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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창|고릴라 변천사

야수성의 상징서 온순한 동물로

  • 이서영 자유기고가

야수성의 상징서 온순한 동물로

야수성의 상징서 온순한 동물로
19세기까지만 해도 고릴라가 네스호의 괴물처럼 신비스러운 전설의 괴물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지금이야 어느 동물원에 가도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고릴라가 가진 신비스러움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고릴라는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침팬지보다 훨씬 인기 있고 할 이야기도 많다.

그 이유는 사람이 털북숭이 옷을 입고 분장하면 충분히 고릴라를 흉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다고? 하긴 1930년대 무렵에 나왔던 고릴라 분장을 보면 기가 막히긴 하다.

하지만 고릴라 옷에도 명품이 있다. 1970년대 리메이크 버전 ‘킹콩’에서 고릴라 옷을 입고 주인공 괴물을 연기한 릭 베이커는 할리우드에서 명품 고릴라 옷을 만드는 전문가였다. 그가 만든 가장 훌륭한 고릴라는 아마 ‘마이티 조 영’의 리메이크 버전에 나오는 것일 게다. 영화를 보면서 어디까지가 컴퓨터그래픽(CG)이고 어디까지가 고릴라 옷을 입은 사람인지 한번 구별해보라.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가장 위대한 전설로 남은 고릴라는 고릴라 옷을 입은 사람이 아니다. 바로 1933년 오리지널 ‘킹콩’에 등장한, 사실은 토끼털로 만든 고릴라 인형이다. 지금 보면 뻣뻣하고 촌스러운 특수효과지만 특별히 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2006년판 버전에서 피터 잭슨이 호사스러운 컴퓨터그래픽을 동원한 리메이크를 만들었고 작품 또한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오리지널 ‘킹콩’의 투박한 멋이 반감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영화 속의 고릴라는 어떤 존재일까? 1930년대 오리지널판 ‘킹콩’이 만들어질 무렵, 고릴라는 현대인이 잃어버리고 두려워한 야수성의 상징이었다. 고릴라가 인간 여자를 납치한다는 설정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설정은 포르노나 세미포르노의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연을 보는 방법이 바뀌고 고릴라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서 이런 시점은 조금씩 바뀐다. 예를 들어 ‘킹콩’ 제작자들이 10년쯤 뒤에 만든 영화 ‘마이티 조 영’만 봐도, 주인공 조 영은 훨씬 따뜻하고 얌전한 동물로 등장하며 결말도 해피엔딩이다. 앞에서 언급한 리메이크 버전에서도 이 덩치 큰 온순한 동물을 환경운동의 깃발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고릴라와 인간의 유사성에 주목하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이클 크라이턴의 소설 ‘콩고’를 보면 수화로 대화하는 고릴라가 등장한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고릴라는 허구가 아니다. 그리고 그들 중 가장 유명한 고릴라인 코코는 바벳 슈로더의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코코, 말하는 고릴라’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먼 훗날에는 실제로 말하는 고릴라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주간동아 2007.01.09 568호 (p73~73)

이서영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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