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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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하는가

격투기 사상 최고의 빅매치 ‘UFC 100’ … 추성훈 & 김동현 출전 한국팬 관심 집중

  • 김대환 XTM 격투기 해설위원 fightingbear@hanmail.net

    입력2009-07-01 1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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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하는가

    추성훈, 브록 레스너, 프랭크 미어, 김동현(좌측부터 앞뒤로) <br> 세계 격투기 톱 랭커들이 출전하는 UFC 100. 코리안 파이터의 자존심 추성훈과 김동현이 출전하고, 브록 레스너와 프랭크 미어가 헤비급 타이틀을 놓고 세기의 전쟁을 벌인다.

    7월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센터에서 UFC (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100회 대회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국내에서는 이름 자체가 K-1이나 프라이드보다 익숙하지 않지만, 미국에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MMA (Mixed Martial Arts·종합격투기)보다 ‘Ultimate Fighting’이란 단어가 보편적으로 쓰일 정도다. 세계 종합격투계의 메이저리그로 우뚝 선 UFC가 야심차게 준비한 올스타전 ‘UFC 100’에서 과연 어떤 경기들이 펼쳐지는지 살펴보자.

    MLB 올스타전에 박찬호가 선발투수로, 최희섭이 4번 타자로 출전한다면 국내 야구팬들은 광란의 도가니에 빠져들 것이다. 이번 ‘UFC 100’이 국내 격투팬들의 기대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그 화려한 멤버 중에 대한민국 파이터가 두 명이나 있기 때문이다. 서류상으론 일본 국적이지만, 한일 정서를 아우르는 굴곡 심한 인생 스토리와 카리스마로 국내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최고의 파이터로 인정받는 추성훈은 젊은 강자 앨런 벨처를 맞아 UFC 데뷔전을 치른다.

    대한민국 자존심 짊어진 두 남자

    최근 ‘슈퍼 코리안’ 데니스 강을 제압하며 주가가 급상승한 벨처는 188cm의 장신으로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의 균형이 잘 잡힌 올라운드 파이터다. 젊은 선수답게 경기를 할 때마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미국 킥복싱계의 거물인 듀크 루퍼스, UFC와 K-1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리치 클레멘티 등 화려한 코치진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벨처가 UFC의 수문장으로서 전혀 손색없는 까다로운 상대임을 잘 알고 있는 추성훈은 케이지(철창) 시설까지 완비한 체육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왔다. UFC 출전 경험이 많은 오카미 유신, 우노 가오루 등을 초빙해 ‘케이지 적응’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받은 추성훈은 특유의 뚝심과 야성으로 UFC의 벽을 단숨에 넘어버릴 기세다.



    대한민국 최초 UFC 파이터인 김동현은 캐나다의 그래플러 T.J .그랜트와 격돌한다. 원래 상대였던 조나단 굴렛이 어깨탈골 부상으로 빠지며 갑자기 대진이 변경됐지만, 김동현은 당황하는 기색이 없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라운드 실력을 갖춘 김동현이기에, 총 14승 중 무려 8승을 이끌어낸 그랜트의 암바에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맹수가 우글우글한 정글 UFC에서 굳건히 무패행진을 이어온 김동현의 눈에 그랜트는 웰터급 타이틀에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한 과정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하다.

    한국과 달리 미국 현지 팬들의 관심은 100회 대회를 맞아 특별히 준비된 2개의 UFC 타이틀전에 온통 쏠려 있다. 특히 격투 종목의 영원한 꽃이라 불리는 헤비급의 타이틀 매치에 대한 열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열기의 중심에 선 사나이, 현 UFC 헤비급 챔피언 브록 레스너는 격투계의 상식을 깬 괴물 중 괴물이다. WWE 프로레슬러 출신인 그의 가능성에 대해 데뷔 때부터 의문을 표시한 전문가가 즐비했지만, 레스너는 종합격투기 4전 만에 UFC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며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렸다.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레스너를 ‘아예 차원이 다른 생명체’라 표현하며 그 엄청난 경기력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이러한 레스너에게 첫 패배의 아픔을 선물하며 격투기의 무서움을 알려줬던 장본인이 바로 도전자 프랭크 미어다. 한때 오토바이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뻔했으나, ‘괴물’ 레스너에게서 고통에 가득 찬 탭(항복)을 받아내며 재기에 성공한 미어는 최근 전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마저 짓밟으며 최고의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미어의 기술과 레스너의 힘이 맞부딪칠 이 리벤지 매치는 결코 판정까지 가지 않는 혈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얼마 전 바셀린 사용으로 구설에 오른 조르주 생 피에르는 브라질의 강호 티아고 알베스를 상대로 웰터급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비록 바셀린 파동으로 체면을 구기긴 했으나 생 피에르가 P4P(pound-for-pound·동일 체중 가정 순위) 최고봉 중 한 명이라는 데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내로라하는 미국 레슬러를 모두 넘어뜨린 발군의 레슬링 실력 위에 깔끔한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을 입힌 그의 기량은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헤비급 타이틀매치 열기 상상 초월

    하지만 도전자 티아고 알베스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늘 감량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커다란 몸집과 괴력을 소유한 알베스는 생애 최대의 도전을 앞두고 로키산맥의 고산지대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엄청난 양의 훈련을 소화하며 챔피언을 KO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무결점 챔피언’ 생 피에르가 독기를 잔뜩 품은 이 브라질산 ‘핏불’의 돌진을 어떻게 저지할지가 관심거리다.

    이 밖에도 UFC 100 대진표에는 흥미로운 이름이 잔뜩 올라와 있다. UFC를 현재의 위치로 끌어올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온 리얼리티 쇼 ‘The Ultimate Fighter’의 아홉 번째 시즌 코치로 나섰던 댄 헨더슨과 마이클 비스핑은 각각 미국과 영국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다.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원조 레슬러’ 마크 콜먼, 웰터급의 영원한 NO.1 도전자로 꼽히는 존 피치, 라이트헤비급의 신성으로 꼽히는 존 존스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UFC의 선수답게 메인 이벤터 못지않은 실력을 보유한 이들은 격투기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고의 경기를 펼쳐 팬들의 가슴을 달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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