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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창 vs 이종왕의 방패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검찰의 창 vs 이종왕의 방패

검찰의 창 vs 이종왕의 방패

이종왕 삼성그룹 법무실장.

100명이 넘는 삼성그룹 법무팀이 기지개를 켰다. X파일의 흐름을 지켜보던 이들이 출정식을 기념해 던진 화두는 “언론이 춤추고 있다”는 것. 그 행간으로 자신감과 전의가 표출된다. 그들 손에 들린 방패도 유난히 두꺼워 보인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이하 구조본) 한 관계자는 “모든 언론사를 상대로 하는 소송보다는 일부 방송사와 신문이 주 소송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별 대응이다. 모든 언론과 전면전을 벌일 경우 승산도 없을 뿐더러 국민 눈에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려 있다. 삼성 법무팀은 ‘치라시(전단지)’ 수준의 녹취록 문건을 두고 과열 경쟁에 나섰던 일부 언론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이미 여의도 정가에는 몇몇 언론이 삼성 법무팀의 예리한 칼 솜씨에 심한 내상을 입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삼성 측에서 흘러나오는 소송가액은 수백억원대. 기존 소송과는 게임이 안 된다.

삼성 법무팀이 준비 중인 소송작업은 언론 길들이기 성격이 강해 보인다. 그렇지만 뽑아 든 칼이 시위용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구조본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7월28일부터 발효된 개정 신문법에서는 언론사의 과실도 손해배상 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온다.” 잔뜩 기대를 거는 표정이다.

삼성그룹 구조본 한 관계자는 “몇몇 언론의 경우 의도적으로 상황을 악의적으로 해석했다”며 배수의 진을 칠 기세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끝까지 가자는 것이 상층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도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린 언론들은 일단 삼성의 매머드급 법무팀과 이들이 꾸려놓은 소송 좌판을 보고 기가 질리는 표정이다. 양 진영의 이런 긴장감 속에서 검찰도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삼성 측과 언론, 그리고 테이프의 불법 유출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검찰은 이종왕 삼성그룹 법무실장의 상대로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세웠다. 이 실장의 방패일까, 아니면 이 지검장의 창일까. 주사위는 던져졌고, X파일은 또 다른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주간동아 2005.08.09 497호 (p8~8)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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