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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청의 골프 雜說

캐리 웹 동성 밀애 현장 딱 걸렸네!

캐리 웹 동성 밀애 현장 딱 걸렸네!

호주 시드니의 3월은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은 가을이 시작되는 달이다.

이때가 가까워오면 시드니 공항은 시끌벅적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런던에서, 상파울루에서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귀고리·코걸이에 검은 가죽바지를 입고 날아오기 때문이다.

3월 시드니에서는 세계 최대의 게이, 레즈비언 페스티벌 ‘마디그라(Mardi Gras)’가 벌어진다. 올해도 3개월 전부터 마디그라 조직위원회가 결성돼 착착 준비해왔다.

3월 초하루, 옥스퍼드 거리에 어둠살이 내리자 연도를 가득 메운 65만명의 갤러리들은 긴장한 채 마른침을 삼켰다. 8시 정각을 향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5, 4, 3, 2, 1.” ‘쾅! 쾅! 쾅!’ 천지를 진동하는 록 사운드와 동시에 강력한 서치라이트가 아스팔트를 때린다. 반라의 게이와 레즈비언들은 날개를 달고 사이드스텝을 밟으며 행진을 시작한다.



‘Love · Chaos’. 앞장선 팀의 타이틀이다. 거대한 밤의 여신 카오스 상이 벌겋게 빛을 발하며 뒤따라간다.

이 퍼레이드엔 별의별 팀이 다 있다. 귀머거리 동성애자 협회, 알코올중독 동성애자들을 도와주는 모임, 동성애자 부부들 모임, 게이 레프팅·세일링 협회, 시드니 동성애자 테니스 협회, 빅토리아주 이탈리아계 게이그룹…. 모두 166개 팀이 춤추고 노래하며 행진한다.

시드니 달링허스트 지역 옥스퍼드 거리. 대낮 노천카페에서 남의 시선엔 아랑곳 않고 진한 키스를 나누는 커플, 자세히 보면 남(男)과 남(男)이다. 서로의 허리를 꼭 껴안고 밀어를 속삭이는 여(女)와 여(女)도 있다.

옥스퍼드 거리를 중심으로 20여 만명의 게이와 레즈비언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거리는 깨끗하고 마약은 발붙일 수도 없다. ‘Safe Sex’ 운동으로 에이즈는 강 건너 불이고, 밤중에 골목길을 여자 혼자 다녀도 안전하다.

이곳에 사는 게이와 레즈비언들은 놀고먹는 사람들이 아니다. 공무원, 교사, 의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직업이 다양하며 대부분 친절하고 겸손하고 예절바르다.

여친 캘리 로빈스와 껴안은 채 밀어 속삭이는 장면 목격

캐리 웹은 호주가 자랑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걸출한 스타다. 2001년부터 애니카 소렌스탐에 짓눌려 밀려나는가 했더니 지난해부터 맹렬한 기세로 재기해 올해 호주에서 열린 MFS호주여자오픈, ANZ레이디스 마스터스 우승을 연거푸 하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ANZ레이디스 마스터스는 언제나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에서 열린다.

3년 전 나는 이 대회에 초청받아 프로암 대회에도 참가하고 그날 밤 전야제에서는 캐리 웹과 얘기를 나눌 기회도 얻었다. “당신 스윙이 최고”라고 치켜세웠더니 “세리 박이 더 좋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튿날 본격적인 ANZ레이디스 마스터스 라운드가 시작됐다. 라운드를 마치고 소문으로만 듣던 사실을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됐다. 캐리 웹과 미국 LPGA 선수 캘리 로빈스가 남의 시선은 아랑곳 않은 채 꼭 껴안고 밀어를 속삭이는 것이다.

하와이에서 시작해 멕시코, 그 넓은 미국 땅을 돌다 캐나다 영국까지 떠돌아다녀야 하는 여자 선수들에게 정상적인 결혼생활은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LPGA엔 레즈비언이 많다.

LPGA가 미국남자프로골프협회(PGA)나 시니어PGA보다 턱없이 인기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동성애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골프는 보수층의 놀이다. 한국 낭자군단에 아직 동성애 소문은 들리지 않는다.



주간동아 2007.03.27 578호 (p9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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