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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에 땀나는 흥분 전달…‘운지’‘홍어’ 드립은 금기어죠”

아프리카 TV 게임중계사 ‘대도서관’

“손에 땀나는 흥분 전달…‘운지’‘홍어’ 드립은 금기어죠”

“손에 땀나는 흥분 전달…‘운지’‘홍어’ 드립은 금기어죠”
“어제 12시까지 기다리다가 잤는데 방송했나요? 대도서관님 목소리를 못 듣고 자다니…. 어제 방송 뭐했는지 알고 싶습니다.”(아이디 hsksk9867)

“6호선에서 대도서관님으로 의심되는 분이 옆에 앉아 있었어요. 목소리도 비슷하고. 헷갈려서 안 물어봤는데 물어볼 걸 그랬나ㅋㅋ.”(아이디 gronlypes)

동시 접속자 수 1만 명. 팬클럽 가입자 수 7000명. 아이돌도, 배우도 아니다. 아프리카TV에서 게임을 중계하는 BJ(Broadcasting Jacky 준말) ‘대도서관’(실명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사진)이다. 공포게임 ‘암네시아 : 더 다크 디센트’부터 ‘프린세스 메이커 2’까지 플레이 실황을 생중계한다. 방송 도중 화면 오른쪽에 있는 채팅창이 깜빡거린다. 공포게임에서 괴수가 튀어나오자 “무섭다” “놀랐다” 같은 반응이 뜬다. BJ와 게임, 채팅창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대도서관은 2010년 다음 tv팟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아프리카 tv에서 게임을 중계한다.

“닉네임은 별 생각 없이 지었어요. 게임 ‘시드마이어의 문명Ⅴ’에서 가장 좋은 건물이 고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거든요.”



그에게 게임중계에 나선 이유를 물었다.

“자기가 직접 게임을 하면 되지, 왜 남이 하는 걸 구경하느냐고 할 수도 있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요즘은 다들 사는 게 너무 바쁘잖아요. 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직접 할 시간은 많지 않아요. 또 게임을 직접 하려면 귀찮은 점도 있고요. 게임중계는 그런 가려운 데를 긁어준다고 할 수 있죠. 그것을 좀 더 재밌게, 맛깔나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옛날 오락실에 가면 입담 좋은 친구가 게임하는 애들 뒤에서 설명해주던 것처럼요.”

3년간 지킨 방송 철칙

게임이 풀리지 않으면 시청자에게 연신 ‘헬프’를 외치는 그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키 181cm에 약간 긴 헤어스타일을 가진 말끔한 청년이었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아침 8시에 일어나는 게 대표적이죠. 2년 동안 이 철칙을 꾸준히 지켰어요. 게임중계는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저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중간 단계이기도 해요. 요리 방송도 하고 싶고 모바일 게임도 개발하고 싶어요.”

3년간 지킨 그만의 방송 철칙도 있다. 시청자와 적정선을 지키는 것.

“별풍선(현금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준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받으면 좋지만 집착하지는 않죠. 팬들과는 지금까지 만난 적이 별로 없어요. 시청자랑 너무 가까워지는 게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아요. 대부분 방송이 잘되다가 안 되는 이유 중 하나가 흔히 말하는 ‘친목’ 때문이에요. 팬과 친해지다 보면 사소한 정보라도 서로 밝히게 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또 하나 철칙은 욕설 없는 채팅창 만들기다. 이곳에서 욕하면 강제퇴장당한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 죽음을 비하하는 의미인 ‘운지’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홍어’도 금기어 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유독 엄격했다.

“채팅창에 민감하죠. 게임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도 중요해요. 혼자 살지만 TV는 같이 사는 세상이 됐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영상을 보면서 마음 맞는 사람과 채팅으로 떠든다든지. 외롭기 때문에 떠들고 싶은 심리가 있죠. 그것을 살리려면 채팅창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해요. 우리 방송은 저와 게임, 채팅창, 시청자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공간이에요.”

※ 대도서관이 진행하는 방송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밤 9시 대도서관 TV(www.afreeca.com/buzzbean)에 접속하면 볼 수 있다.



주간동아 2013.03.04 877호 (p37~37)

  • 이시내 인턴기자 숙명여대 국문학과 4학년 198012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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