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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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金값 하는 금’ 이 최고야

불확실 시대 최고의 재테크 … 가격 변동성 커 분산투자 바람직

  • 이동엽 J&H 대표 자문역·‘금 투자의 정석’ 저자 se100@chol.com

    입력2009-02-19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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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金값 하는 금’ 이 최고야
    돌잔치 금반지 값이 지난해 무려 46.1%나 올라 소비자 지출 품목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금 시세는 보합세였으나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금값이 폭등한 데 따른 것이다. 금 3.75g(1돈쭝) 값은 지난해 10월18일 17만6000원까지 급등해 통계청의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에 대한 투자 열기는 가격과 수익률 상승으로 나타났다. 달러나 유로 기준으로 2008년 금 시세는 5~9%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주식 등 다른 자산이 40~50%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 수익률은 단연 돋보였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금융위기 속에서 금 투자는 자산 보험과 더불어 ‘황금알 낳는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상대적 수익률 단연 돋보여

    금 투자는 2008년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후퇴라는 공황을 먹고 무럭무럭 자랐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책, 통화팽창, 통화가치 절하,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으로 ‘불멸의 통화’인 금에 대한 투자가 더욱 주목을 받아 21세기판 골드러시는 쉽게 식지 않을 듯하다.

    세계경제의 향후 시나리오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경제가 회복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의 시나리오는 각 나라가 통화를 찍어내 시장에 쏟아붓고 경제를 회복시켰을 때다. 천문학적 자금으로 경제위기는 진정되겠지만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대적 경기부양책은 늘 금 투자 수요 증가와 금값 상승을 몰고 왔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각국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하는 경우다. 대대적인 구제책에도 경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디플레이션과 함께 사회, 정치적 불안도 야기될 것이다. 이때 자산 투자의 피난처로서 금의 가치가 부각된다.

    두 시나리오 모두 각국이 경기 부양과 수출 진흥을 위해 엄청난 액수의 통화를 찍고 화폐가치 하락을 조장하는 점이 공통적이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이 부채 경감을 위해 막대한 물량의 달러를 찍어내고 정부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상황이 오면,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가들이 자산 보존을 위해 금 투자를 선호하는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역시 ‘金값 하는 금’ 이 최고야
    향후 금시장을 눈여겨보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일본의 금 투자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달러, 유로 베이스의 부채가 없는 상태에서 엔화의 화폐가치가 절상되는 국가인데도 금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금값이 과거보다 저렴하다는 이유와 함께 금 투자가 일본인을 비롯한 전 세계 투자가들에게 ‘공포로부터의 유일한 피난처’라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 공급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세계 금광업계의 금 공급은 정체 내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은 4% 감소했다. 스크랩 금(제품화 과정에서 쓰고 남은 금 조각) 공급 또한 2008년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 투자에서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투자대상이다. 안전한 금 투자는 실물 금에 투자하는 것이다. 가장 보수적인 투자방법은 실물 금을 구매한 뒤 금융기관 등에 위탁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소유하는 것이다. 골드바는 자산가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투자대상이다. 골드바는 무게에 따라 1kg, 500g, 100g 등으로 나뉜다. 골드바 시장은 2008년 전체 금 실물거래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가장 대표적인 런던 골드바 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200억 달러에 이른다. 1년 전보다 45% 늘었다. 골드바 시장협회 회원들 사이의 거래까지 포함하면 금괴 실물거래는 공식 거래보다 3~5배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그 규모는 600억~1000억 달러다.

    ‘자산 보험’의 대표적 투자상품

    2008년 전체 금 거래액은 20조 달러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한마디로 골드바 시장은 유동성이 크다. 런던 현물시장에서 필요할 때 쉽게 매매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금융기관 및 일반 시장에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 금 투자대상 중 리스크가 큰 경우는 신규 및 탐광단계의 소규모 금광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대박을 꿈꾸는 투자가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금과 관련한 파생상품, 선물-옵션 등에 손을 대기도 한다. 금 투자에 적극적인 자산가들에겐 이런 다양한 투자대상을 각각 10~20%씩 조합해 금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자산 보존 및 증식이 투자의 주목적이라면 결국 금 투자에서도 중요한 것은 투자 시기다. 최근 몇 주 동안 금값은 유로, 파운드화 기준으로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때문에 향후 몇 달 안에 단기간 급등에 따른 조정기를 맞을 수 있다. 금 가격은 조만간 1온스당 1000달러 돌파가 예상되지만, 조정 국면을 맞는다면 1온스당 700달러 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 투자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만한 정보가 부족한 일반 투자가들은 향후 몇 년간 금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분산 매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 펀드, 금 통장, 금괴 투자와 관련해 하나 더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 세금과 환율이다. 환율에 대해서는 앞에서 통화가치 하락과 관련해 언급했다. 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 여부는 투자상품 하나하나마다 투자가들이 따져볼 문제다.

    금본위제 아래서 금이 신뢰를 상징했다면, 금융위기 속에서 종이화폐가 신뢰를 상실하는 현실에서는 금이 공포를 나타내는 지표로 중요한 구실을 한다. 금융과 경제가 비교적 순탄하게 움직이던 1990년대의 금 투자는 다른 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공포와 공황이 싹트기 시작한 과거 몇 년과 마찬가지로 향후 수년간은 사정이 다르다. 특히 금은 ‘자산 보험’의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 등장할 것이다. 금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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