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6중전회)가 10월 24~27일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당내 기강 확립을 위한 주요 룰을 변경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 집중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중국의 당면 과제인 경제성장 유지를 위한 경제정책회의를 비롯해 ‘부패 박멸’ 등과 관련한 논의, 내년 가을(11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선출될 최고지도부 인사 등에 대한 논의도 병행됐다. 그뿐 아니라 ‘신(新)정세 하의 당내 정치생활에 관한 약간의 준칙’도 제정했으며, ‘당내감독조례’를 개정해 시진핑의 권력 장악을 위한 제도적 수단이 마련됐다는 평이다.
‘신(新)정세 하의 당내 정치생활에 관한 약간의 준칙’이란 1980년 제정된 ‘당내 정치생활에 관한 약간의 준칙’을 현대판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초 준칙에는 문화대혁명으로 당이 위기를 맞은 데 대한 반성과 개인독재를 부정하고 집단지도체제를 실시하는 것을 당의 최고원칙으로 한다는 규정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시진핑 지도부는 현재 중국이 처한 정치, 경제 상황이 특별하다고 설명하면서 ‘신정세’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따라서 신정세에 맞는 새로운 당 준칙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 내용은 시진핑의 임기 연장·장기집권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진핑 지도부는 ‘당내감독조례’ 개정으로 당 간부들의 생사여탈권을 더욱 확실히 쥐게 됐다. 내년 가을 열리는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정권은 당 간부의 충성과 복종을 이끌어낼 더욱 튼튼한 장치를 갖추게 된 것이다. 내년 당대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등 당 최고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데, 여기서도 시진핑 지도부는 주도권을 잡아 자파 인사를 대거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권력 장악의 성공적인 시나리오는 이번 6중전회에서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고 내년 당대회에서 최고지도부를 자파로 메운 후 2022년 총서기 임기 연장(현행 2기 10년에서 3기 15년 또는 그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방의 일부 당 간부는 시진핑에게 ‘절대적 충성’을 표명하면서 시진핑을 당의 ‘핵심’이라고 부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치에서 ‘핵심’은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처럼 천하 최고지도자에게나 붙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시진핑이 일부 세력에 의해서긴 하지만 핵심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6중전회를 계기로 그 움직임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홍콩 언론은 시진핑이 당 불문율인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지도부의 ‘68세 정년제’를 파기하고 2022년에 끝나는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는 길을 찾으리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68세 정년제가 파기되면 시진핑의 최측근 책사로 내년 퇴임 예정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유임될 수 있어 시진핑은 임기 연장을 위한 큰 조력자를 계속 옆에 두게 된다.
국내외적 정세 또한 시진핑에게 권력 장악의 길을 터주는 모양새다. 중국이 처한 정치적 문란과 경기침체는 오히려 ‘시진핑 독재’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고,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7~9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7%로 그 나름 선전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이는 부동산 버블 때문으로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거품이 꺼지면 1990년대 초 일본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중국 GDP 성장률이 6.2%대를 찍다 결국 5%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예측이 현실화하면 중국 경제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바닥을 칠 것이다. 소비와 기업투자, 국민소득이 줄줄이 줄어드는 경기 악순환을 끊고자 시진핑은 공공투자 부문의 정부 지출을 늘려 국민소득을 끌어올리고자 애쓰고 있다. 하지만 과거 선진국 사례로 볼 때 이러한 경제정책은 크게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진핑은 2012년 이래 부패 박멸 드라이브를 걸어 당과 군의 거물급 간부를 직권 남용 등으로 적발해 가차 없이 처단하고 있다. 이번 6중전회 직전에는 중국 중앙TV가 오직(汚職)을 저지른 간부들이 자신의 잘못과 죄를 고백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 연일 대대적으로 방송했다.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의 성과를 중국 전역에 선전한 것이다.
이처럼 군의 심상치 않은 기류를 눈치 챈 시진핑은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을 빈번하게 시찰하고 있다. 군부 인사들 역시 지난해부터 표면적으로는 시진핑의 명령에 복종하는 척하면서 내심 저항을 계속해오고 있다. ‘반부패’ 철퇴를 맞은 당·정부 관료도 겉으로는 시진핑의 지시를 듣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무시해버리는 ‘부드러운 저항(사보타주)’을 하고 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불어 파벌 간 대립과 갈등은 중국 정치의 큰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공청단의 왼팔과 오른팔’이라 부르는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와 리커창 총리를 앞세워 시진핑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과 왕양 부총리도 공청단에 소속된 유력 인사다. 상하이파를 이끄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은 9월 13일 톈진시 당서기에 자파 소속의 리홍중을 앉히는 데 성공했다. 이는 최근 줄곧 ‘시진핑 키즈’를 요직에 앉혀온 시진핑과 끝끝내 버틴 장쩌민 간 타협의 산물로 볼 수밖에 없다. 리홍중은 시진핑의 파벌(저장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장쩌민은 시끄러운 입을 놀리며 ‘장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저장성 출신이거나 저장성에서 오래 일한 인물, 혹은 저장성과 연이 있는 인물로 구성된 저장파에는 왕치산, 황쿤밍, 리창, 천민얼 등이 진을 치고 있다. 이 파벌 싸움이 심각해지면 자칫 내전으로 치달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기에 시진핑의 앞날에 대한 낙관은 금물이다.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新)정세 하의 당내 정치생활에 관한 약간의 준칙’이란 1980년 제정된 ‘당내 정치생활에 관한 약간의 준칙’을 현대판으로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초 준칙에는 문화대혁명으로 당이 위기를 맞은 데 대한 반성과 개인독재를 부정하고 집단지도체제를 실시하는 것을 당의 최고원칙으로 한다는 규정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시진핑 지도부는 현재 중국이 처한 정치, 경제 상황이 특별하다고 설명하면서 ‘신정세’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따라서 신정세에 맞는 새로운 당 준칙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 내용은 시진핑의 임기 연장·장기집권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당 준칙까지 바꾸며 권력 집중 안간힘
당의 중요 법규인 ‘준칙’까지 바꾼 배경에는 첫째, 당의 여러 어수선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규율 강화를 대의명분으로 하되 시진핑 지도부의 권위를 강화하려는 노림수가 있다. 둘째, 직권 남용, 부패 만연, 빈부격차, 부동산 거품, 과잉생산설비, 과도한 공공투자, 기업채무 증가, 구조개혁 지연 등 첩첩산중의 난제를 껴안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정부가 강력하게 대처해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독재와 권력 집중을 정당화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또한 시진핑 지도부는 ‘당내감독조례’ 개정으로 당 간부들의 생사여탈권을 더욱 확실히 쥐게 됐다. 내년 가을 열리는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정권은 당 간부의 충성과 복종을 이끌어낼 더욱 튼튼한 장치를 갖추게 된 것이다. 내년 당대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등 당 최고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데, 여기서도 시진핑 지도부는 주도권을 잡아 자파 인사를 대거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권력 장악의 성공적인 시나리오는 이번 6중전회에서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고 내년 당대회에서 최고지도부를 자파로 메운 후 2022년 총서기 임기 연장(현행 2기 10년에서 3기 15년 또는 그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방의 일부 당 간부는 시진핑에게 ‘절대적 충성’을 표명하면서 시진핑을 당의 ‘핵심’이라고 부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치에서 ‘핵심’은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처럼 천하 최고지도자에게나 붙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시진핑이 일부 세력에 의해서긴 하지만 핵심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6중전회를 계기로 그 움직임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홍콩 언론은 시진핑이 당 불문율인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지도부의 ‘68세 정년제’를 파기하고 2022년에 끝나는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는 길을 찾으리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68세 정년제가 파기되면 시진핑의 최측근 책사로 내년 퇴임 예정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유임될 수 있어 시진핑은 임기 연장을 위한 큰 조력자를 계속 옆에 두게 된다.
국내외적 정세 또한 시진핑에게 권력 장악의 길을 터주는 모양새다. 중국이 처한 정치적 문란과 경기침체는 오히려 ‘시진핑 독재’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고,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7~9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7%로 그 나름 선전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이는 부동산 버블 때문으로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거품이 꺼지면 1990년대 초 일본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중국 GDP 성장률이 6.2%대를 찍다 결국 5%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예측이 현실화하면 중국 경제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바닥을 칠 것이다. 소비와 기업투자, 국민소득이 줄줄이 줄어드는 경기 악순환을 끊고자 시진핑은 공공투자 부문의 정부 지출을 늘려 국민소득을 끌어올리고자 애쓰고 있다. 하지만 과거 선진국 사례로 볼 때 이러한 경제정책은 크게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진핑은 2012년 이래 부패 박멸 드라이브를 걸어 당과 군의 거물급 간부를 직권 남용 등으로 적발해 가차 없이 처단하고 있다. 이번 6중전회 직전에는 중국 중앙TV가 오직(汚職)을 저지른 간부들이 자신의 잘못과 죄를 고백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 연일 대대적으로 방송했다.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의 성과를 중국 전역에 선전한 것이다.
관료들, 겉으론 고분고분 속으론 반항
하지만 시진핑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11~12일 시진핑의 군 취급에 불만을 품은 ‘역전의 용사’ 퇴역군인들이 베이징의 요인 집무지인 중난하이로부터 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형건물 바이다러우 앞에 운집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투용 미채복(위장복)을 입은 채 군가를 부르며 기세를 올렸다. 그곳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과 국방부가 있었다.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군사 성역’에 전투복을 입은 전역 군인이 대거 몰려 시위를 벌인 건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이틀간 간헐적으로 지속된 이 시위의 참가자는 수백 명. 일시적으로는 1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진핑에 대한 군의 저항 표시로, 그간 정부는 반부패와 기강숙정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워 많은 군인을 적발하고 당과 군 인사들을 처벌해왔다. 이 사건의 충격이 엄청났음에도 중국 당국에 의해 언론보도는 철저히 통제됐다.이처럼 군의 심상치 않은 기류를 눈치 챈 시진핑은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을 빈번하게 시찰하고 있다. 군부 인사들 역시 지난해부터 표면적으로는 시진핑의 명령에 복종하는 척하면서 내심 저항을 계속해오고 있다. ‘반부패’ 철퇴를 맞은 당·정부 관료도 겉으로는 시진핑의 지시를 듣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무시해버리는 ‘부드러운 저항(사보타주)’을 하고 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더불어 파벌 간 대립과 갈등은 중국 정치의 큰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공청단의 왼팔과 오른팔’이라 부르는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와 리커창 총리를 앞세워 시진핑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과 왕양 부총리도 공청단에 소속된 유력 인사다. 상하이파를 이끄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은 9월 13일 톈진시 당서기에 자파 소속의 리홍중을 앉히는 데 성공했다. 이는 최근 줄곧 ‘시진핑 키즈’를 요직에 앉혀온 시진핑과 끝끝내 버틴 장쩌민 간 타협의 산물로 볼 수밖에 없다. 리홍중은 시진핑의 파벌(저장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장쩌민은 시끄러운 입을 놀리며 ‘장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저장성 출신이거나 저장성에서 오래 일한 인물, 혹은 저장성과 연이 있는 인물로 구성된 저장파에는 왕치산, 황쿤밍, 리창, 천민얼 등이 진을 치고 있다. 이 파벌 싸움이 심각해지면 자칫 내전으로 치달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기에 시진핑의 앞날에 대한 낙관은 금물이다.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