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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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냥이도 변비가 생기나요?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3일 이상 배변 안 하면 변비 의심해봐야… 배 마사지, 유산균 섭취 도움

  •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입력2024-01-0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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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반려동물의 대소변엔 신체 상태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과식했거나 사료가 바뀌었거나 사람 음식을 먹은 날은 반려견·반려묘가 여러 차례 묽은 변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음수량이 적고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날은 소량의 딱딱한 변만 보거나 하루 종일 배변이 없을 수 있죠. 두 경우 모두 오래 지속되면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오늘은 후자인 변비 증상에 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반려동물이 3일 이상 배변을 하지 않는다면 변비를 의심해봐야 한다. [GETTYIMAGES]

    반려동물이 3일 이상 배변을 하지 않는다면 변비를 의심해봐야 한다. [GETTYIMAGES]

    음수량 늘리기가 예방 핵심

    반려동물을 처음 기르는 사람이라면 “반려견·반려묘도 변비에 걸릴까”라는 의문이 생길 겁니다.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반려견(1세 이상 성견 기준)은 하루 평균 2~3회 대변을 봅니다. 만약 3일 이상 배변을 하지 않는다면 변비를 의심해봐야 하죠.

    반려동물이 변비에 걸리는 원인은 아주 다양한데요. 대표적 원인이 음수량 및 섬유질 부족입니다. 이 밖에 소화불량, 스트레스, 비만, 운동량 부족 등이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단순 변비가 아니라 거대결장, 장폐색 같은 질병에 의해서도 변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거대결장은 대변을 만드는 결장이 지나치게 부풀면서 변을 배출하지 못하고 장내에 축적되게 하는 질병을 말합니다. 이때 결장은 장내 수분을 계속해서 흡수하기 때문에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쌓인 변이 점점 딱딱해지고 배출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평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ETTYIMAGES]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평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ETTYIMAGES]

    변비는 한 번 생기면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게 음수량 늘리기입니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소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해야 변비를 예방할 수 있죠. 하지만 반려견·반려묘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따라서 건식사료에 물을 넣어 불려서 지급하거나 아예 습식사료로 바꾸는 식으로라도 음수량을 늘려가야 합니다. 반려묘의 경우 털을 핥는 그루밍 습성을 이용하면 비교적 쉽게 물을 마시게 할 수 있는데요. 수조 등에 물을 채운 뒤 장난감을 띄워 물놀이를 하게 해주면 아마 털 정리를 위해 스스로 손발에 묻은 물을 모두 핥아먹을 겁니다.



    반려동물에게 배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보호자가 무릎을 세우고 앉아 반려견·반려묘를 반듯하게 눕힌 뒤 한 쪽 방향으로 부드럽게 원을 그리듯이 배를 마사지해주면 되죠. 아직 어려서 반려견·반려묘 몸집이 작다면 보호자 손 위에 올려놓고 다른 손으로 배를 주무르듯이 가슴에서 꼬리 방향으로 살살 문질러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때 온열장판이나 핫팩 등을 이용해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장운동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반려동물이 고온에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보호자가 반드시 온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실외배변 시간 간격 짧게

    가루 형태의 차전자피(Psyllium)를 사료에 적정량 섞어 지급하면 변비에 도움이 된다. [GETTYIMAGES]

    가루 형태의 차전자피(Psyllium)를 사료에 적정량 섞어 지급하면 변비에 도움이 된다. [GETTYIMAGES]

    이미 변비 증상이 시작됐다면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우선 변비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 등 유산균을 먹이는 게 좋습니다. 되도록 고농도 유산균을 먹이길 권하는데요. 초반엔 갑자기 변이 묽어져 걱정되기도 하지만, 적응 기간이 지나면 부작용 없이 배변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차전자피(Psyllium)라는 성분도 섬유질이 풍부해 변을 부드럽게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루 형태의 차전자피를 반려견은 2분의 1~2티스푼, 반려묘는 4분의 1~2티스푼을 사료에 섞어 지급하는 것을 권합니다.

    간혹 심한 변비로 복통을 호소하는 반려동물도 있습니다. 이때는 동물병원에서 진통소염제를 처방받아 먹인 뒤 변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습니다. 또 반려견·반려묘는 염증성 장질환(IBD)을 흔히 앓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방법을 모두 시도해도 변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수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거대결장, 장폐색의 경우 변비와 함께 식욕·기력 저하, 구토, 복통 같은 증상도 보이는데요. 이때는 바로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보호자가 쉽게 놓치는 반려동물 변비의 원인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실외배변을 하는 반려견이 산책할 때까지 대소변을 참다가 변비로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생각보다 흔히 발견되는 사례죠. 따라서 반려견 변비 예방을 위해선 보호자가 실외배변 시간 간격을 최대한 짧게(하루 최소 2~3회 산책) 조정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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