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26

2014.02.24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신이 사라진 세상’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4-02-24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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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로널드 드워킨 지음/ 김성훈 옮김/ 블루엘리펀트/ 204쪽/ 1만2000원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종교의 근본은 사랑이고 자비다. 그러나 인류는 종교라는 이름을 앞세워 갈등과 대립의 깊은 골에 빠졌다.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임에도 피를 흘리는 곳에는 종교 갈등이 깊숙이 자리 잡았다. 한발 더 나아가면 신을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갈등으로 그 양상이 번진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에 대한 해결책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종교적 신념이 갖는 거대한 힘은 이성적 토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미 법철학계를 대표하던 저자의 유작으로 ‘종교란 무엇인가’ ‘그 안에서 신의 자리는 어디인가’ 등 종교의 본질과 신념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종교전쟁은 사실 문화전쟁이다. 이 전쟁은 인류 등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식의 단순한 과학적 역사의 싸움이 아니다. 그보다는 인생의 의미가 무엇이며, 잘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 더욱 근본적인 부분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종교를 결코 유신론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종교보다 근본적인,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삶의 본질적 의미에 종교적 태도가 들어 있다고 본다. 우리가 믿는 초자연적 존재, 즉 ‘신’이라는 개념이 아닌 인간 개인의 삶을 초월적이면서 객관적인 가치와 연결한다. 이를 통해 더 심오한 존재론적 질문에 다가서려고 시도한다. 그러면서 신념 지키기, 인생 신비에 대한 자신만의 개념을 정의할 자유 누리기 등을 촉구한다. 여기에 더해 각자의 삶을 영원불멸의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주문한다.

    무신론자도 ‘우리보다 더 위대한’ 어떤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는다. 눈을 떼기 어려운 황홀한 풍경과 마주하거나 광대한 우주를 보면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 저절로 마음을 빼앗긴다. 수많은 인간도 헤아리기 어려운 우주를 구성하는 요소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잘 살아야 한다”는 저자의 당부는 결국 인간의 충실한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퇴적 공간

    오근재 지음/ 민음인/ 252쪽/ 1만5000원


    서울 탑골공원과 종로3가역, 인천 자유공원 등은 노인의 ‘퇴적 공간’이다. 이곳엔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은 노인이 몰려든다. 이 시대 노인으로 산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다룬다.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미래를 위한 선택

    리처드 왓슨·올리버 프리먼 지음/ 고영태 옮김/ 청림출판/ 320쪽/ 1만5000원


    우리는 지금 누리는 안락한 삶이 언젠가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린다. 미래학자인 저자는 2040년 우리 모습이 어떻게 변하고 사회를 지배하는 산업, 기술, 문화 트렌드는 무엇인지 보여준다.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울지 마라 아내여

    나태주 지음/ 푸른길/ 176쪽/ 1만1000원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 아내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 사람// 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아내는/ 서울 딸네 집에도 가지 못하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 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완성’). 아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았다.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을유문화사/ 279쪽/ 1만3000원


    실타래처럼 뒤엉킨 발칸은 그 비극의 역사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형성됐다. 동서 문화가 충돌하는 완충적 성격의 발칸은 국가 형성 과정에서도 그랬다. 인종, 종교, 영토적 분규의 뿌리와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부한다.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

    엄광용 엮음/ 북오션/ 248쪽/ 1만3500원


    세상이 불화로 가득하고 현실이 팍팍할수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사랑 가득한 얼굴로 따뜻하게 품어줄 것 같은 큰 어른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다. 선종 5주기를 맞아 그가 미사, 강연, 메모 등을 통해 세상에 내놓은 사랑의 언어를 묶었다.

    神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이원재 외 지음/ 어크로스/ 328쪽/ 1만5000원


    소셜픽션(social fiction)이란 제약 조건 없이 사회를 상상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그리는 기획 방법이다. 이때 상상은 공상이나 예측과 달리 의지를 담고 있다. 오늘을 바꾼 어제의 상상을 통해 미래 모습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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