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9

2007.04.03

운동 처방과 IDD 테라피로 디스크 복원

일반 허리운동과 다른 과학적 처방 … 수술 후 약화된 허리 보강 효과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7-03-30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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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 처방과 IDD 테라피로 디스크 복원

    비수술적 치료를 강조하는 이성호 원장(오른쪽).

    인천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김선우(가명·42) 씨는 운전대를 잡은 연륜만큼 오래된 요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통증의 원인은 척추디스크. 최근 3~4년간 통증이 도질 때마다 해결책을 찾아봤지만, 운전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없어지면 당장 가계가 곤란하게 된다는 생각에 선뜻 치료 결심을 하지 못했다. 가족에게조차 “고집 때문에 병을 키운다”는 핀잔을 듣게 된 김씨는 얼마 전 일에 지장을 받지 않고도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지난해 가을 유비스병원(032-888-8275)을 찾게 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곳의 이성호 원장은 김씨에게 “디스크 진행 정도가 심하기는 하지만, 스포츠과학재활센터(이하 재활센터)의 운동치료와 IDD 테라피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요통은 물론 디스크의 근본치료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치료기기 센터르와 페가수스

    재활센터의 대표적인 치료기기는 센터르와 페가수스. 두 기기는 이상을 보이는 디스크 주변 근육을 단련해 요통을 해결하고, 약해진 허리가 다시 튼튼하게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돕는 구실을 한다. 컴퓨터에 사전 입력된 개인정보에 따라 운동 방향과 압력의 강도가 조절되기 때문에 환자의 몸 상태에 가장 잘 맞는 운동이 가능하다. 또한 치료를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고, 단기간에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김씨 같은 사람에게는 딱 맞는 치료법이다.

    유비스병원은 척추수술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곳. 그런데 이곳 환자들 가운데 정작 수술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유비스병원이 척추수술 전문이긴 하지만 이는 그만큼 수술에 자신 있다는 의미이지, 결코 수술을 통한 치료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요통 환자 100명 중 3~5명만이 수술이 필요한 경우다. 나머지 환자들은 비수술적 치료로도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주장. 특히 만성 요통이나 허리 불안정증, 수술 후 약화된 허리를 보강하기 위한 재활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운동치료와 IDD 테라피가 있다. 이중 운동치료는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허리운동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처방된 운동치료이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피트니스센터에서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허리운동 기구는 한 방향의 운동만 가능한 데다, 허리 근육과 관절에 무게를 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대부분 허리 바깥쪽의 근육을 강화하는 데 그쳐 만성 요통이나 허리 불안정증 예방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척추 심부근육을 단련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유비스병원의 운동치료가 평범한 재활운동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운동 처방과 IDD 테라피로 디스크 복원

    유비스병원의 운동치료.

    “대부분의 만성 요통 환자와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척추뼈를 고정해주는 요추 심부근이 약해진 경우가 많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자연히 이 부분의 근육을 움직이는 일도 적어져 근력이 더욱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척추뼈가 안정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해 요통이 악화되거나 작은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는 등 악순환을 겪게 된다.”

    만성 요통의 악순환에 대한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가수스와 센터르를 이용한 운동치료를 받게 되면 척추를 둘러싼 복근과 심부근육이 강화되면서 척추가 안정성을 되찾아 통증이 해결된다고.

    유비스병원에서는 여기에 IDD 테라피를 병행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IDD 테라피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인 노먼 실리 박사를 중심으로 한 신경외과 및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개발한 디스크 치료법. 임상에서 86~94%의 치료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IDD 테라피가 국내에 최초로 도입된 시기는 2005년으로, IDD 테라피의 편리함과 탁월한 효과에 감명받은 이 원장이 첫선을 보였다고 한다.

    중년 골퍼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

    1회 시술에 25~30분 걸리는데, 오실레이션이라는 제3세대 디스크 운동치료 프로그램이 사용된다. 무통증 상태에서 손상 부위에 분당 수십 차례의 미세한 견인과 수축을 반복하는 자극을 가하면 디스크를 둘러싼 추골이 5~7mm 늘어나면서 디스크 내부의 압력이 떨어져 디스크에 수분, 산소, 영양분이 골고루 전달된다. 이를 반복하면 탈출한 디스크가 수축력을 되찾으면서 원상복귀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이때쯤이면 운동치료를 통한 척추 주위의 심부근육도 충분히 단련된 상태이기 때문에 원상복귀된 디스크가 다시 탈출하지 않도록 붙잡아둘 수 있으며, 척추가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어 요통도 사라진다.

    재활센터에서 만난 환자 유모(56) 씨는 “회사일에 치여 디스크 치료를 미루고 있었는데, 골반부터 목까지 관통하는 극심한 통증이 찾아와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았다”면서 “치료 후 2주 정도 지나자 통증이 사라졌고, 한 달 후부터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끼지 못할 만큼 좋아졌다”고 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디스크 재발을 예방하고, 생활 속에서 쌓이는 근육과 관절의 피로를 푼다고.

    유씨처럼 처음 예정된 치료가 끝난 뒤에도 운동치료를 계속하는 경우는 유비스병원에서는 흔한 일이다. 재발을 막는 예방의학 차원에서 운동치료를 계속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활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경우 일주일에 한 번만 병원을 찾아도 충분히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고. 따로 운동할 여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체력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장년층과 직장인, 수험생들이 대다수다.

    운동치료는 운동신경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비거리를 늘리고 싶은 중년 골퍼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좋다고 한다. 이 원장은 운동치료 효과가 특정 질환이 없는 일반인들에게서도 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하나를 전했다.

    “요통 치료를 받는 친구를 따라와 함께 운동치료를 받은 50대 초반의 남성이 있다. 하루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운동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 후에 나간 라운딩에서 홀인원을 했다고 자랑했다. 골프를 친 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홀인원은 처음이라는 그분 덕에 한동안 재활센터가 홀인원을 노리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집합소가 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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