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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서 찾은 맹모삼천지교 현장

중국 저장성 명문사립 영회학교 탐방기 … 60명 한국인 유학생 열공 중

  • 윤영호 출판국 기자·전략기획팀장 yyoungho@donga.com

중국 본토에서 찾은 맹모삼천지교 현장

중국 본토에서 찾은 맹모삼천지교 현장

중국 저장성 주지시의 영회학교 전경. 이 학교 국제학부 조우수싱 교장(오른쪽).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에서 중국으로 유학 왔어요. 캐나다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한국 선생님이 이유 없이 학생들을 때리는 걸 견디기 어려웠죠. 처음엔 난징(南京)에 있는 기숙학교에 갔는데 공부를 게을리했어요. 수업을 빼먹어도 중국인 선생님들은 제재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네요.”

6월 말 중국 저장(浙江)성 주지(諸)시 영회(榮懷)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 이용준(18) 군은 “학교를 옮기길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이군이 꼽은 영회학교의 장점은 한국인 교사가 생활지도를 맡아 공부에만 집중하기 쉽다는 점.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이군은 “상하이 소재 대학이나 저장대학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저장대학은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에선 명문으로 꼽히는 대학이다.

13명 교사 별도 채용 ‘한국부’ 따로 운영

중국의 사립명문 영회학교는 특이하게 한국부(교장 황명설)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2006년 한국인 황명설 씨가 한국 유학생 모집 및 한국부 독점운영 계약을 따냈기 때문이다. 황 교장은 “올해 입시에서 칭화대 합격자를 2명 배출했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시킨다”고 소개했다. 칭화대는 베이징대와 자웅을 겨루는 중국 최고의 명문대.

황 교장은 한국부 소속의 교사 13명을 따로 채용, 한국 유학생을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그중에는 영어 원어민 강사도 있다. 이 학교의 한국 유학생들은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셈이다. 황 교장은 “중국의 학교 수업이 어려워 한국 학생들에게 방과 후 보충수업을 시키기 위해 교사들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에 유학 온 한국 학생은 8~9개월이 지나면 HSK(중국어 어학능력시험) 6급에 합격할 수 있다. HSK 6급은 중국 학생과 막힘없이 대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중국 대부분의 대학에 지원 가능하다. 황 교장은 “학교가 남방 지역에 자리해 베이징의 표준 중국어를 배우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학부모도 있지만 표준 중국어 능력시험인 HSK에 모두 합격한다는 사실만 봐도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지시는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抗州)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소도시다. 항저우는 13세기 이탈리아 상인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통해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세계에 알려졌다. 반면 주지는 인구가 ‘고작’ 100만명인 도시여서 조금은 낯선 편이다.

그러나 주지시민의 자부심은 항저우에 뒤지지 않는다. 역사적으로도 이 지역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를 낳았던 오월 문화의 발상지일 뿐 아니라, 오늘날엔 교육도시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사립명문 영회학교는 이 도시의 자랑이다.

중국 본토에서 찾은 맹모삼천지교 현장

고등부 학생들의 수업 모습(왼쪽)과 국제학부의 운동회.

대만 화교 출신인 위진(魏珍) 여사가 1996년 설립한 이 학교는 중국 내 사립학교 중에서는 드물게 유치원, 초·중·고교, 국제학부 등 5개 학부를 갖추고 있다. 800여 명의 교사가 8000명의 학생을 가르치며,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1년 학비가 공립학교의 10배 수준이어서 부유한 집안의 자녀들이 주로 다닌다.

이 학교의 한국 유학생은 현재 60명 정도로 200명의 국제학부 학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황 교장은 “주말이나 휴일에도 허가 없이 학교를 벗어나갈 수 없다”며 “설령 외출한다 해도 단체로 다니게끔 하고 있어 유해업소에 출입하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내에 자리한 기숙사도 깔끔한 편. 한국 학생들이 묵는 기숙사를 둘러보니 두 명이 한 방을 쓰고, 방 안에는 침대와 책상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빨래는 학교 측에서 해준다. 음식도 한국 학생을 위해 한식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한국 청소년들이 겪는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그 덕에 한국 유학생 가운데 가장 어린 여덟 살 김나은 양도 잘 적응하고 있었다. 김양은 춘천의 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지난 5월 이 학교로 유학 왔다. 김양은 “한국인 언니와 오빠들이 잘 해줘서 어려운 점은 없지만, 춘천의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사립학교에 비해 저렴한 학비도 영회학교의 장점이다. 기숙사비를 포함해 1년 학비가 1200만원가량. 베이징이나 상하이 기숙학교의 학비는 20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교장은 “한국의 사교육비 등을 감안한다면 우리 학교로 유학 오는 것이 오히려 더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연간 학비 1200만원 합리적

이 학교의 교육목표는 건전하면서도 다방면으로 능력 있는 사회인 양성이다. 국제학부 조우수싱(周徐行) 교장은 “그에 못지않게 모든 교사들이 학생을 자식처럼 돌보고 있다”고 자랑했다. 설립자가 슬하에 자녀가 없었던 탓인지 학생들을 친자식처럼 아끼는 모범을 보였고, 모든 교사에게 그렇게 하라고 늘 강조했다고 한다. 조우 교장은 “이는 유학생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유학생의 안정과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국제학부에 대한 영회학교의 기대는 크다. 지금 교내 한쪽에선 국제학부 전용 건물을 한창 짓고 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다 9년 전 이 학교에 영입된 가오싱(樓高行) 총교장은 “학교 이사회에서 국제학부 학생을 현재 200명에서 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며 “중국 유학을 희망하는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오싱 총교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장성은 중국의 다른 성에 비해 부유해서 교사의 급여 수준이 높다. 그 덕에 중국 전역에서 우수한 교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또 우리 학교는 심성이 좋고 실력이 뛰어난 교사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우트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들은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 매우 인상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앞으로도 한국 학생들이 영회학교에서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



주간동아 2009.08.18 699호 (p64~65)

윤영호 출판국 기자·전략기획팀장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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