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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매너 좋은 한국 손님들 북창동식 야한 쇼 요구 땐 당황”

한국 남성 ‘원정 성매매’ 본거지 중국 K-TV 르포

  • 베이징·칭다오·웨이하이=배수강 기자 bsk@donga.com

“매너 좋은 한국 손님들 북창동식 야한 쇼 요구 땐 당황”

“매너 좋은 한국 손님들 북창동식 야한 쇼 요구 땐 당황”

중국의 한 안마업소. K-TV 가격보다 저렴해 최근 성매매를 위해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1917년 영국 사회학자 갬블은 당시 세계 8대 도시를 선정해 공창(公娼·국가의 허가를 받은 매춘여성) 제도를 조사했다. 서구의 런던, 베를린, 시카고, 파리는 물론 도쿄, 상하이 등도 조사대상이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도시 총인구에 비례한 공창 수에서 상하이가 수위를 차지한 것. 주민 137명당 1명이 기녀(妓女)라는 조사가 발표됐다. 서구에서 가장 많았던 시카고는 437명당 1명이었다. 주기적으로 닥친 가뭄과 홍수, 국민당과 공산당 간 내전에서 생존투쟁에 내몰렸던 4억 인구는 손쉽게 ‘입’을 줄이기 위해 처나 딸을 첩이나 기원(妓院)으로 팔아야 했다.

1949년 10월1일 “5억 인구가 다시 일어섰다”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마오쩌둥(毛澤東)은 가장 먼저 기녀 해방과 기원 폐쇄를 선언한다. 이어 공산당은 섹스산업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한다. 매매춘 운영 조직폭력배와 기원 주인을 잡아들여 사형에 처했고 기녀와 매춘업 종사자들의 재교육에 나섰다. 금창(禁娼)운동 등 의식개혁운동은 매매춘을 죄악시하는 인식 변화로 이어졌고, 1950년대 말 섹스산업은 표면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그로부터 60년 뒤. 자본주의 경제와 개혁개방 30년의 과실 앞에서 중국의 밤문화는 부활했다. 생산력 극대화를 지상 과제로 삼는 자본주의 경제는 공동체와 가족에 대한 구속력를 약화시킨 반면 인민들을 경제적 개인주의에 눈뜨게 한 것이다. 성적으로 자유로워지려는 욕구는 성에 대한 인식의 나침반을 돌려놓고 있고, 섹스산업에도 자본주의가 작동 중이다. 섹스산업 여성 종사자인 ‘황써낭즈(黃色娘子)’가 1000만 명이 넘는다는 중국은 이제 원정 성매매족(族)의 해방구가 됐다.

여전한 중국 원정 성매매

“韓國人? 有人性子急, 有人性子慢, 紳士 或是 野小子?(한국인요? 어떤 사람은 성격이 급하고 어떤 사람은 느리죠. 신사 아니면 망나니?)”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K-TV(한국의 룸살롱에 해당. TV가 있는 가라오케라는 뜻)에서 2년째 일하고 있다는 리우메이(柳美·22) 씨. 중학교 졸업 후 고향인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일하던 중 친구의 제안으로 K-TV 생활을 시작한 그는 간단한 한국말을 섞어가며 한국 손님 평(評)을 쏟아냈다.

“한국 손님들은 대부분 잘생긴 데다 매너가 좋고 팁을 넉넉히 줘 아가씨들이 좋아해요. 하지만 가끔 ‘무리한 요구(不情之請)’를 해 당황스럽기도 해요.”

그는 “춘제(春節·설날) 때 고향 갈 기차표와 부모님 선물을 사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웃었다(기자가 그와 인터뷰한 날은 지난 1월2일이었다).

“매너 좋은 한국 손님들 북창동식 야한 쇼 요구 땐 당황”

K-TV에서 도우미들과 노래하는 사람들.

K-TV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노래와 술, 2차를 해결할 수 있어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단속을 피해 해외원정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면서 때아닌 호황을 맞기도 했다. 최근엔 한국의 경기침체와 중국 위안화 가치 폭등으로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원정 성매매는 여전히 사회 문제가 될 만큼 횡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언론매체를 장식한 관련 기사 제목만 봐도 사정을 짐작할 만하다. ‘中 원정 성매매 스팸메일 기승 … 여성 도우미 동반여행 포털 등지 대량 유포’‘부산 경찰, 해외원정 성매매 알선조직 검거’‘골프 여행 빙자 해외 성매매 기승’‘중국, 유흥업소 불법행위와 전쟁’….

기자는 1월1~8일 접대를 위해 K-TV를 자주 찾는 현지 기업인과 무역업 종사자들의 도움으로 베이징과 칭다오(靑島), 웨이하이(威海)의 K-TV 4곳을 취재했다. 때로는 이들 ‘전문가’를 통해 관계자들에게 정식 취재를 요청했다. 취재에서 만난 3명의 영업경리(한국의 ‘마담’)와 20명의 ‘샤오지에’(小姐·아가씨)들을 통해 중국 내 ‘한국식 K-TV’의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의 휴대전화에는 보통 10여 곳의 K-TV 영업경리 전화번호가 입력돼 있었다.

한국 룸살롱식 도우미 50명이 기본

“안녕하세요. ‘오서’ 오세요.”

1월5일 칭다오의 한 K-TV. 입구에 서 있던 남자 종업원 2명이 한국어로 인사를 하고는 두 손으로 문을 열면서 허리를 90도로 굽힌다. 출입문 안에서 미리 대기하던 정장 차림의 조선족 마담이 환하게 웃으며 룸을 안내한 뒤 자리에 앉아 명함을 건넸다. 10여 평의 넓은 룸에는 한국의 여느 룸살롱과 비슷하게 대형 벽걸이 TV가 걸려 있고 대리석 테이블과 가죽소파 등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양주잔과 물잔, 재떨이 등이 ‘오와 열’을 맞춰 정리돼 있었고, 한국 노래와 중국 노래는 물론 팝송과 일본 노래까지 수록된 노래책에는 ‘금영’ 로고가 선명했다.

“(전문가 K씨가) 오늘 오신다기에 에이스들을 미리 대기시켰어요.”

서울에서도 3년 일한 적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마담은 유창한 서울말씨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마담이 딤플, 윈저, 임페리얼 등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위스키 종류를 얘기하자 K씨가 한마디 거든다.

“(가짜 양주로) 머리 아프면 재미없습니다.”

마담이 룸을 나가자 그는 “K-TV에 뜨내기손님이 오면 80%는 가짜 양주를 마신다고 봐야 한다. 몇 달 전엔 수년간 거래하던 마담이 가짜 양주를 내온 걸 알고 거래를 끊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위스키 포장지가 진품과 달리 은색이나 파란색 등 단순하고 조잡하게 보이면 100% 가짜 양주”라고 귀띔했다.

“매너 좋은 한국 손님들 북창동식 야한 쇼 요구 땐 당황”

중국 푸저우(福州)의 한 호텔에서 모델이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손님들은 마음에 드는 모델을 고른 뒤 대화를 하거나 ‘2차’로 향한다.

곧이어 드레스와 미니스커트, 전통의상 등으로 한껏 멋을 낸 도우미 아가씨들이 입장했다. 일부는 발 들여놓을 자리가 없어 문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K씨가 모두 들어오라고 하자 50여 명의 도우미가 두 줄로 도열했다. 마담은 한국말을 하는 아가씨를 알려주고는 선택을 권했고, 잠시 후 파트너가 정해지자 다른 아가씨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들은 손님 옆에 앉아 각자 소개한 뒤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 ‘주사위 놀이’로 벌칙을 정해 술을 마시기도 했다.

이곳 칭다오와 달리 웨이하이의 한국식 K-TV엔 특이한 점이 있었다. 룸마다 ‘공주(公主)’가 배치되는데, 공주는 술을 따르거나 노래기기에 번호를 입력한 대가로 팁을 받았다. 대신 ‘선택’을 받은 아가씨들은 ‘전문적’으로 손님과 대화에 열중한다.

“중국에는 3종류의 K-TV가 있습니다. 한국식, 중국 로컬식, 일본식이죠.”

수출상담 업무에 종사하는 또 다른 전문가 P씨는 바이어들의 국적에 맞게 K-TV를 고른다고 했다. 한국식 K-TV의 경우 보통 양주 1병에 600~1000위안. 2병을 시키면 1병은 무료 서비스이고 맥주와 안주는 무제한 공짜다. 맥주만 마시면 10병에 300~400위안을 내면 된다. 웨이터 팁과 ‘공주’ 팁은 보통 100위안, 아가씨 팁은 200~300위안 선. K씨는 “환율이 ‘100위안=2만원’이 되면서 팁만 10만원이 됐다. 지난해 초 ‘100위안=1만3000원’이었을 땐 1만원이라고 생각하고 100위안을 ‘남발’했는데 지금 그러다간 택시비도 안 남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원정 성매매의 경우 대부분 낮에는 관광이나 골프로 시간을 보낸 뒤 저녁에 K-TV에 들르는 게 코스. 하지만 성매매는 생각지도 않고 술 한잔 하러 왔다 취기가 올라 ‘2차’를 요구하는 손님이 꽤 있다고 한다.

“노래 부르면서 손님에게 계속 ‘접촉’을 시도해 ‘2차’를 유도하죠. 저희는 2차를 나가야 수입이 확 달라지거든요.”

웨이하이의 K-TV에서 일하는 도우미 아가씨의 말이다. 손님을 따라나가 다음 날 아침까지 함께하면 600~1000위안의 별도 봉사료를 받는다.

“경제적 개인주의는 문화적 이기주의로 유도되어 개인의 쾌락 추구를 증가시킨다.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18세기 말부터 혼외 출산이 급격히 는 것을 보라”고 일갈한 사회학자 에드워드 쇼터가 떠올랐다.

중국 로컬식은 각 방마다 최소 금액이 정해져 있다고. 룸 값에 기본안주, 술이 제공되고 양주는 보통 500위안부터 시작한다. 팁은 한국식과 비슷하지만 2차 비용이 400~1800위안으로 차이가 많다. K씨는 “한국인이 중국식 K-TV를 찾을 경우 말이 통하지 않을뿐더러 가짜 양주를 마실 확률이 높다”며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향해 보였다.

일본식 K-TV는 양주 가격이 저렴하고 콜라와 물, 안주 가격이 정해져 있다. 도우미 팁은 100위안 정도. 일본어를 잘한다면 모를까, 한국인들이 제대로 손님 대접받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한다. 2차 비용은 한국식 K-TV보다 1.5배 이상 비싸다.

기자가 “도우미와 2차를 나갔다간 강화된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처벌법’(상자기사 참조)에 따라 10~15일의 구류를 받거나 강제 추방당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K씨는 “대형 K-TV나 호텔에 입주한 K-TV는 업주가 현지 공안(公安·경찰)과 ‘시(關係·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그럴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 가요 익히고 매일 미용실서 단장

기자가 인터뷰한 아가씨들의 나이는 20~35세. 이들은 각자 업소에서 사용하는 예명(藝名)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인터뷰를 청하자 대부분 “링반(領班)과 ‘전문가’가 협조해주라고 해서 얘기를 하긴 하는데, 너무 자세한 건 묻지 말아달라”는 주문이 많았다(마담에 대한 칭호는 링반, 마미(Mommy), 징리(經理) 지에지에(姐姐·언니) 등으로 다양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베이징으로 온 한 아가씨는 “많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도시로 이주할 때 도시 호우커우(戶口·일종의 주민등록)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불법체류를 하거나 개인사가 복잡한 아가씨들도 많아 혹시 알려지면 불이익을 당할까 (인터뷰를) 피한다”고 귀띔했다.

20명의 아가씨 중 자신이 일하는 지역(베이징, 칭다오, 웨이하이) 출신은 5명. 나머지는 부모 중 한 명이 자신이 일하는 지역 출신이거나 농촌에서 올라왔다. 신장위구르 자치주나 내몽고 자치주, 쓰촨(四川)성 등에서 수만 km 떨어진 곳으로 온 이들도 있었다.

“구이저우(貴州) 구이양(貴陽)시의 K-TV에서 일을 했는데, 친척이 업소에 손님으로 찾아온 거예요. 그래서 아예 멀리 떨어진 칭다오로 왔죠. 여긴 손님도 많고 아는 사람도 없어 일하기 편해요. 수입도 회사 다닐 때보다 배 이상은 되고요.”

도시 사회학자들의 전통적인 분석을 떠올려 보자.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유동적인 노동집단과 1인 가구, 독신 남성 등이 늘어나면서 ‘연애’를 성욕 충족의 유일한 배출구로 이용하는 인구가 증가한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해 아르바이트, 혹은 직업적으로 성매매 하는 여성 인력도 늘면서 매매춘 제도의 역할은 증대된다.”

이들은 보통 마담이나 친구의 권유, 혹은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K-TV를 찾아가 일하고 있는데, 열심히 하면 한 달에 8000위안(160만원)도 거뜬히 번다고 했다. 왕메이(王美) 씨는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 보통 월 2000~3000위안을 받는다. 친구들에 비해 수입도 좋고 전문직이라는 프라이드도 강하다. 부끄럽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샤오쉬에(小雪) 씨는 “(아가씨들이) 쇼핑 중독에 빠져들지 않고 2, 3년 일하면 제법 목돈을 만질 수 있다. 쉬고 싶으면 마담에게 말하면 된다. 결혼은 안정적인 생활이 될 만큼 돈을 번 뒤에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했다.

돈도 돈이지만 노래 부르고 대화하는 게 적성에 맞거나 한국말과 문화를 익히기 위해 이 일을 한다는 아가씨도 많았다. 이들 중 한 명은 “이미 한국 남자친구와 깊게 사귀고 있다. 기회가 되면 남자친구를 따라가 한국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선 독일 역사학자 에두아르트 푹스의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부르주아 계급과 달리 하층계급은 상속할 재산이 없는 만큼, 공동체 통제에서 일단 벗어나면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해 행동할 정도로 자유롭다. 좀더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인데, 이들은 낮은 임금 때문에 결혼을 늦춰야 했고 수년간 연애를 했다. 무수한 자유연애는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결과다.”

“매너 좋은 한국 손님들 북창동식 야한 쇼 요구 땐 당황”

중국 베이징의 한 유흥업소.

수입 = 선택 빈도·2차 횟수

도우미들의 수입은 손님들의 ‘선택 빈도’ ‘2차 횟수’와 정비례하는 만큼 선택을 받기 위한 아가씨들의 노력도 치열하다. 한 도우미의 말이다.

“4, 5명의 손님이 50명 정도의 도우미 중에서 파트너를 고르기 때문에 아가씨들은 10대 1의 경쟁을 통과해야 해요. 그래서 매일 저녁 출근 전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만지고 메이크업을 해요. 룸에 들어가면 손님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기를 불어넣죠. 가끔 윙크를 날리는 ‘반칙’도 해요.”

몸매가 자신 있으면 비스듬히 서서 ‘S라인’을 강조하고, 가슴에 자신이 있으면 상체를 살짝 숙이는 등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도 활용한다. 일단 손님의 선택을 받았다면 그 다음엔 2차를 나가기 위한 관문을 뚫어야 한다. 2차를 거부하는 손님에게 강요는 하지 않는 게 원칙. 하지만 손님의 손을 꼭 잡아주거나 노래 부를 때 진한 포옹을 하며 스킨십을 유도하는 등 끊임없는 유혹 작전을 펼친다. 이것도 안 통하면 “친구는 2차를 가는데 나는…” 하면서 매달리기도 한다고. “손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해요. (친구만 2차 나가면) 은근히 자존심도 상하고… 돈도 벌어야죠”. 자오쥐화(趙菊花) 씨는 (경기침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님이 줄면서 도우미들의 적극성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한다.

“중국에 거주하거나 자주 오는 한국인은 단골손님이 되는 경우가 많아 고객 유지 차원에서라도 손님이 즐겨 부르는 트로트와 팝을 익혀두죠. 한국 드라마를 보며 간단한 한국말도 배워요.”

2차에서 손님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평소 ‘소녀경’ ‘금병매’ 같은 고전 성애물이나 포르노물을 보며 ‘연구’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예상외로 단골손님이 많은 아가씨들은 대부분 이런 연구를 마쳤다고 보면 된다”는 것. 또한 밤에 먹고 마시는 습관은 비만을 부르기 쉽기에 운동과 다이어트는 이들의 공통 관심사다.

“살이 찌면 이 세계에서 퇴출입니다. 식사량을 줄이거나 달리기, 수영, 근력운동, 온천욕 등으로 몸매 관리를 해요. 체력을 길러놔야 술도 마시죠. 살 빼려고 보름 동안 죽만 먹고 운동하다가 병원에 실려간 아가씨도 있어요.”

나름대로 ‘프로 의식’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아가씨들이 정말 참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진상 한국인 손님’들을 경험하면서 이 바닥을 떠난 아가씨들도 있다고 한다. 아가씨들이 꼽은 ‘어글리 코리안’ 유형 1위는 변태 스타일.

진지아잉(金佳英) 씨는 “몸을 이용해 폭탄주를 만들어달라거나 테이블에 올라가 야한 쇼를 보여달라는 손님을 대하면 얼굴이 화끈거려요. 그것도 다른 손님과 아가씨들 앞에서…. 심지어 ‘다 같이 벗고 놀자’거나 속옷을 달라는 손님도 있어요. 안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일 때는 경리에게 SOS를 요청하는 수밖에 없죠. 이들은 변태성욕자일 가능성이 많아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손님과 2차를 나가면 엽기 포르노 수준의 행위를 요구하거나 한국을 떠나 있다는 ‘일탈감’에서 발기부전치료제를 먹고 몇 차례씩 성관계를 강요하는 등 ‘불감당’일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K씨는 이를 ‘밤문화 차이’로 설명했다.

“중국에선 사회주의 문화 때문인지, 둘만의 사적인 장소가 아니라 다수가 합석한 경우 성에 대한 개방도가 한국보다 훨씬 낮아요. 갑자기 무리한 요구를 하면 ‘무례하다’고 생각하죠. 둘만의 공간에서도 예상 밖의 행위를 요구하면 당혹스러워합니다. 그래서 가끔 볼썽사나운 꼴도 보게 되죠.”

도우미들은 이 밖에도 모르는 노래를 일방적으로 부르게 하거나, ‘꽃값’을 깎아달라고 하거나, 계속 술을 마시라고 강요하거나, “영어도 한마디 못하느냐”며 핀잔을 주는 등의 한국 손님들을 꼴불견으로 꼽았다.

마담은 대개 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 보통 아가씨로 일했거나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담은 아가씨들과 친구처럼 지내지만 때론 보호자, 혹은 엄한 관리자가 되기도 한다고. 150명의 아가씨를 관리한다는 경리 진린(金林) 씨는 “다음 날 손님이 불만을 얘기하면 그 아가씨는 여기서 일 못합니다. 바로 나가야죠”라고 말했다.

꼴불견 한국인 1위는 ‘불감당 변태 스타일’

손님이 특정 스타일의 아가씨를 요구하거나, 까다로운 손님들이 예약을 하면 미리 오전부터 그에 맞는 아가씨들에게 전화를 해 세팅을 해둔다. 열심히 일하는 아가씨들의 경우 마담이 손님 앞에서 ‘이 아가씨 괜찮다’며 한마디 던지기도 한다. 손님이 그 아가씨를 고르게 해서 수입 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노력 대가’인 셈이다.

마담들은 수입에 대해 말을 흐렸지만 K씨는 “규모가 크고 장사가 잘되는 ‘잘나가는’ 마담은 월 10만 위안(2000만원)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지역과 경영 상황, 마담 능력에 따라 소득 편차가 크고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수입이 줄었다고 한다.

매일 도우미 팁에서 일정액(1인당 100~200위안)을 자기 몫으로 챙기고 술값에서도 일정 비율이 마담 몫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VIP 고객을 확보하려는 마담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아가씨들이라고 능력 없는 마담 밑에서 일하고 싶겠어요? VIP에게는 때 되면 연락하는 건 기본이고, 생일 등 기념일에 전화해 무료로 서비스하기도 해요. 비즈니스 이전에 인간적으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죠.”

손님이 계산을 거부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는 ‘난감백배’다. 안면이 있는 손님은 다음 날 전화해 청구하는데, 막무가내 손님은 아주 가끔 공안이나 ‘따거(大哥·폭력배)’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이런 장사를 하려면 보통 공안과 ‘따거’ 모두와 관계를 만들어놓죠.”

‘성의 정치학(Sexual Politics)’의 저자 케이트 밀레트는 1830~1930년을 남녀 모두 성적 자유가 신장된 ‘성혁명 제1 시기’로 본다. 혼외 성관계에 대한 금기가 약화되고 성쾌락주의가 확산되며, 성의 휴머니즘을 재발견하고 전통적인 성도덕을 공격하는 양태가 나타나는. 1960년대 이후 ‘허용적인 사회(permissive society)’로 불릴 만큼 전통에 대한 거부와 도전이 다양하게 나타난 서구사회는 제2기로 통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제1 시기를 거쳐가고 있는 것일까.

성매매 단속 치안관리처벌법 강화

2차 적발 땐 강제 추방 … 큰코다친다


중국에서 성매매는 불법이다. 2006년 3월1일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성매매에 대한 처벌이 훨씬 강화됐다. 이 법은 처벌 항목을 종전의 73개에서 238개로 늘렸고,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강화된 법에는 한국 관광객이 주의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성매매를 하거나 돈을 주고 여성(혹은 남성)을 사는 행위( 娼)를 한 사람은 10~15일 구류를 받게 되고, 5000위안 이하의 벌금도 내야 한다. 매음(賣淫)을 위한 호객 행위에도 100~500위안의 벌금을 물린다. 매음을 목적으로 사람을 유인하거나 소개할 경우도 마찬가지. 외국인은 상황에 따라 강제 추방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망신당하고 신세 망치지 않으려면 알아서 행동을 절제해야 한다.

법 위반으로 소환된 사람이 구류 처분을 받으면 즉시 소환 이유와 장소를 가족에게 알린다. 이 법에 따라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 지역 K-TV 업소는 집중 단속으로 ‘개점휴업’ 상태였다고 한다.

법에는 또 술에 취한 사람이 타인을 위해하거나 공공안전을 위협할 경우 술이 깰 때까지 구류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한국의 음주문화를 감안하면 각별히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창원대 이주형 교수(중국학)는 “중국에선 성매매는 물론 ‘산페이’(三陪, 陪酒 陪舞 陪唱·손님과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름을 의미하는 신조어. 최근에는 陪睡, 즉 ‘함께 잔다’는 뜻까지 포함하기도 한다)도 금지하고 있다”며 “요즘은 사실상 이러한 규정이 유명무실해졌지만 알고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19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에는 매춘이 없으므로 관련 법규도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오다, 1986년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처벌규례 제30조 제정을 통해 매음 및 매춘부 고용 윤락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주간동아 2009.02.24 674호 (p52~56)

베이징·칭다오·웨이하이=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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