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1

2007.01.30

인슐린 주사, 오해와 편견

  • 권혁상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입력2007-01-24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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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슐린 주사, 오해와 편견

    인슐린 주사는 가장 안정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700만명이 매년 새롭게 당뇨병 환자로 진단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당뇨병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합동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05년 현재 전 국민의 8.29%인 400만명 가량이 당뇨병 환자로 추정됐고, 최근의 증가 추세를 감안한다면 2030년엔 722만명(전 국민의 14.37%)으로 늘어나 국민 7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당뇨 대란’에 대한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하나는 이미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경우 혈당조절을 철저히 해 합병증을 예방함으로써 당뇨병성 합병증에 따른 각종 질환과 사망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좀더 근본적인 대책으로, 아직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지침을 철저히 실천해 당뇨병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조절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모든 신체기관이 노화하듯 췌장 역시 당뇨병이 오래될수록 기능이 약해져 인슐린 분비가 덜 되고 다른 기관에서도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므로 처음의 용량으로는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 그러다 췌장이 더 이상 인슐린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인슐린 주사를 통해 외부에서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 알약으로만 조절하다가는 약의 부작용만 심해지고 췌장에 계속 무리를 주어 아예 기능을 못하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인슐린 주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인슐린 주사는 매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만 빼면 췌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가장 안정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저혈당이나 몸이 붓고 체중이 느는 등의 부작용은 있지만 최근엔 이를 개선한 인슐린 제제도 많이 개발됐다.

    특히 지속형 인슐린은 과거의 인슐린과 달리 하루 한 번만 주사하면 24시간 이상 약효가 지속되므로 간편하고 저혈당 및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이 훨씬 적다. 당뇨병이 심한 경우엔 처음으로 진단을 받았더라도 단기간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만 증세가 빨리 나아질 수 있다.



    인슐린 주사, 오해와 편견
    그러므로 “인슐린은 한 번 맞으면 평생 맞아야 한다”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이젠 끝이다”라는 고정관념은 잘못된 것이며, “당뇨병도 오래되면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혈당이 잡힌다” “당뇨병이 심한 경우 빨리 인슐린 주사를 맞아 회복시킨 뒤 알약으로 조절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 개념이다. 더 이상 기존 약제 혹은 예전 방식만 고집해 혈당조절을 어렵게 할 것이 아니라,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약제와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게 현명한 당뇨관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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