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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아이디어 농산물 제조기”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나는야 아이디어 농산물 제조기”

“나는야 아이디어 농산물 제조기”
●●●병배, 병포도, 오투(O₂) 오이…. 이름만 들어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이 상품들은 경기 연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개발해 농가에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 아이디어 농산물이다.

병배와 병포도는 투명한 유리병 안에 배와 포도를 넣어 키운 것. 좁은 유리병 속에 꽉 들어찬 과일이 맑은 빛을 발해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다. 오투 오이는 과실이 맺히기 시작할 때부터 비닐봉지 안에 넣어 무농약 상태로 키우기 때문에 씻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

이 센터에서 26년째 근무하며 ‘신기한’ 농산물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온 원예기술담당 신동준씨(46)는 “1990년대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자 마을 농민들 사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며 “값싼 외국 농산물이 밀려드는 상황에서 우리 농촌이 살아남을 방법은 아이디어 개발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는 컨셉트를 출발점으로 삼아 날마다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갖은 실험과 실수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낸 것이 병배. ‘배도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병배는 배꽃이 피면 가지마다 유리병을 매달아 그 안에 배가 맺히게 해서 만든다. 간단해 보이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내용물의 색이 변하거나 썩지 않도록 하는 노하우를 개발하느라 꼬박 6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99년 3월 연천군 이름으로 특허 등록된 병배는 이제 한 해 약 1만개가 생산돼 개당 3만5000원에 팔리는 인기 상품이다. 이후 개발된 병포도, 오투 오이 등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총인원이 29명에 불과한 이 센터가 그동안 출원한 특허는 모두 10 여 개. 이 다양한 기술 덕분에 연천 지역 농민들은 이제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며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요즘에는 농민들의 일손을 덜어줄 수 있는 ‘가시 적은 두릅나무’ 개발에 매달리고 있어요. 오래오래 고생하며 만들어낸 자식 같은 농산물들이 우리 마을 농민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니 즐거울 뿐입니다.”



주간동아 454호 (p185~185)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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