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소속 의료진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은 10월 16일 경기 양주의 한 공장을 방문해 외국인 근로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활동을 벌였다(왼쪽). 10월 8일 서울 강서구 KBS 88체육관에서 ‘2011년 하늘 사랑 바자회’를 개최한 객실승무원 봉사단체 ‘하늘천사’.
2011년 새해 아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 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전에 없이 강조하면서 임직원에게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그동안 대한항공 임직원은 삼삼오오 봉사모임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눔 활동을 해왔다. 조 회장이 공개적으로 신년사에서 나눔과 봉사에 대해 밝힌 것은 그간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임직원의 봉사활동을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전사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전 사원 나눔 실천 서약
실제로 올 한 해 대한항공이 벌인 나눔 봉사활동은 조 회장의 신년사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물질적 지원보다 사람의 시간과 재능을 필요로 하는 봉사활동에 집중’했다. 항공사 고유의 서비스 정신을 발판으로 이웃을 섬기는 나눔 활동을 펼쳐온 것. 2월 16일에는 분기별로 재능·사랑·희망·행복·나눔을 주제로 모든 임직원이 캠페인에 참여키로 하고 ‘나눔 실천 서약식’을 갖기도 했다. 나눔 실천 서약서의 내용은 △대한항공 직원으로서 서비스 정신을 기반으로 봉사활동에 임할 것 △2011년 반드시 1회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할 것 △봉사활동에 참여함에 있어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을 것이었으며 전 사원이 여기에 서명했다.
대한항공의 나눔 활동에는 큰 특징이 있다. 임직원이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특화한 재능 기부를 한다는 게 그 하나고, 공항 인근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집중했다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다. 재능 기부의 경우, 항공의료센터에선 지역 주민에 대한 의료 봉사를 하고, 친절이 몸에 밴 객실승무원들은 홀로 사는 어르신과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식이다. 대한항공은 이런 재능 기부를 하되 되도록이면 업종과 관계된 지역에서 한다는 대원칙을 세웠는데, 올 들어 10월 말 현재까지 24차례나 행사를 치렀다.
한 예로 10월 16일에는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소속 의료진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이 경기 양주에 있는 한 공장을 방문해 외국인 근로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 및 치료 활동을 벌였다.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는 2008년 의료봉사단을 발족한 이후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농촌 어르신, 사회보호시설 어린이 등 의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매해 의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사 5명을 비롯해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의료진 47명이 참가한 이날 봉사활동에서 봉사단은 혈압 및 혈당 측정, X-ray 촬영 등 기본 건강검진은 물론 운동방법, 식이요법, 개인보호구 착용에 관한 건강교육도 실시했다.
여기에 심장질환 혹은 골다공증 의심 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해 각종 검진 기계를 직접 가져가 심전도 검사와 골밀도 검사도 실시했으며, 그 결과 대상자로 확인된 사람에겐 병원 정밀검진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는 스트레칭 교육은 작업 강도가 높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고, 무료로 진행한 독감예방접종은 많은 환영을 받았다. 대한항공 의료봉사단을 이끄는 변종근 항공의료센터장은 “의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이나 상비약 제공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의료 봉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료봉사단은 의약품 구입이 어려운 주민들의 사정을 배려해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등 일반 의약품이 담긴 응급처치 키트를 진료 대상자 모두에게 제공해 박수를 받았다.
지역사회 봉사에 초점
대한항공은 2월 16일 오전 10시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지창훈 총괄사장 (왼쪽 다섯 번째)을 비롯한 운항·객실·정비 등 각 직종 대표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나눔 실천 서약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항공 내부의 다른 봉사단과 지역 봉사단까지 참여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자원봉사자 150여 명 외에 대한항공 총무부 사회봉사단, 평화통일자문회의 강서구협의회, 강서구청 소속 봉사자 등 50여 명이 참여해 물품 판매를 도운 것. 승무원들에 대한 동경 때문일까.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 이날 바자회에 지역 주민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런 봉사활동 외에도 대한항공에는 ‘끝전 모금’이라는 독특한 나눔 운동이 있다. 직원은 1000원 미만, 임원은 1만 원 미만의 급여를 공제하고 회사도 적립한 금액과 동일한 기금을 출연해 봉사활동 비용을 마련하는 운동이다.
대한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주제를 ‘나눔’으로 정한 뒤 하늘 사랑 바자회를 비롯해 소외 어린이 대상 항공상식 교실 개최에서부터 독거노인 돕기, 사회복지 시설 봉사활동 등 사람의 시간과 재능을 투자하는 다양한 형태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자연재해를 입은 지역 주민을 위해 구호품 수송 활동을 벌이는 등 글로벌 항공사라는 기업 특성에 맞게 나눔 활동을 해 ‘따뜻한 지구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