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8

2007.01.09

태권도 종주국 ‘위기의 계절’

김성태 부산시 태권도협회장 “올림픽서 퇴출 걱정 밤잠 설쳐, 해외홍보 더욱 강화”

  • 양병하 프리랜서 md5945@naver.com

    입력2007-01-03 1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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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도 종주국 ‘위기의 계절’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9개나 땄지만 태권도가 2016년 하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것인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2009년 ‘2016 올림픽 종목 결정투표’에서 퇴출당하지 않도록 스포츠 외교를 서둘러야 합니다.”

    김성태(59·㈜코르웰 대표이사) 부산시 태권도협회장은 요즘 본업인 기업 경영보다 태권도 알리기에 더 바쁘다. 그는 “태권도만큼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좋은 수단이 없다”는 생각에 대한체육회와 대한태권도협회, 세계태권도협회 등과 협의해 ‘해외 현지대사관 주최 태권도대회’를 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2005년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총회 결정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까지만 (태권도 종목 유지가) 확정된 실정입니다. 하지만 ‘김운용 사태’와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자격정지 등으로 IOC 내에서 한국의 입지는 극도로 약해져 있습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앞장서 IOC 위원들이 소속한 국가들부터라도 지속적으로 태권도를 홍보해야 합니다.”

    김 회장은 KOC와 WTF가 나서지 않으면 대한태권도협회와 부산시협회 차원에서라도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5월에는 태권도 국가시범단과 함께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독일 등을 돌았습니다. 현지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든 해외로 나갈 생각입니다. 야구나 소프트볼처럼 방심(?)하고 있다가 올림픽 종목에서 탈락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해외 현지대사관 주최 대회 구상

    키 185cm의 시원스런 외모에 웃음소리가 유난히 큰 그는 2004 아테네올림픽의 태권도 영웅 문대성을 연상시킨다. 떡 벌어진 어깨에 손가락 통뼈마디가 타고난 무도인의 인상.

    김 회장이 태권도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 시절이었다. 그는 경남 하동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지리산 촌에서 태어나 자랐다. 보따리 책가방에 검정고무신을 신은 채 초·중학교를 마쳤고, 진주고를 졸업한 뒤 한국해양대에 진학해 교내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다.

    “그땐 참 실력이 좋았죠. 태권도를 전공하는 체대생들도 이겼으니까.” 아무리 태권도가 좋아도 김 회장에게 사업은 숙명이었던 모양이다. 지난 30년간 선박수리·조선업에만 전념해온 그는 최근엔 풍력발전 등 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 달여 전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했을 땐 중국이 40억 달러를 투자해 향후 20년간 석유를 공급받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시점에 그런 뉴스는 놓칠 수 없었던 것.

    한편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4일 부산항만공사(BPA)의 제2기 항만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는 부산항 운영과 관련해 “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BPA가) 역할을 잃어가며 항만위원들도 할 일이 없어지고 있다”면서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의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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