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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 장학생 이호 “스킨헤드족 무서워”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아드보 장학생 이호 “스킨헤드족 무서워”

아드보 장학생 이호 “스킨헤드족 무서워”
‘신형 진공청소기’ 이호(22·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사진)가 경호원 4명을 둔 호화 생활(?)을 할 뻔했다. 이호는 경호원을 붙여주겠다는 구단의 제의를 최근 거절했다. 스킨헤드족의 테러 공포는 무섭지만 자신만 특별 대우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호가 생활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그런데 러시아 민족주의가 부활하면서 이 도시에 스킨헤드족이 들끓고 있다. 백주 대낮에 한인 유학생이 테러를 당한 일도 있었다.

이호가 러시아에 진출한 뒤 영사관 사람들의 초대를 받아 식사하던 자리에서 처음 들은 얘기도 “밤에는 절대 돌아다니지 마세요. 유색인종 혐오주의자들을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라는 우려 섞인 경고였다.

어느 날 밤의 일이다. 김동진과 함께 생활하는 이호의 숙소에 이름 모를 러시아 사람들이 몰려와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 잔뜩 겁을 먹은 이호는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이들은 집 앞에서 한동안 시위를 벌인 뒤 사라졌다고 한다.

다음 날 스포르트 바자(sport baza) 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후 이호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전날 밤의 일을 전했는데, 아드보카트 감독이 구단 직원들을 불러 “경호원 4명을 이호 집에 배치하라”고 지시하는 게 아닌가.



단지 푸념을 늘어놓았을 뿐인데 감독이 경호원을 붙이라고 조처하자 이호는 당황스러웠다. 이호는 결국 아드보카트 감독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해야만 했다. 가뜩이나 아드보카트 감독의 총애를 받는다는 질투 섞인 시선이 많은 터라 매사에 조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호는 러시아 진출 후 아드보카트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 거의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11월9일엔 러시아리그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호를 여러 포지션에 기용하면서 경기력 향상을 돕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치고 유럽 빅리그의 러브콜을 받으면 ‘이호를 함께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넌지시 내비쳤다고 한다. “빅리그에서 뛰겠다”는 이호의 야망이 단지 꿈만은 아닌 듯하다.

그의 성 ‘리(Lee)’는 러시아어로 ‘용감하다’는 뜻이다. 스킨헤드족이 들끓는 도시에서도 그의 용감한(?) 도전은 계속된다.



주간동아 561호 (p84~84)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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