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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軍 지휘구조 검증 없는 법안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국방개혁 통과 관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 “중요한 것은 전작권 능력과 시스템 갖추는 것”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軍 지휘구조 검증 없는 법안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軍 지휘구조 검증 없는 법안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 1948년 출생
● 육군사관학교(27기) 졸업
●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육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 역임
●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
● 한나라당 국가안보점검특별위원장, 정책위 외교통상통일·국방 분야 부의장

‘김장수를 잡아라.’ 청와대와 국방부가 국방개혁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총력전을 펼쳤던 6월 한 달 동안 관계 당국자 대부분이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다. 여당 안보특위 위원장에 정책위 부의장까지 맡은 데다,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의 이미지 덕분에 군은 물론 국민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김 의원을 설득하는 게 첫 번째 관문이라는 이야기였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임태희 대통령실장, 천영우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까지 ‘김장수 잡기’에 나섰지만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그의 ‘꼿꼿한’ 소신에는 변함이 없었다.

여야는 8월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국방개혁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으나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에 가깝다. 개원을 앞둔 7월 18일 김 의원을 만난 것은 상반기 내내 큰 논란을 일으켰던 국방개혁 문제가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해보려는 차원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시작하는 본론. 군 출신다운 단도직입이다.

“실전에 준하는 워게임 시뮬레이션 필수”

“8월 안에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간 정부가 의원들을 일대일 방식으로 만나 적극 설득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 관계나 정국 분위기 같은 변수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안이 가보지 않은 길이므로 시험훈련을 통해 철저히 검증해보고 결정하는 게 옳다고 믿는다.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실제로 돌려보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 그렇지만 국방개혁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닌가.



“물론 그렇다.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 시점까지는 어떻게든 한국군의 상부 지휘구조를 새로 짜야 한다. 그간 ‘어떻게 싸울 것이냐’를 고민해왔던 한미연합사령부가 사라지고 그 임무를 한국군이 맡게 되므로, 이를 수행할 조직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쟁점은 과연 합참의장이 지금의 임무에 더해 연합사령관의 전시작전지휘까지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느냐, 아니면 합동군사령관을 따로 두는 게 맞느냐 하는 것이라고 본다.”

김 의원은 국방부 안대로라면 육군의 경우 참모총장이 현재 수행하는 임무에 더해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유사시 수행해야 하는 지상군구성군 사령관 임무, 1·2·3군 사령관 임무까지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엄령과 동원령을 선포하고, 동원한 병력을 전방 각지로 수송한 뒤 이를 통합해 전선에서 전력화하며, 피해를 입은 부대는 후방으로 빼내 전투력을 복원한 뒤 다시 전방에 투입하는 일련의 과정이 현재 참모총장에게 주어진 전시임무다. 지휘구조가 바뀌면 총장은 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전후방에서 벌어지는 각종 상황에 대응해 작전지휘까지 맡아야 한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그간 8월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통해 새 지휘구조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시험해보자고 정부에 제안해왔다. 자신이 선임감찰관 자격으로 참석해서라도 꼼꼼히 관찰해보겠다는 것. 그러나 UFG 연습이 연합사령관을 겸임하는 주한미군사령관 주도로 이뤄지는 만큼 훈련 내용을 변경하면서까지 시험 기회를 만들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게 국방부 측 의견이다. 국방부는 최근 3박4일 일정으로 간이 지휘체계를 꾸려 시험해보자는 구상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김 의원은 “간이로는 불충분하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키 리졸브 훈련이나 UFG처럼 실전에 준하는 상황을 가상한 워게임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 정부가 충분한 시험평가 기회를 만들어 오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되면 나도 참 막막하지만, 국방부도 논리적 결함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입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나로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이 이를 납득하겠나. 근본적으로는 행정부가 국회에 관련 입법안을 제출하기 전에 이러한 검증과 검토 과정을 거쳤어야 옳다고 본다. 여야 정치권과의 토의는 물론, 현역과 예비역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합의를 본 다음 입법부로 가져왔어야 한다는 뜻이다. ‘6월 통과’를 말하면서 6월 하순이 돼서야 공청회를 여는 식이라면 과연 이를 추진하는 이들이 국회라는 메커니즘을 알고는 있는지, 당연히 통과시켜주리라 믿은 건 아닌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특히 그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이 현역과 예비역 사이 혹은 육·해·공군 사이의 편가르기 양상으로 비친 것은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

“국회 통과 일정, 개혁 시기 집착도 곤란”

“軍 지휘구조 검증 없는 법안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6월 22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방개혁법안 공청회.

그러면서 김 의원은 국방개혁안을 만든 과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와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등의 회의체를 통해 새 지휘구조의 얼개를 만들었지만,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는 학자 출신 전문가들은 현실감각이 무딜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

“나처럼 현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은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는 것뿐이고 그분들은 객관적 논리로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는 복수 방안을 만들어 각각의 장단점을 분석해 내놓는 것이 맞지, 단정적인 한 가지 결론만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 산술적으로는 여전히 한 표에 불과하지만, 원하든 원치 않든 김 의원의 결정이 일종의 상징성을 갖는 상황이 돼버렸다.

“숫자로만 따지면 야당이 모두 반대해도 여당만 찬성하면 통과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만 일국의 군제를 바꾸는 중차대한 문제는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정부는 또 지금의 개혁안을 통째로 폐기처분하고 새 방안을 만든다고 시간을 허송할지도 모른다. 이런 식의 조변석개(朝變夕改)가 4년 남짓 남은 전작권 전환 준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뻔하지 않은가. 이 문제야말로 여야는 물론 정부의 정치력을 시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김 의원은 “정부 또한 국회 통과 일정이나 개혁안 시행 시기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당 측에서 굳이 현 정부 임기 안에 성과를 내려고 고집하는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전작권 전환 시점 이전에 이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지,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안보는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라는 게 평소 지론이다. 1년에 군이 쓰는 예산이 30조 원이다. 60만 병력에 평균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곱하면 그 역시 매년 13조 원에 달한다. 반값 등록금에 필요한 예산이 5조 원 남짓이라는데, 국방예산을 복지예산으로 쓸 수 있다면 가장 앞서가는 복지국가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는데 제대로 된 안보 서비스를 제공할 체계를 확실히 구축하는 일은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침이 없지 않겠나. 그래야 국민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797호 (p28~29)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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