예인이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팬들만 모여도 충분히 완성도가 높다. 최근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생일카페는 물론, 심지어 뉴턴처럼 지금은 살아 있지 않은 과학자의 생일카페까지 등장했다.

올해 주목받은 사례는 단연 ‘예수님 생일카페’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카페 도눔엑스데오에서 12월 12일부터 25일까지 운영된다. 대학생 선교회 CCC가 기획한 이 카페는 구성만 보면 아이돌 생일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컵홀더와 포토카드 같은 굿즈부터, 포토존, 인생네컷까지 준비돼 있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이용시간에 제한이 생겼을 정도다. 내년에는 어떤 생일카페가 눈길을 끌지 기대된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에서 밈으로 자리 잡은 ‘안성재 꾸미기’. 더쿠 캡처

#‘백꾸’ 대신 ‘성꾸’

Z세대 유행을 얘기할 때 ‘꾸미기’를 빼놓을 수 없다. Z세대는 같은 물건을 그대로 쓰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꾸는 걸 좋아한다. 가방 디자인은 비슷해도 키링은 제각각일 정도로 ‘백꾸’ 역시 취향을 드러내는 수단이 됐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은 꾸미기 대상은 안성재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1에서 버건디 정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시즌2에선 퍼스널 컬러와 상반된 스타일로 등장했다. 이를 계기로 한 커뮤니티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옷을 바꿔 입히는 놀이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정장 색만 바꾸는 수준이었지만, 점점 각종 코스튬이 등장했다. ‘짱구는 못 말려’ 속 두목님 패션부터 산타클로스, ‘날티’ 콘셉트까지 끝이 없다. 사과가 가장 맛있다고 말한 심사평 장면에서는 백설공주로 바뀌며 ‘백설성재’라는 별명도 생겼다. ‘포켓몬스터’ 지우 버전까지 등장해 ‘성꾸’가 하나의 밈으로 자리 잡았다.

시즌1에서는 블라인드 심사 장면을 비롯해 다양한 밈이 쏟아졌다면, 시즌2는 시작부터 ‘성재 꾸미기’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제 안성재가 어떤 옷을 입고 등장하든 Z세대 손을 거칠 준비는 이미 끝난 셈이다.

30일 안에 자신의 공유오피스에 1조 창업가들을 모을 것이라고 선언한 인스타그램 계정. 인스타그램 ‘workmore.seoul’ 계정 캡처

#디데이가 기대되는 공유오피스 시작기

인스타그램 ‘workmore.seoul’ 계정에 눈에 띄는 문장이 올라왔다. “지금부터 30일 안에 이곳에 1조 창업가들을 모을 겁니다.” 공유오피스를 준비하는 계정 운영자는 단순히 사무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회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직접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7m 층고, 한강 뷰 수영장, 크리에이터·투자자·창업가가 자연스럽게 섞이는 구조까지 제시했다.

“기대된다” “정보를 받고 싶다”는 댓글이 이어졌고, 계정은 매일 카운트다운을 올리며 준비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12월 22일 기준 D-17 게시 글까지 올라온 상태다. 그동안 벤처투자자와 변호사를 차례로 만나는 모습도 공개됐다.

아직 공간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시작 과정을 콘텐츠로 만드는 방식 자체가 Z세대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운영자의 패기처럼 1조 창업가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지 후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