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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숙·강현숙·정미라 그때 그 여자들

  •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박찬숙·강현숙·정미라 그때 그 여자들

박찬숙·강현숙·정미라 그때 그 여자들

박찬숙, 정미라, 강현숙 씨(왼쪽부터)가 장충체육관 코트에서 농구경기 포즈를 잡고 있다.

3월 초 서울 장충체육관 옆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기자(36) 세대에겐 낯선 세 사람과 자리를 함께했다.

여자 농구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강현숙(52) 대한농구협회 이사 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감독관, 정미라(51) MBC 해설위원, 박찬숙(48) 대한농구협회 이사 겸 WKBL 경기위원이 그들이다. 사실 이 세 사람은 왕년의 스타가 아니라 지금도 농구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들이다.

선수 시절 세 사람은 센터(박찬숙)와 가드(강현숙, 정미라)로 강력한 ‘삼각편대’를 형성해, 1979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세계 최강이던 미국도 꺾었다. 세 사람의 왁자지껄한 무용담을 듣는 일은 마치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특별한 재미를 주었다.

자매 못지않게 친하게 지낸다는 세 사람은 개성이 뚜렷했다. 대표팀 시절 거의 주장을 도맡아 했다는 강 이사는 맏언니답게 성격이 차분했고 무게감도 있었다. 정 해설위원은 말솜씨뿐 아니라 유머감각이 뛰어난 데다 그 연세(?)에 장난기가 넘쳤다. 박 이사는 딱 ‘여장부’ 타입이었다. 여자 농구의 발전 방안에 대해 박 이사가 “기득권을 가진 남자들이 언제 우리에게 농구팀을 한번 맡겨봤냐. 선수로 국제대회 한번 못 나가본 남자 지도자들이 지금 프로 구단을 맡아 여자 농구를 다 말아먹고 있다”며 거침없이 내지를 때는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졌다.

자식 얘기도 화제에 올랐는데, 2세들이 뜻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강 이사는 딸만 셋으로, 큰딸(26)은 통역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이고 두 살 아래 쌍둥이 딸 중 한 명은 미국에서 요리사 수업을, 한 명은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정 위원은 1남1녀를 두었는데, 아들은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하고 이화여대 4학년인 딸만 유일하게 농구를 했다는데 지금은 안 하는 것 같다. 박 이사는 1남1녀로, 큰딸은 대학에서 영화예술학을 전공하고 늦둥이 아들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5학년이란다.



“아이들이 잘 큰 것 같다”고 했더니 대답이 각각 달랐다. 강 이사는 “운동 때문에 외국을 많이 다녔던 것이 아이들의 견문을 넓혀준 것 같다”고 했고, 정 위원은 “바빠서 그냥 방치했는데 알아서 잘 크더라”고 했다. 박 이사는 “농구를 가르칠 때 스텝부터 슛까지 하나하나 가르쳤다”고 했다.

여자 농구는 프로팀이 6개뿐인 작은 규모지만, 속을 들여다볼수록 참 다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간동아 2007.04.03 579호 (p96~96)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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