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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명품은 차원이 달라!”

세상의 오직 한 제품 ‘오더메이드’ 바람 … 남성 슈트와 수제 구두 특히 인기

“내가 쓰는 명품은 차원이 달라!”

“내가 쓰는 명품은 차원이 달라!”

화이트 셔츠와 180수 MTM 네이비 체크 슈트, 라이트 블루 실크 타이는 모두 BRIONI.

명품을 소유하고 싶은 현대인의 욕망과 효율성을 좇는 대량생산 시스템의 결합은 ‘대중적 명품’의 범람을 낳았다. 명품업계는 최근 대량공급을 통해 고객층을 폭넓게 흡수하고 있지만, 명품 특유의 ‘희소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오직 한 명의 고객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는 ‘오더메이드(order made)’ 서비스를 통해 ‘나만의 명품’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과거 명품 브랜드가 맞춤형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요즘과 같은 대량생산 시대에 ‘오더메이드’ 서비스는 더 희귀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그 의미를 지닌다.

‘오더메이드’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품목은 슈트다. 체형과 취향에 부합하는 완벽한 슈트야말로 남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아이템이기 때문.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슈트의 옷감은 물론 버튼과 주름까지 모든 주문 사항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수 미주라’(이탈리아어로 ‘당신의 사이즈에 맞춘다’라는 뜻)를 선보였다. 선택 가능한 옷감의 소재는 무려 450여 가지. 모델과 디테일의 종류도 100여 가지에 이른다. 이렇게 까다롭게 작성된 오더 시트가 이탈리아의 수 미주라 아틀리에에 전달되면, 숙련된 장인은 ‘세상에 단 한 벌뿐인 제냐 슈트’를 만든다. 제작 기간은 약 6주. 완성된 수 미주라 슈트는 고객의 이름과 제작일이 새겨진 ‘Taglio Exclusivo’라는 레이블을 달고 고객의 손에 전해진다. 월드 와이드 서비스를 통해 주문 장소에 상관없이 에르메네질도 제냐 매장이 있는 어느 도시에서나 완성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매력!

특히 명품업계의 ‘찾아가는 서비스’는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맞춤형 컬렉션(Made to Measure·이하 MTM)의 생산 비율이 무려 25%를 차지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브리오니는 VIP나 최고 구매업체들을 위해 테일러들이 세계 곳곳으로 날아가 브리오니의 맞춤 전통을 시연한다. 현재 세계 500여 개 부티크와 백화점이 브리오니의 레디투웨어(기성복)와 MTM을 동시 판매하고 있다. 1000명의 테일러와 바느질공이 모든 의상을 핸드메이드로 만들며, 하루 300벌만의 슈트를 생산하는 것이 브리오니가 품질을 유지하는 비밀이다.

“내가 쓰는 명품은 차원이 달라!”

1_ 체크 패턴 셔츠와 딥 그레이 슈트, 사선 스트라이프 타이는 ERMENEGILDO ZEGNA.
2_ 벨루티 비스포크 슈즈는 9~10개월 동안 최고 장인의 손을 250여 번 거쳐야 비로소 탄생된다.
3_ 란스미어는 원단 선택과 슈트 디자인, 완제품을 받는 일까지 고객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이뤄지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2004~2005년 F/W시즌부터 이탈리아의 수석 재단사 주세페 바실리가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고객의 사이즈를 직접 측정하고 피팅과 재단을 하는 ‘맞춤형 컬렉션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매년 3월과 9월 각각 이틀간 이 행사가 진행된다. 슈트, 코트, 이니셜이 새겨진 셔츠와 타이 등을 자신의 취향으로 맞출 수 있는데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보통 셔츠는 1개월, 슈트는 6~8주 걸린다고 한다.



최고급 원단 브랜드에서 2005년 신사복 브랜드로 거듭난 제일모직 브랜드 란스미어는 매장 방문이 어려운 바쁜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전담팀까지 두고 있다. CAT(Customer Advising Team)라 불리는 이 제도는 노련한 패턴 전문가(모델리스트)와 세일즈 스태프가 2인1조가 된 개별적인 서비스 시스템. 패턴 전문가는 등이 굽거나 팔길이가 좌우 불균형한 고객의 미묘한 신체적 약점까지 파악해 이를 보완할 슈트를 고안하며, 이미지 컨설팅 경험을 지닌 세일즈 스태프는 연령과 체형, 행동패턴과 생활습관까지 고려해 고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슈트 디자인을 제시한다. 슈트 디자인과 원단의 선택부터 완제품을 받는 일까지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이뤄지는 란스미어의 CAT 제도는 ‘오더메이드’ 서비스의 결정판이라 하겠다.

유명인사와 같이 쓰는 남다른 자부심

슈트만큼 맞춤 생산이 중요한 아이템은 바로 구두다. 프랑스 최고급 남성 수제화 브랜드 벨루티는 오더메이드 슈즈 ‘비스포크(Bespoke)’를 선보이며 100년 넘게 상류사회 멤버십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치수 측정, 발 모양과 라이프스타일 분석, 구두의 가죽, 컬러와 디자인 결정 등 복잡한 단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비스포크 슈즈는 9~10개월간 최고 장인의 손을 250여 번이나 거쳐 탄생한다. 프랑스 본사의 수석 장인 패트리스 록이 매년 2회 한국을 방문해 예약한 고객에 한해 발을 측정하고 상담도 해준다니 세상에 단 한 켤레뿐인 구두를 갖고 싶은 분들은 기회를 놓치지 말 것.

‘오더메이드’ 서비스를 누리며 덤으로 얻는 것은 ‘세계 유명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부심일 것이다.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브리오니 맞춤복을, 이건희 회장은 란스미어 맞춤 슈트를 즐겨 입는다지 않는가.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각국의 대표 한 사람씩을 선정해 세계 최고의 양모로 만든 맞춤 정장을 제공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지휘자 정명훈이 그 영광을 안았다. 벨루티 비스포크 슈즈는 유럽 왕족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타인과의 차별화’에 대한 열망이 커질수록 ‘오더메이드’ 열풍은 다른 분야까지 확대될 것이다. 포화상태의 명품시장에서 ‘오더메이드’가 명품업계의 유일한 생존전략이 됐다는 것,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가 쓰는 명품은 차원이 달라!”

1_ 화이트 셔츠와 블랙 슈트, 라이트 퍼플 실크 타이는 모두 GIORGIO ARMANI.
2_ 100% 울 재킷은 ISAIA by LANSMERE, 네이비 셔츠는 MAFFIS by LANSMERE, 실크 보타이와 코듀로이 팬츠는 LANSMERE.
3_ 파티나 기법으로 만들어져 빛의 각도에 따라 미묘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BERLUTI 슈즈.

기획 이남희 The Weekend 기자 irun@donga.com

포토그래퍼 문형일 neographer@hotmail.com

미술 최정미 ssoo0313@donga.com

GIORGIO ARMANI 02-549-3355, ERMENEGILDO ZEGNA 02-2016-5325, LANSMERE 02-542-4177, MINETANI 02-3443-4164, BERLUTI 02-547-1551, BRIONI 02-585-9687



주간동아 2007.10.23 607호 (p66~68)

  • 이남희 The Weekend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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