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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타워팰리스 VS 아이파크

호텔인 듯 … 수목원인 듯 … 도대체 집 맞아?

또 들어선 귀족타운 호사가들 사이에 화제 … 첨단시설·내부장식 업그레이드 ‘질시 반 부러움 반’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호텔인 듯 … 수목원인 듯 … 도대체 집 맞아?

호텔인 듯 … 수목원인 듯 … 도대체   집 맞아?

타워팰리스와 최고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파크(Park)냐 팰리스(Palace)냐. 최근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주제다. ‘최첨단 귀족타운’으로 누구도 넘보지 못할 네임 밸류를 자랑하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삼성동 ‘아이파크’가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5월 말 입주를 시작한 아이파크는 평당 4000만원대의 매매가를 기록하며 4월15일 입주가 시작된 타워팰리스 3차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타워팰리스 입주자들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최첨단 시설과 입지 조건에서 타워팰리스가 단연 앞선다고 주장한다.

‘초호화 주택’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아이파크와 타워팰리스는 과연 어떤 곳일까.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온 ‘그들만의 궁전’에 ‘주간동아’가 직접 들어가 봤다.

호텔인 듯 … 수목원인 듯 … 도대체   집 맞아?

연못과 오솔길, 정자, 시냇물, 분수 등으로 꾸며져 있는 아이파크의 정원 풍경.

서울 한복판에서 즐기는 안락한 전원생활. 삼성동 아이파크의 첫인상은 ‘값비싼 집’이라기보다 ‘전원’이었다. 정문을 지나면 ‘파크(Park)’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넉넉하고 아름다운 공원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주차장이 모두 지하에 있어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벌판 위로 잔디밭과 단풍나무 오솔길, 연못과 정자가 보이고, 그 사이를 동글동글한 천연석이 깔린 실개울이 흘러 지난다. 단지를 둘러싼 나무 아래에는 800m 길이의 조깅 트랙이 숨어 있다. 테니스 코트와 농구장,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야외수영장까지, 아직 채 자라지 않아 듬성듬성 서 있는 나무들이 무성해질 몇 년 후에는 작은 숲을 이룰 공간이다.



아이파크의 녹지 공간은 8820평. 잠실 축구장의 4배에 이르는 규모다. 그곳을 449가구에 ‘불과한’ 아이파크 입주자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한다. 아이파크 주민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타워팰리스를 뛰어넘는 매매가도, 초고가 외제 빌트인 가구도 아닌 이 정원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하지만 아이파크에 살지 않는 이들에게 이곳은 ‘그림의 떡’도 되지 못한다. 정원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일단 정문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길 복판에 선이 그어진 진입로에서 입주자는 오른쪽 길을 따라 바로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방문객들은 왼쪽 길로 향해 정문 앞 경비실을 거쳐야 한다. 정복을 갖춰 입은 젊은 남자 보안요원들은 방문 목적과 세대를 확인하고, 주민과 전화통화를 거쳐 방문객의 신원을 검증한 뒤, 신분증을 보관하는 조건으로 비로소 방문증을 내준다. 음식 배달원들에게도 이 절차는 똑같이 적용된다. 입주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사람은 정문조차 통과할 수 없는 것. 외부인이라 해도 단지 내 통행은 가능한 타워팰리스보다 더 삼엄한 경비다.

경비실을 지나쳐 정원을 바라보며 아파트 건물에 들어서면 이번에는 20대 여자 관리인이 다시 방문 목적을 묻고, 방문증을 확인한 후 또 한 번 방문 세대 호수를 기록한다. 그제야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안에 들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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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 거실에서는 한강 다리들과 봉은사, 남산, 여의도까지 서울 전역이 내다보인다.

아이파크는 일반 세대의 거실에도 관리실에서 집안을 살펴볼 수 있는 CCTV를 설치했을 만큼 ‘철벽 보안’을 하고 있다. 집주인이 외출한 후에만 도둑 방지 목적으로 카메라를 켠다지만 집안에 절도 방지 CCTV를 설치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외부인들은 더더욱 ‘그들만의 공간’에 들어갈 수 없다. 고가의 대리석과 미술작품들로 장식된 로비, 복도, 집안에 들어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한강 조망은 오직 이곳 주민들만의 것이다.

30층대 아파트에 들어서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거실 통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서울 풍경. 영동대교, 청담대교 등 한강 다리들과 봉은사, 남산, 여의도까지 서울의 거의 모든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맑은 날이면 동쪽으로는 하남과 남양주, 서쪽으로는 일산까지 내다보인다. 3개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 거실과 안방, 건넌방에서 서로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은 아이파크의 장점 가운데 하나. 삼성동 구릉지에 건설돼 16층이 넘는 세대에서는 대부분 한강을 중심으로 하는 빼어난 서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전망을 얻기 위해 아이파크는 해가 제대로 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세대를 북서, 북동향으로 배치했다.

해외 명품으로 주방 빌트인 … 주변 도로상황 생중계

서울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아이파크 옥상에는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아침마다 올림픽대로와 영동대로의 교통 상황을 찍어 생중계해준다. 이 역시 오직 입주민들만을 위한 서비스다.

창에서 집안으로 눈을 돌리면 평당 매매가 4000만원대를 기록하며 타워팰리스의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아이파크의 또 다른 장점이 드러난다. ‘아파트’라는 특징을 살려 쾌적한 주거 공간으로서의 성격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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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는 3면이 창으로 둘러싸여 방마다 서로 다른 전망을 보여준다. 사진은 아이파크 안방.

아이파크 안에는 집주인이 문을 열기 전엔 절대 붙박이장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만한 장소 곳곳에 미닫이를 이용한 수납공간들이 배치돼 있다. 지하에는 가구별로 별도의 창고도 있다. 천장이 일반 주택보다 30cm 이상 높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산 원목으로 만든 ‘층간 바닥 충격완화제’를 시공해 층간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아이가 있는 가정들이 크게 반길 만한 점이다. 지하주차장 경사로에는 ‘눈 녹임 장치(snow melting system)’가 설치돼 겨울에도 사고 위험 없이 주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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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의 작은 방.

고급스러움 면에서도 다른 주상복합들에 뒤지지 않는다. 거실에는 타워팰리스처럼 조명, 가스 등 집안의 주요 기기를 한 번에 통제할 수 있는 ‘홈패드’가 붙어 있고, 주방에는 독일제 명품 브랜드인 밀레(Miele)와 가게나우(Gaggenau)의 냉장고, 냉동고 오븐 식기세척기 쿡탑(가스레인지의 일종) 등이 빌트인됐다.

2000년 분양 당시 거실 마루와 붙박이장의 마감재는 ‘소박한’ 원목이었지만, 상당수 주민들이 수억원의 추가비용을 들여 대리석 바닥, 고급 벽지 등으로 업그레이드한 상태다.

그런데도 아이파크 주민들은 자신들의 집이 타워팰리스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늘 높이 쌓아올린 철골 구조물이 아니라 자연 속의 쾌적한 주거지”라는 것이다.

한적한 숲길도, 빼어난 전망도, 집안에서의 안락하고 편안한 삶도 돈으로 새로 만들어 소비해야 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씁쓸한 서울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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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여의도 63빌딩이라고 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더 이상 정답이 아니다. 1985년 준공 후 지금껏 대한민국 고층 건물의 지존 자리를 지켜온 63빌딩보다 더 높은 건물이 생겼기 때문이다.

4월15일 입주가 시작된 도곡동 ‘타워팰리스Ⅲ’. 서울 한복판에 69층 높이로 우뚝 선 이 주상복합 건물의 높이는 262m로, 249m에 ‘불과한’ 63빌딩보다 13m나 더 높다. ‘중요한 것은 크기’라는 어느 영화의 카피처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규모는 타워팰리스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만드는 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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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의 화장실.

그러나 여전히 타워팰리스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점은 ‘가장 높은 빌딩’보다는 ‘대한민국 부의 상징’일 것이다. 2002년 최첨단 설비와 초호화 인테리어로 꾸민 타워팰리스 1차 단지가 입주를 시작한 뒤부터 지금껏 타워팰리스는 우리나라에서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서는 ‘귀족타운’의 모델이었다.

아이파크가 매매가에서 타워팰리스를 앞지른 지금도, 여전히 타워팰리스 3차에는 그것만의 아우라(Aura)가 있다. ‘팰리스(Palace)’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귀족적 면모다.

타워팰리스 단지 가운데 가장 안쪽에 자리잡은 3차 단지 G동 로비에 들어서면 넓은 공간과 대리석 바닥, 세련된 벽재와 고상한 천장 조명이 ‘타워팰리스’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선택된 사람’에게만 활짝 열리는 첨단 보안시스템이 가동된다.

주민들은 가지고 있는 IC 카드로 자유롭게 출입하며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외부인은 주민과 동행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타워팰리스의 모든 시설에는 카드 인식기가 부착돼 있어 IC 카드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대 내 현관 출입문에는 카드뿐 아니라 지문인식장치, 비밀번호 입력장치, 신원확인용 카메라가 한꺼번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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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는 서울 전역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과 최첨단 내부 시설로 유명하다.

건물 곳곳에 숨어 있는 CCTV도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넥타이가 삐뚤어져 있는지 아닌지, 무슨 색깔의 머리핀을 했는지 중앙감시실에서 모두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카메라다.

음이온 가득한 내부 공기, 대규모 스포츠센터 ‘자랑’촘촘한 감시망을 뚫고 일단 ‘주민’임이 검증되면 이제부터 ‘팰리스’의 서비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로비층에서 한 층 올라간 곳에 있는 입주자들의 사교 공간 ‘클럽하우스’는 웬만한 호텔 커피숍에 뒤지지 않는 분위기다. 음료 가격은 1500~2000원대로 싸지만, 통유리를 통해 한눈에 들어오는 단지 안 조경과 고급 목재, 대리석으로 치장한 내부 인테리어는 1, 2차의 고급스러움을 훨씬 뛰어넘는다. 이곳의 요금 결재도 오직 IC 카드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입주민이 아닌 경우에는 단지 안에 들어온다 해도 이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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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안에 있는 입주민 전용 카페.

타워팰리스는 1, 2차 입주 당시 첨단 시스템에 비해 인테리어가 떨어진다는 주민들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3차는 내부 장식에 특히 공을 들였다. 복도와 엘리베이터 등에 사용한 대리석도 업그레이드됐고, 세대 안 빌트인 제품도 수준을 높였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각 방으로 실시간 중계해주는 놀이방, 최신 시설을 갖춘 스포츠센터, 외부 손님을 집밖에 재울 수 있게 마련한 게스트룸 등 공동생활 공간을 지나면, 이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향할 차례다.

타워팰리스 3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1, 2차에 비해 내부 공기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점. 삼성 이건희 회장이 최적의 공기라고 평가한 하와이의 공기 수준인 ‘평균기온 낮 28℃, 밤 25℃에 습도 38~45%, 초속 1m의 미풍, 1㎥당 1000개가 넘는 음이온’을 단지 안에 구현하기 위해 삼성이 특별히 개발한 하와이 공조시스템이 도입됐다. 이 덕에 고층에서도 탁한 공기로 인한 불편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타워팰리스 1, 2차 입주 당시 화제를 모았던 홈패드도 집집마다 설치됐다. 홈패드는 가전제품 제어와 화상통화, 인터넷 접속 등에 사용하는 도구. 실시간으로 전기·가스 요금을 알아볼 수 있고, 원격 검침도 가능해 검침원들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거실과 침실은 물론 화장실에도 확장형 비디오폰이 연결돼 있어, 집안 어느 곳에서나 찾아온 방문자를 확인하고 현관문을 열어줄 수 있으며, 위급 상황에는 버튼을 눌러 경보를 울릴 수도 있다. 편안한 주거환경과 더불어 첨단시설에 주안점을 둔 타워팰리스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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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럽게 꾸며진 타워팰리스 3차 내부.

또 하나 타워팰리스가 내세우는 자랑거리는 ‘최고의 부촌’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 타워팰리스에는 1, 2, 3차를 합치면 2000가구가 넘는 ‘부자’들이 한곳에 모여 살고 있다. 인근 10여개의 주상복합과 오피스텔까지 포함하면 5000가구를 훌쩍 넘는 대단지다. 이들만을 위해 특화된 다양한 편의시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3차 입주와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까지 문을 열어 다른 곳과 더욱 차별화된 주거환경이 됐다.

하지만 타워팰리스 주민들은 이곳에 산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동시에 사실을 철저히 감춰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더러운 부자를 향한 사회적 적개심’의 중심에 타워팰리스가 서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라고 하면 우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 때문에 기자들이 취재하다 단지 밖으로 쫓겨난 경우도 있다. 타워팰리스 특유의 철벽 보안과 원스톱 리빙 시스템은 그들에게 잠재돼 있는 뿌리 깊은 ‘두려움’ 때문일지 모른다.

최고라는 자부심과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사이, 그곳에 ‘한국의 베벌리힐스’ 타워팰리스가 있다.



주간동아 439호 (p56~59)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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