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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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멈추려면 경기둔화, 수요 부진 확인돼야

7월 25bp 인상은 시장에 선반영… 이제 관심은 9월 FOMC로

  •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

    입력2023-08-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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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뉴시스]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뉴시스]

    글로벌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7월 25~26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무난히 끝났지만 여러 시사점을 안겼다. 금융시장 참여자뿐 아니라, 실물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일반인도 이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같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 7월 FOMC 정례회의는 과연 어떤 시사점을 안겼고, 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연준은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25bp (1bp=0.01%p) 금리인상을 연준 위원 만장일치로 단행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도 선반영해온 재료였기에 금리인상 결과 자체는 재료 소멸 인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상 관건은 시장 컨센서스(중간 예상치)로 형성된 ‘9월 동결과 내년 3월 인하’에서 ‘연내 추가 인상’ 쪽으로 변화가 생길지 여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나 채권시장의 금리 움직임을 보면 아직까지 드라마틱한 변화는 생기지 않은 상황이다. 7월 FOMC 성명서가 이미 발표된 6월 성명서와 거의 다르지 않은 전망과 의견을 담고 있다는 점도 7월 FOMC 정례회의를 무난한 결과로 끝낼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7월 FOMC 정례회의는 25b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상단이 5.75%라는 높은 결과를 냈음에도 사실상 비둘기파적인 느낌을 강하게 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리가 없다”는 평도 있었지만 이번 FOMC 정례회의가 보여준 시사점을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모두가 주목할 8월 말 잭슨홀 미팅

    우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FOMC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시장의 긴축 종료 기대감을 차단했지만, 인플레이션 등 데이터에 따라 의사결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시장 참여자는 물론, 일상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이들도 경제지표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이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9월 말 FOMC 정례회의가 열리기까지 두 차례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표들의 결과에 따라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그래프1 참조).

    물론 그에 앞서 8월 말 열리는 잭슨홀 미팅(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개최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여)에서 파월 의장의 스탠스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매년 8월 말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사실상 9월 FOMC를 비롯해 9월에 예정된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회의의 프리뷰 성격을 띤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 전망을 변화시킬 이벤트가 될 수 있다. 파월 의장이 8월 중 발표되는 주요 지표들을 확인하고 잭슨홀 미팅에 임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파월 의장이 “2025년에도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민감도를 자극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7월 중순 발표된 6월 CPI를 반추해보면 헤드라인 물가(식품과 원유를 포함한 폭넓은 물가)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에 그치면서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를 포함한 상품가격 인플레이션이 위 방향 쪽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중률이 높은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예측 모델)은 7월 CPI를 전년 동월 대비 3.3%대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래프2 참조).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 최종 승리자는?

    이 같은 인플레이션 재상승은 8월 중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주입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 CPI가 전월 대비 0.2%대 이상 상승세를 꾸준히 기록하지 않는 이상 인플레이션 레벨 다운 추세는 변함없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전월 대비 기준 0.0% 지속 시 연말 헤드라인 CPI 2.5%, 0.1%↑ 지속 시 연말 3.2%, 0.2%↑ 지속 시 연말 3.9%).

    더 나아가 최근 골딜록스(높은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이 공존하는 상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수요단의 물가 압력이 한층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 침체를 상징하는 전통 선행지표인 미국 장단기 금리차(10년물과 3개월물)가 -155bp로 여전히 역대급으로 축소된 상태이고,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추가 부작용이 출현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아직 시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7월 FOMC 결정을 이번 긴축 사이클의 종료로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여전히 연준과 시장의 간극이 벌어져 있는 가운데 8월 중 발표 예정인 7월 고용지표와 인플레이션 지표가 8월 말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스탠스 변화를 유발하고 9월 FOMC 및 그 후 경로를 달라지게 만들 것이다.

    아마도 7월 고용지표는 양호하고 7월 인플레이션도 재차 위로 상승할 확률이 높지만 지속성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경기 모멘텀은 둔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은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아 한층 레벨 다운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연준(추가 인상)과 시장(추가 인상 없음)의 간극은 시장 쪽으로 연준이 좁혀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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