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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혁신·기업도시 ‘세종’에 울다 01

혁신·기업도시의 눈물

세종시 수정안에 흔들리는 위상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혁신·기업도시의 눈물

혁신·기업도시의 눈물
10개 혁신도시와 6개 기업도시는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됐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서다. 12부 4처 2청(현재의 9부 2처 2청)의 행정부처가 이전할 행정수도복합도시(이하 세종시) 건설도 그 일환이다. 세종시엔 정부를, 혁신도시엔 공공기관을 이전하고 낙후지역엔 기업도시를 건설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2012년까지. 여기에는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한 노무현 정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명박 정부의 철학은 다르다. 분배보다 성장이 먼저다. 균형보다 개발이 우선이다. 이명박 정부에겐 세종시는 물론,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모두 ‘전(前) 정권의 말뚝’ 같은 존재다. 그렇다고 쉽게 뽑을 수도 없는 노릇. 엄연히 이들 도시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마련돼 있고, 해당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 ‘혁신도시 재검토’ 카드를 꺼냈다가 민심의 거센 저항과 반발로 서둘러 덮었던 아픈 경험도 있다.

정부는 그 대신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부산, 대구, 광주·전남, 울산, 강원, 충북, 전북, 경북, 경남, 제주 등 10개 혁신도시로 분산 배치하기로 했던 공공기관을 통폐합하는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이 그것이다.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방 이전 대상 157개 공공기관이 통폐합돼 147개로 줄었다. 이로 인해 일부 통폐합 공공기관의 이전 지역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2008년 8월에 시작된 이전 지역 조정작업은, 그러나 1년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폐합된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지역 간 갈등까지 노출되고 있다. 정부는 혁신도시를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거듭 밝히지만, 당초 계획보다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기업도시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원주, 충주, 태안, 무주, 영암·해남, 무안 등 6개 지역 도시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이 자본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방향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것이 세종시 수정안의 골자다. 기업 유치에 사활이 걸린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관계자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대구·경북 등 일부 혁신도시는 세종시 수정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과연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의 장밋빛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울 ‘반갑지 않은 손님’일까. 이명박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의 현주소를 긴급 점검하고, 그 해법을 찾아봤다.



주간동아 2010.03.02 725호 (p16~17)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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