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스키의 첼로는 노래한다. 적당히 윤기와 온기가 있는 음색은 장시간 들어도 피곤하지 않다. 그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에는 옛 음반과 신반 모두 ‘가장 우아한’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함께 연주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역시 붉은 단풍이 낙엽 되어 뚝뚝 떨어지는 가을이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음반이다.
발트 3국의 하나인 라트비아 공화국의 수도 리가에서 태어나 로스트로포비치와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라는 양대 거장을 사사한 그는 1965년 러시아 음악 콩쿠르, 66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73년 가스파르 카사도 국제콩쿠르 등에서 차례로 수상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유대인인 그는 반체제 운동에 연루됐다는 죄목으로 2년간 수용소 생활을 해야 했다. 72년 이스라엘로 이주하며 자유를 찾은 일은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대목으로 간주되고 있다.
마이스키가 하늘거리는 셔츠를 즐겨 입는 까닭은 패션감각 때문이 아니라 실용적인 이유에서다. 그는 연주 중 땀을 많이 흘리는데, 땀을 흡수하지 않고 흘러내리게 하는 셔츠 덕분에 연주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늘 친절하고 한결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서울 정도로 정진하는 마이스키는 보기 드문 진정한 프로 연주가다. 1월30일 울산 현대예술관, 2월1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2월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그를 볼 수 있다. 베토벤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 WoO.46,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라흐마니노프 ‘엘레지’ Op.3-1과 첼로 소나타 Op.19를 연주한다. 이번 공연에서 반주는 장한나 내한공연 때 반주를 맡았던 피아니스트 세르지오 티엠포가 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