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9

2006.01.17

금배지 버리고 구미시장 원하는 까닭은…

  • 김시관 기자

    입력2006-01-11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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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경북 구미갑)이 ‘배지’를 버릴 예정이다. 대신 5월 치러질 예정인 기초단체장(구미시장) 선거에 나설 계획이다. 물론 지역여론이 따라줬을 경우의 일이다.

    현역 의원이 배지를 버리고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 당연히 그의 선택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그는 왜 배지를 버리려는 것일까.

    시장 출마와 관련한 김 의원의 결심은 2005년 11월 정부의 대기업 수도권 신·증설 허용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면서부터 싹텄다. 그의 말이다.

    “구미 경제가 너무 어렵다. 수도권과 다른 도시들이 구미의 부를 훔치고 있다. 이를 막는 데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맡으면 산자부 장관에게 전화 한 통 하기도 힘들 것이다. 나는 정세균 장관 내정자와 예결위에서 같이 활동했다. 기획예산처 실·국장도 많이 알고 있다.”

    중앙정치를 하면서 닦아놓은 인맥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를 하겠다는 복안인 셈. 한 측근은 “LG그룹의 LCD 공장이 파주로 옮겨가는 등 구미의 부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며 구체적인 내막도 공개했다.



    김성조 의원의 구미시장 출마 계획에 대해 지역여론은 반반이다. 국회에 남아 지원을 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그 가운데 하나. 그러나 김 의원의 생각은 확고하다.

    “국회의원은 옆에서 도와줄 뿐이다. 시 전체의 발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결국 시장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의원은 “1월 말까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김관용 현 구미시장은 같은 ‘선산 김씨’로 가까운 사이. 그래서 지역에서는 3선 규정에 묶여 경북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김 시장과 김 의원이 자리를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따라붙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는다. 지역주민들은 현역 의원의 배지 버리기와 기초단체장 도전을 관심어린 눈길로 쳐다본다. 그의 결단은 중앙의 정치권력을 버리는 신선한 반란일까, 아니면 승자 독식문화의 한 흐름일까. 정치권과 구미 지역주민들이 퍼즐 풀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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