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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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단 올드보이 마침내 신인왕

안조영 8단(백) : 이영구 3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4-05-07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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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단 올드보이 마침내 신인왕
    안조영이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해, 막차를 타고 ‘늦깎이 신인왕’에 올랐다. 정상 등용문으로 통하는 신인왕전은 단위와 나이에 관계없이 입단 10년차 이내인 기사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1993년 입단한 안조영 8단은 올해가 마지막 승부였다. 어느덧 25살, 신인이라 하기에는 쑥스러운 ‘올드 보이’랄까.

    이에 비해 올해 17살인 이영구 3단은 지난해에도 결승에 올라 송태곤 6단과 신인왕을 다퉜던 신예 가운데 신예. 9단 숲보다 훨씬 무섭다는 신예들의 정글을 뚫고 2년 연속 결승에 올랐으나 딱 2%가 부족했다. 평소 안조영 8단과 둔 연습바둑에서 좋은 승률을 기록했고 신인왕 결승1국에서도 승리를 거둬 지난해의 아픔을 씻는 듯했으나 안8단의 저력에 밀려 2대 1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일찍이 ‘공포의 장고파’로 유명한 안조영 8단답게 이 바둑 역시 초반부터 뜸에 뜸을 들이는 착수로 일관했다. 우승을 결정하는 막판이라 그랬는지 이영구 3단 또한 맞장구를 쳐 오전 대국은 고작 35수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기사가 서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우상귀에서 머리가 터지고도 남음직한 복잡한 길을 마다 않는 바람에 때 이른 승부처를 맞았다. 우상귀의 백대마는 스스로 살 수 있는 길이 없다. 따라서 백1로 밀어올려 흑 일단을 물고 늘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때 무심코 흑2로 받은 수가 패착이었다.

    8단 올드보이 마침내 신인왕
    흑2의 호구로 받아야 했다. 백3으로 뛰면 흑4가 선수. 그런 다음 흑6으로 넘어가면 귀의 백△는 꼼짝없이 죽은 목숨. 그러나 실전에는 흑12까지 교환한 뒤 백13에 끼우는 절묘한 카운터펀치가 있었다. 백17로 그물을 덮어씌우자 이후 흑은 대마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백에게 막강한 외세를 허용, 비세에 빠졌다. 180수 끝, 백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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