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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前 주간동아|‘외국인 노동자의 집’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이제 세계로’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이제 세계로’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이제 세계로’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구약성경 욥기 8장 7절에 나오는 글이다. 여기저기에서 자주 인용돼 낯익은 글귀다. 이는 그만큼 몸으로 실천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원래 실천하기 어려울수록 자주 들먹이게 마련 아닌가. ‘금연’처럼.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가장 대표적인 봉사단체는 ‘외국인 노동자의 집’과 ‘중국동포의 집’이다. 현재 서울·성남·안산·광주·양주·발안 등 6개 도시에서 활동 중이다.

이 단체는 중소업체 사업주들에게 부당하게 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 등을 상담해주고 무료진료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2004년 7월에는 서울사무소가 있는 구로구 가리봉1동에 국내 최초의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을 개설했다. 조만간 해외로까지 봉사의 손길을 뻗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대규모 지진피해를 입었던 파키스탄 만세라 지역에 5월1일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이 단체의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의 대부’로 통하는 김해성 목사. 그가 혈혈단신으로 92년 성남시 하대원동 공단 입구에 세운 ‘산자교회’가 이 단체의 뿌리다. 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이 만들어진 건 그로부터 2년 후인 94년 4월의 일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문제와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그가 과로로 쓰러졌을 때 병문안을 온 지역의 의사와 변호사, 목사, 교수들과 뜻을 모아서 만들었다. 그러나 재정문제가 항상 걸림돌이었다.

96년에 ‘주간동아’가 성남에서 활동하던 그를 찾았을 때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환자들을 돌볼 자원봉사자의 손길도 절실하고요.”



김 목사가 이 험난한 길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여야 합니다. 법을 지키는 자에게 혜택이 주어지고, 법을 어기는 자에게는 불이익이 주어져야 마땅한 것 아니겠습니까.”

김 목사가 한눈팔지 않고 10년 동안 쌓아온 ‘험한 세상의 다리’는 어느덧 세계로 향하고 있다.



주간동아 2006.03.14 526호 (p6~6)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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