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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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하이펑·장쉬 사제, 이창호 벽에 눈물

  • 정용진/ Tygem 바둑 웹진 이사

    입력2004-09-23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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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하이펑·장쉬 사제, 이창호 벽에 눈물
    ●●● 이번에 새로 탄생한
    중환배는 대만이 자국의 바둑 발전을 위해 응씨배에 이어 두 번째 만든 세계대회다. 하지만 우승상금이 7200만원 정도로 여타 세계대회에 비해 규모가 작고, 중국이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불참해 어찌 보면 반쪽 대회로 전락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대회에 한국 기원이 이창호를 비롯해 최철한, 박영훈, 송태곤 등 간판 타자들을 모두 내보낸 데 대해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최철한 8단과 송태곤 7단은 한 달 내내 세계대회에 출전한 탓으로 파김치가 되다시피 한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1회전에서 최철한 8단과 송태곤 7단, 박지은 5단이 고배를 마시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송태곤 7단은 대만의 린즈한(林志涵) 5단이라는 무명 기사에게 져 충격을 주었다. 다행히 ‘믿음직한’ 이창호 9단과 후지쓰배 챔피언 박영훈 9단이 4강에 올라 한국 바둑의 체통을 세웠다.

    일본 본인방 장쉬(張木羽) 9단은 실질적으로 일본 일인자 대접을 받고 있는 강타자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이중허리 린 하이펑(林海峰) 9단의 제자인데, 마침 1회전에서 스승을 이긴 이창호 9단과 만났다. 두 기사의 역대 전적은 1승1패. 그러나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돌아 건넌다’는 이창호 9단의 삼중허리를 크게 의식했음인가. 백1 때 흑2가 너무 웅크린 수였다. A로 젖혀 백쫔를 제압해두었으면 실리에서 확연히 앞서 매우 희망적이었다.

    거북이걸음이 트레이드마크인 이창호 9단이 백3부터 토끼뜀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백7에 이은 백9·11의 연타. 실로 그림 같은 수순이다. 흑2로 받을 순 없다. 이건 백11까지 흑이 앉아서 지는 길이다. 결국 백17까지 선수한 뒤 19로 손을 돌리자 단숨에 형세가 뒤집히고 말았다. 253수 끝, 백 4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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