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1

2011.11.07

다가올 미래는 우리 상상대로 만들어진다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1-11-07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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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올 미래는 우리 상상대로 만들어진다

    유영만 지음/ 위너스북/ 296쪽/ 1만5000원

    세상일이란 원래 그렇게 당연한 것일까. 많은 사람이 새로운 하루하루를 살지만 생각과 행동은 새로울 것이 별로 없다. 다른 생각의 가능성을 방해하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 고정관념이란 놈은 ‘상식’이란 밧줄로 일상을 강력하게 통제한다. 그러나 역사는 비상식적으로 상상하고 이것을 구상한 사람들이 만들어낸다.

    “타성에 굳어진 생각의 근육을 풀어주려면 생각 마사지가 필요하다. 생각 근육도 쓰면 쓸수록 발달하지만 쓰지 않고 방치하면 생각의 때가 껴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없다. 생각 근육이 굳어 유연성을 잃으면 고정관념이 늘고 급기야 고장관념(고장 난 관념의 파편)이 우리를 지배한다.”

    자칭 ‘지식산부인과 의사’라 주장하는 저자는 “기존의 낡은 생각을 뒤집어야 새로운 생각을 임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려고 감수성, 상상력, 역발상, 창조성 등을 등장시켜 상식과 일상을 뒤집고 비튼다. 먼저 우스갯소리 하나. 여자들은 시어머니가 아프면 머리가 아프고 친정 엄마가 아프면 마음이 아픈데, 그 이유는 시어머니의 아픔은 머리로 이해하지만 친정 엄마의 아픔은 가슴으로 절절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란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바로 교감과 감정이다. 체험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이 아무리 나를 알아봐 달라 호소해봤자 당하는 사람은 ‘정말로 골 때린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마련이다.

    다가올 미래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얼마 전 숨진 스티브 잡스는 평범한 사람과 다른 상상을 하고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면서 인류와 미래를 바꿨다. 이제 인류문명의 한계, 국가와 기업 발전의 한계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상상력의 한계라 부를 만하다. 상상을 하면 기술은 어느 순간 따라오게 돼 있다. 상상은 가슴 뛰는 미래를 위한 능력이지만,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의 고통을 함께 치유하기 위한 공감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이렇게 고통 공감 차원에서 발동될 때 상상력은 타인의 아픔을 치유하고 공존의 세계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무의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그래서 흘러간 생각을 붙잡고 고정관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늪을 탈출하려면 역발상이 필요하다. 그것은 기존의 생각을 탈탈 털어내 백지 상태에서 눈앞의 문제를 제기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다. 태풍 때문에 과수원이 엉망이 됐을 때 사과가 떨어졌다며 절망하는 농부가 있는가 하면, 그중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골라 ‘수능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 이름 붙여 비싼 가격에 파는 농부도 있다. 역발상이란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새로운 가능성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열쇠인 것이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는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전문가가 아니다.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정말로 문외한으로 전락할 수 있다. 다른 분야와 학문적 경계 넘나들기를 즐기면서 색다른 지식융합을 부단히 시도하는 사람만이 미래를 지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시험문제 하나 더. 곤충을 삼등분하면? 학교의 정답은 머리, 가슴, 배지만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죽는다’고 대답한다. ‘당연’과 ‘원래’라는 단어는 이 책을 펼쳐보는 순간 당신의 사전에서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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