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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코는 막히고, 스트레스는 쌓이고

건조한 겨울철 ‘코막힘’ 고통 겪는 환자 많아 … 아이들은 성장·학습 장애 원인 되기도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코는 막히고, 스트레스는 쌓이고

코는 막히고, 스트레스는 쌓이고

코를 심하게 푸는 것은 코막힘의 한 원인이고, 코막힘은 수면 장애를 불러온다.

2005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수험생 아들을 둔 주부 김모씨(47)는 아이의 코 질환 때문에 속이 숯검정이 될 지경이다. 공부에 더욱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할 아이가 늘 코가 막히고 머리가 아프다며 통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 급기야 최근 들어서는 코막힘이 심해지고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 공부하는 시간보다 코막힘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은 상황이다.

한겨울로 들어서면서 코가 자주 막혀 그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막힘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코 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더욱 심해진다. 일단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므로 입안이 계속 마르고 머리가 아프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밤에도 잠을 잘 자지 못해 만성 수면부족에 시달린다. 수면부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업무 능력이 떨어지며, 아이들의 경우엔 성장 및 학습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입으로 호흡을 계속하면 얼굴 뼈에 발육장애가 올 수도 있고, 치열이 고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코막힘의 원인은 코감기(급성 비염), 만성 비후성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콧속 칸막이 뼈 휨(비중격 만곡증), 콧속 물혹(폴립), 축농증(부비동염) 등 다양하다.

코감기·비염·축농증 등이 코막힘 원인

겨울철 감기와 함께 쉽게 오는 비염은 코의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급성 비염은 감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공기의 습도나 온도가 갑자기 변할 때 많이 나타난다. 급성 비염이 되풀이되거나 낫지 않으면 점차 만성 비염이 된다. 심하면 축농증이나 중이염, 인후두염, 기관지염까지 불러오기도 한다. 이에 반해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알레르겐)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코가 간질간질하고, 연속적으로 재채기가 나오며,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막힘에 눈이 가려우며 눈물이 나는 증상이다. 코막힘의 또 다른 주원인은 비중격 만곡증. 콧속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는 칸막이 뼈가 휘면서 한쪽으로 쏠려 코막힘을 일으키는 것으로 입으로 호흡하기, 코피, 후각 이상, 코골이, 두통, 머리가 무거운 느낌, 귀의 멍멍한 느낌 등이 생긴다. 코뼈가 휘어져 있기 때문에 이 자체가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해맑은이비인후과 허상 원장은 “축농증도 그 자체가 코막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만성 축농증은 특히 겨울에 코막힘이 심해지고, 콧물이 나거나 목으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도 나타난다”고 밝혔다. 또 두통, 후각장애, 주의력·집중력 저하와 그로 인한 학습 및 업무 능력 저하를 불러온다.

코막힘으로 병원에 가면 먼저 내시경 등으로 콧속의 구조와 염증 유무를 확인한 뒤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진단한다. 코막힘의 치료는 약물치료부터 시작하고, 만약 낫지 않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 수술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 하지만 구조적 이상일 경우엔 바로 수술하기도 한다.

코는 막히고, 스트레스는 쌓이고

고주파를 이용해 코막힘 제거 수술을 하고 있는 의료진.

급성 비염이나 단순한 만성 비염에는 약물치료를 하며,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 주변에서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제거하거나 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회피요법으로 치료한다. 해당하는 알레르겐을 수년에 걸쳐 차츰 용량을 늘려가며 몸에 주사를 놓는 면역치료 등이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만성 비후성비염이나 다른 치료로 낫지 않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간편하고 회복이 빠른 코블레이션 수술과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코블레이션 수술은 점막층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아르곤 플라스마 응고술은 수술 부위에 접촉하지 않으면서 조직을 응고시키는 새로운 비접촉성 고주파 수술법. 이 수술은 넓게 퍼진 점막 표면을 효율적이면서도 쉼없이 응고시켜, 출혈 부위의 지혈이 쉽고 고주파가 일정한 깊이 이상 침투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조직이 타서 연기가 나는 일이 없으므로 불쾌한 냄새가 적고 의사가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또 레이저 치료 때와 같은 방어용 안경이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다.

간편하고 회복 빠른 첨단 수술법 잇따라 등장 ‘희소식’

비중격 만곡증은 수술하는 게 원칙으로, 휜 부분을 바로잡아 코 칸막이 뼈가 코 가운데에 위치하면 공기 흐름이 원활해진다.

허 원장은 또 “예외의 경우가 있긴 하지만 콧속 물혹이 있을 때도 대부분 수술을 권한다”며 “근래에는 물혹을 흡입기로 빨아들여 갈아 없애는 흡입분쇄기(microdebrider)가 개발돼, 수술을 더욱 안전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만성 축농증을 치료할 때는 농(膿)이 있는 콧속 부비동의 환기와 배설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치료 원칙이다. 약물요법과 증기흡입법, 배농세척법(부비동 내 고름을 제거하고 그 부위를 세척하는 치료법) 등이 듣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하는 게 보통이다. 최근엔 내시경 수술이 널리 퍼져 수술요법이 과거와 달리 안전하고 정확하며 통증이 줄었고 완치율도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만성 축농증 수술은 수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심한 축농증은 수술 뒤에도 수개월간 통원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가 학생이라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방학을 이용하는 게 좋다. 축농증으로 인해 두통이 있거나 집중이 안 되고 정신이 산만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올라갈 수 없으므로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건조한 겨울철 코나 목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내습도를 50~60%, 실내온도를 20~25℃로 유지해 코의 생리적 기능을 최상의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환기에도 신경 써야 한다. 너무 오래 실내에만 있지 말고 자주 바깥 공기를 쐬고, 하루 1.5ℓ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허 원장은 “겨울철 호흡기 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고, 평소 코막힘 등의 증상이 있다면 전문적인 진단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질환 자체를 고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5.01.04 467호 (p64~65)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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