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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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예상되는 2024년, ‘똘똘한’ 강남 3구·서울 도심 갈아타기 찬스

매매가는 하락 전망이 다수, 전세는 입주 물량 감소로 상승 전망이 지배적

  •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입력2024-01-0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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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연초가 되면 새해 부동산 전망 및 투자전략에 대한 기사와 분석이 쏟아진다. 시장 전망은 항상 어렵지만, 2024년 시장은 유독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다. 매매가는 하락 전망이 지배적이긴 해도 수요가 많은 서울에 대해서는 상승을 예견하는 의견도 적잖다. 전세가는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상승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23년 아파트 시장도 통계상 수치와 시장의 체감온도는 사뭇 달랐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셋째 주 기준 연초 대비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5.09%, 수도권은 -4.84%로 폭락을 경험한 2022년(전국 -7.22%, 수도권 -9.14%)에 비해 낙폭은 줄었으나 여전히 적잖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표본 아파트 호가를 기준으로 분석하는 주간 주택 가격 통계와 달리 실제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실거래가 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연초 대비 서울 13%, 경기 9%, 지방 1%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2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송파구 부동산 실거래가가 연초 대비 평균 5% 이상 올랐다. [뉴스1]

    2023년 12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송파구 부동산 실거래가가 연초 대비 평균 5% 이상 올랐다. [뉴스1]

    송파구 실거래가 5% 이상 올라

    서울에서도 전저점 대비 가격 상승폭을 보면 송파구가 평균 5% 이상 올라 가장 많이 상승했고 다음으로 서초구, 강남구, 강동구, 마포구, 성동구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도봉구, 노원구, 강북구는 1% 미만 상승률에 머물러 서울도 지역별로 온도차가 컸다. 결국 2023년은 지방보다 서울, 서울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강남 3구 등 입지가 좋은 이른바 ‘똘똘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수요가 주를 이루면서 강남 3구와 도심권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흐름을 보였다.

    전세가는 2022년 하반기 이후 급격히 하락한 영향을 받아 2023년은 역전세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더욱이 다세대·다가구 빌라 및 연립주택을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로 이전하는 수요를 자극해 전세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금리가 안정되고 매매 거래가 늘면서 전세 가격도 다시 반등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4년은 미국 금리가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총선이라는 이벤트도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의 견인차가 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2024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3가지 주요 변수인 금리, 부동산 정책, 전세가에 따른 투자 대응 전략을 분석해본다.



    금리인하 예견

    금리는 경제 방향의 지표이자 투자시장의 가늠자다. 투자 금액이 크고 대출 의존도가 높은 부동산 투자는 일반적으로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특히 2024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하락이 예견되고 있어 국내 금리 및 투자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는 2023년 10월 기준 가계대출 5.04%, 주택담보대출(주담대) 4.56%, 일반 신용대출 6.81%로 8월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그래프 1 참조). 급격한 오름세를 보인 2022년 하반기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10년 추이를 추적해보면 2023년 10월보다 금리가 높았던 때는 주담대 기준 2012년 8월 이전과 2022년 9~12월뿐이다. 즉 2012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10년 동안은 현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현재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정책은 2024년 중 금리인하 의견이 지배적이기에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국내 주담대 금리는 지금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DTI(Debt To Income·총부채상환비율)나 DSR (Debt Service Ratio·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금리 영향을 받는 대출 기준도 완화돼 한도가 늘고 이자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결국 전고점 대비 가격이 하락한 서울 등 수도권 주택을 저렴한 대출을 활용해 매입하는 수요가 늘어나거나 갈아타는 투자가 증가해 올해보다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2023년 경험을 통해 입지가 좋고 전고점 대비 가격이 하락한 강남 3구나 서울 도심 등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것은 비교적 안정적 투자가 될 수 있다. 입지가 우수한 곳으로 옮기는 1주택 전략은 세금 부담이나 어떤 정책 변수에도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 안정 신호가 확실해질 경우 2023년에 상대적으로 반등하지 못한 서울 외곽 또는 수도권 매입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 전고점 대비 저렴한 가격 수준을 확인하고 매입하는 투자이기에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쟁 등 외부 충격 또는 국내 경제위기로 금리 안정세가 단기간에 종료되거나 오히려 인상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데자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등한 금리가 2009년 기준금리 인하(5.25→2%)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2010년 유럽 재정위기 발발로 다시 급등하면서 주택시장을 혼돈으로 몰고 갔다.

    청약이 합리적 투자전략

    2023년을 뜨겁게 달군 ‘데드캣 바운스’(반짝 상승 후 하락하는 장세를 나타내는 말)가 2024년에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시장은 예상했던 큰 위기보다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변수에 불안감이 더 커지는 법이다. 따라서 2024년 부동산시장도 글로벌 변수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증가 등으로 집값 하락 위기와 경고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이상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금리가 폭등하는 상황으로 가지 않는다면 폭락보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2010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2013년 말까지 4년 반 동안 하락했던 수도권 부동산시장을 돌이켜본다면 청약으로 선회하는 전략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택시장이 침체하면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고 미분양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청약 규제 지역 조정, 분양권 전매, 실거주 등 규제가 완화된다면 입지가 좋은 미분양이나 저렴한 분양권을 매입하는 방법도 적극 검토해보자. 입지가 좋은 대단지 미분양은 입주 시점에 가격이 오르고 주거환경도 우수해 새 아파트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은 시장 상황이나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변한다. 가격이 오르면 대출이나 세금, 거래량 등을 제어하는 정책을 펴지만, 반대로 시장이 위축되면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한다. 오랜 시간을 놓고 보면 정부 정책은 시장의 바로미터가 되곤 했다. 따라서 정부 정책에 맞서지 않고 방향을 잘 읽어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 유용하다.

    2023년 집값 반등의 불씨를 댕긴 것 중 하나가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자격 완화였다. 완화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요건만 맞으면 대출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는 1석2조 혜택을 부여했다. 역전세가 심화하자 전세 보증금 반환 목적으로 대출을 허용하는 등 유동성 숨통을 틔워 경색된 거래 시장에 ‘자가호흡기’를 달아줬다. 또한 정부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규제지역을 대폭 완화했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자 10월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부부 합산 연소득 1억 원 초과 및 집값 9억 원 이하까지 신청 가능)을 중단했고, 11월 이후 주택 거래량도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부동산업계는 2024년 봄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보인다. 여당이 추진하려 했던 취득세 완화 및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현실화 정책에 총선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부동산 정책이 다주택자 취득세 완화 및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현실화 정책 등 규제 완화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이는 ‘다주택자=투기꾼’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정책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이 경우 다주택자 취득세 감면에 따른 초기 부담 감소로 전세를 안고 매입하는 ‘갭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주택자 중과는 집값이 비싼 수도권 투자의 걸림돌이 돼왔다. 따라서 취득세 완화 및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현실화 정책은 임대수요가 많고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컸던 지역에서 소형주택 투자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광의통화량(금융상품을 포함한 통화량)이 2023년 10월 말 기준 3850조 원을 넘어섰고 가계대출 총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대출 완화 정책은 사실상 채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24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서 현실적인 투자 결정의 해답을 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총선 전까지는 정책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서 총선 이후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투자 결정을 해도 늦지 않으리라 본다.

    아파트 매매가는 전세가를 견인하고 전세가는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매매가 상승은 전세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전세가 상승은 시장 상황과 부동산 정책 등에 따라 매매가에 즉각적인 반응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2024년 주담대 금리와 정부 정책이 시장 기대만큼 완화적 추세로 전환되지 못한다면 전세 가격은 주택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전세는 매입자 입장에서 주담대를 대신할 자금 차입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2022년 말 대비 8.8% 하락했다(그래프2 참조). 외환위기였던 1998년을 제외하곤 집값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6년 이래 두 번째로 하락폭이 큰 한 해였다. 짧은 기간에 많이 내린 만큼 역전세로 주택시장의 혼란도 컸다. 금리가 안정되면서 전세 가격도 회복세를 보여 주택시장은 이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2024년 전세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예정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다.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이 계산한 2024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6681채로 199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13~2023년 최근 10년간 연평균 3만3595채였던 점을 고려할 때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계속 줄고 있어 앞으로도 전셋값 상승 압력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 기준 2023년 1~10월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1849채로 전년 동기 대비 40.1% 감소했다.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하면 63.6%나 줄어든 물량이다. 아실은 2025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1590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는 서울 이외 수도권은 물론, 지방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장기침체 가능성도

    2024년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하락한 매매가와 차이가 줄어들면서 전세를 안고 매입하는 갭투자가 용이해진다. 따라서 갭이 줄어든 수도권은 물론, 상대적으로 1억 원 이하로 투자가 가능한 지방 광역시에서도 단기 갭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역전세 같은 시장 위기 상황에서도 감당할 수 있도록 자금 관리를 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또한 갭투자는 매매가가 상승해야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입지가 좋고 단지 규모가 커 지역 대장 아파트가 될 만한 투자처를 찾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로 전세 가격이 하락할 경우 시장은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금리로 대출이 쉽지 않고 매매가도 떨어지는 경우 전세 가격 하락은 투자 수요 위축을 불러와 매매와 전세 동반 약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엔 가격 경쟁력이 있는 3기 신도시 등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청약이나 경매 등을 통해 저렴하게 매입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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