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1

2003.11.27

18세 소녀 반상의 4전5기

루이 9단(백) : 조혜연 4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11-20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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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 소녀 반상의 4전5기

    장면도

    4전 5기의 신화는 홍수환 선수만 만드는 게 아니다. 18세 소녀 조혜연 4단이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세계 여류 최강 루이 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꺾고 여류국수에 올랐다. 그동안 한 수 아래로만 여겨지던 국내 여류기사가 마침내 루이 9단의 장벽을 넘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루이 9단이 누구인가. 세계기전이든 국내기전이든 숱한 여류바둑대회 결승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불패 행진으로 ‘철녀(鐵女)’ 소리를 듣던 기사 아닌가. 2000년에는 남녀가 ‘맞짱 뜨는’ 국수전에서 이창호 9단, 조훈현 9단까지 치마폭에 휘감으며 당당히 국수에 올라 조남철 9단이 후배 남자기사들한테 ‘가위를 선물해야겠다’는 소리까지 하게 한 바로 그 아마조네스의 여전사다.

    그런 괴력의 여전사도 불혹의 나이는 속일 수 없었던 걸까. 아니면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조혜연의 파이팅에 질렸던 걸까.

    여류국수전에서만 3년 연속 도전장을 던지며 덤벼드는 이‘악바리 소녀’앞에서 루이 9단은 고목이 쓰러지듯 무너지고 말았다. 2대 0 영봉패를 당한 것도 충격이다. 이번 여류국수전 도전기 이전까지 조혜연 4단은 흥창배 1회, 여류명인전 2회, 여류국수전 2회 등 모두 다섯 번에 걸쳐 루이 9단과 타이틀전을 벌였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18세 소녀 반상의 4전5기

    참고도

    루이 9단은 도전 1국의 반 집패에 많이 흔들린 듯하다. 는 배수의 진을 치고 맞은 도전 2국. 여기까지는 백이 다소 앞선 국면이다. 문제는 흑1에 상변을 받지 않고 백2로 달려간 수, 이 수가 역전을 허용한 문제의 한 수였다. 흑이 옳거니 하며 흑3 이하로 움직여 15까지 순식간에 백진을 유린하자 얘기가 달라졌다.



    수순 중 흑7이 좋은 수. 백2로 젖혀 받아도 흑3에 되젖혀 이하 5까지, 백의 허점이 여기저기 있어 쉽게 국면을 타개하는 모습이다. 282수 끝, 흑 1집 반 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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