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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인생

인생이나 골프나 요행 바라지 마라

골프 잘하는 10가지 비결

인생이나 골프나 요행 바라지 마라

인생이나 골프나 요행 바라지 마라
중국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느 지방 태수가 유명한 도인을 찾아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을 물었다. 당신은 100세가 넘어서도 정정한데, 왜 우리는 80도 안 돼 골골하다 갑니까? 대답인즉, 착하게 사는 것이 비결이라오. 아니, 그건 세 살짜리 어린애도 아는 일인데, 그걸 어찌 비결이라고 하는 것이오? 당연한 질문이지만 너무 당연한 대답을 했다. 허허,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오. 그래, 당신은 알고 행동합니까?

미국의 유명 골퍼 중 레이먼드 플로이드란 친구가 있다. 젊었을 때는 물론이고 50세가 넘어서도 시니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한 프로 골퍼였기에 그에게 골프를 배우려는 초보자가 많았다. 그가 제자들에게 늘 하는 말이 “골프를 잘하는 10가지 비결을 숙지하고 그대로 행동하라”였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늘 하나가 돼야 자신만의 골프세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아는 것이 기초가 돼야 하지만, 아는 것을 행하는 것이 비결 중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동서양 가릴 것 없이 사람이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일정 수준까지 오르려 한다면 아는 것보다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늘은 플로이드가 제창한 10가지 비결을 알아보기로 하자. 아무리 좋은 비결을 가르쳐줘도 행하지 않으면 쓸모없으니, 한 번 알고 나면 반드시 행하겠다고 결심할 것을 부탁한다.

1. 되도록 의미 있는 경기를 하거나 내기골프를 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할 것

의미 있는 경기란 대회나 비중 있는 게임을 말한다. 요즘은 아마추어 대회도 많다. 동창끼리, 클럽끼리, 모임끼리 행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비슷한 수준의 친구 8명을 모아 팀별로 100만 원씩 걸고 시합을 한다. 한 달 전 약속을 정해놓으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해놓고 시합을 한번 해보면 나의 약점이 잡힌다. 멘털은 언제 붕괴되는지, 어떤 때 긴장해 내 샷이 나오지 않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나 자신을 알면 등업(等up)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2. 라운딩 중에는 골프는 게임일 뿐이라는, 승패를 초월하는 마음을 가질 것

아무리 성인군자인 척해도 의미 있는 경기를 하다 보면 자신에게 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대상에게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미스 샷이 나와도 바로 극복할 수 있으려면 ‘이건 그냥 게임일 뿐이야’라는 자신과의 대화가 중요하다. 그냥 초월하라. 골프는 신선이 되는 운동이다.

3. 패했을 경우 집중 연습으로 약점을 극복할 것

18홀 중 집중력을 잃어버린 홀은 몇 홀인지, 왜 그랬는지를 복습하다 보면 미스 샷에 대한 원인이 밝혀진다. 대부분 멘털 붕괴 상태지만, 원인을 알면 다음에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근육에 저장된 복습 기억이 실수를 줄이게 해준다.

4. 라운딩 중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것

18홀 내내 자기 의도대로 된다면 골프가 재미없다. 다시는 골프채를 잡지 않을 것이다. 힘든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골프가 재미있는 것이다. 그러니 예기치 않은 OB(Out of Bound)나 쪼루, 해저드 등이 나타나면 당당히 맞아야 한다. “음, 이런 것 때문에 골프가 재미있지” 하면서.

5. 상대와 경쟁하지 말고 스코어와 경쟁할 것

내기골프를 하는데 배판에 상대에게 버디 기회가 왔다. 상대 공이 홀에 들어가지 말라고 주문을 외우고 저주를 퍼부으면 누가 손해를 보는가. 당연히 나 자신이 당한다. 상대에게 피를 뿜으려면 내 입안 가득 피를 머금어야 한다. 상대 공이 잘 들어가기를 빌어주면(물론 진심으로) 자신의 뇌파가 스스로에게 잘되라고 힘을 실어준다.

6. 어떠한 샷이든 요행을 바라지 말고 자기 능력대로 할 것

초보는 100타 가운데 잘된 샷 하나만 기억하고, 고수는 잘못된 샷만 기억한다. 하수일수록 잘 맞은 하나만 기억해 다 잘되겠지 하면서 무리하게 친다. 우드가 안 되는데도 아이언 잡을 생각은 않고 우드만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능력을 모르는 요행주의자다. 실패가 실패를 부르는 이유는 의도와 능력의 차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대범함이 업그레이드 요령이다.

7. 지나간 홀, 지나간 샷은 지우개로 빨리 지울 것

과거를 기억하면 기억은 에너지가 돼 현재를 움직인다. 충격적인 사건을 떠올리면 몸이 반응한다는 원리는 골프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지나간 미스 샷을 떠올릴수록 몸이 굳게 마련이다. 에이, 쓰파 소리가 나오는 순간, 머릿속에 상상의 지우개를 넣어 싸악 지워버리는 습관이 중요하다. 인생이든 골프든 언제나 염두에 둘 사항은 ‘나우 앤드 히어(Now and Here)’다. 바로 지금 이것이 인생의 전부다.

8. 마지막 서너 홀 남았을 때 반드시 이긴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할 것

경쟁이나 비즈니스에서, 혹은 중요한 경기에서 뒷심 부족으로 졌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긴장의 집중도가 떨어질 때 지는 것이다. 골프의 경우 마지막 서너 홀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지막 서너 홀에서는 정신집중,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아랫배에 힘을 모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집중하는 것이 승리 비결이다.

9. 항상 일정한 속도로 보행하고, 스윙 리듬도 그에 맞출 것

골프는 리듬이라는 말을 누누이 들었을 것이다. 어드레스가 처음이면서 70%고, 리듬이 마지막이면서 30%다. 편안한 리듬은 일정한 스코어를 유지한다. 달리다 걷다 쉬다 하면 리듬이 깨진다. ‘그늘집과 돈의 공통점은 먹고 난 다음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골프 격언이 있다. 리듬을 깨지 말라는 얘기다.

10. 연습할 때도 그 나름의 중압감을 부여할 것

설렁설렁 공 한 상자 쳤다고 연습이 되는가. 공 한 개를 쳐도 이건 1만 원짜리 내기에 버디를 만들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쳐보길 권한다. 어프로치 연습 때도 딱 붙인다는 생각보다 집어넣는다, 그래야 버디다 하고 상상하면서 연습해보라. 일반적인 몸 운동식 스윙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중하게 중압감을 불어넣으면 연습 효과가 배가된다.

이상 10가지 비결은 골프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골프를 인생으로 바꿔도 그대로 통용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인생은 거대한 연극무대일 뿐이고 나는 배역을 맡은 배우라고 자각한다면, 인생에는 예기치 않은 일이 언제나 일어난다는 사실을 안다면,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의도를 욕심으로 바꾸지 않고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면, 늙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마침 이 글을 쓰는 중에 청와대 대변인의 성 추문 사건으로 난리가 났다. 작은 그릇에 큰 물건을 담으면 깨지게 마련이다. 그릇이 작은 자가 능력 밖의 자리에 앉으면 언제든 이런 사건이 터진다. 패가망신하는 것이다. 김정은, 김학의, 윤창중 등 사건 중심에 선 사람들에게 골프의 10가지 비결 중 6번째 비결을 반드시 들려주고 싶다. 나 자신의 능력을 알고 요행을 바라지 마라. 모든 인간은 완전하면서도 불완전을 경험하는 존재다.



주간동아 2013.05.20 888호 (p54~55)

  • 김종업 ‘도 나누는 마을’ 대표 up4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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