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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클리닉이 떴다⑤

수술 없이 척추 질환 고친다

바이오메커닉 등 첨단 요법 치료효과 높아 … 정형외과 의사들의 순례지 역할도 ‘톡톡’

  •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수술 없이 척추 질환 고친다

수술 없이 척추 질환 고친다

전신 X-레이 촬영 사진. 대들보가 잘못되면 기둥이 똑바로 서지 못하듯이 아틀라스 이상은 척추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정기동 병원장의 설명.

척추를 따라 머리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가장 위쪽에서 ‘아틀라스’라는 뼈를 만난다. 힘겹게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 그리스 신 ‘아틀라스’처럼 무거운 머리를 떠받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6kg 이상 되는 머리 무게를 지탱하기가 버거운 탓인지, 제1번 목뼈인 아틀라스가 틀어지거나 제자리에서 밀려나 목이나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이 부위에 이상이 있을 경우 목디스크나 경부 통증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

“목뼈는 뇌의 정보와 인체 각 기관의 정보가 오가는 신경 전달 통로로서 3만여 가닥의 척수신경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는 부윕니다. 아틀라스가 틀어져 이들 신경 가닥이 압박을 받게 되면 만성적인 두통이나 편두통, 이명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죠. 대개 이런 증상은 CT나 MRI 촬영 등의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 불명이라는 진단을 받기 쉬운데, 문제의 원인인 아틀라스를 교정해야 비로소 목의 통증과 함께 두통 등도 치료됩니다.”

부평 정병원 정기동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의 말이다.

정밀한 진단·첨단 장비의 조화



또 대들보(아틀라스)가 흔들리면 기둥(척추)이 똑바로 서지 못하듯이 아틀라스 이상은 척추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초등학생 환자 이모군(9·남)이 바로 그 경우.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목이 옆으로 돌아가 정면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상태로 병원을 찾은 이군은 전신 X-레이 촬영 결과 목과 허리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틀어져 있었다. 그 결과 목뼈의 구조적 이상과 함께 만성적인 두통을 앓고 있었고,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성격도 소심해져 대인기피 증상도 보였다.

이군에 대한 정밀진단 결과 제1번 목뼈인 아틀라스 이상으로 인해 척추 전체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판명됐다. 이군은 외부의 충격이나 자세 불량 등으로 아틀라스가 왼쪽으로 치우쳐져 아틀라스 내의 인대신경이 압박을 받아 끊임없이 두통에 시달렸던 것. 또 목의 무게가 아틀라스가 치우친 방향으로 이동하게 됨에 따라 허리가 그 반대 방향으로 뒤틀려져 있었다. 이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인체 역학작용에 의한 현상이다.

당연히 치료는 아틀라스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아틀라스 치료는 고도의 수학방정식을 응용한 계산법과 정밀한 기기 사용이 관건. 정기동 원장은 3차원 특수 X레이 촬영으로 아틀라스와 기타 목뼈와의 수직(X축), 수평(Y축), 회전(Z축) 비율을 정밀분석해 틀어진 각도를 정확히 계산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 1도의 오차라도 있을 경우 치료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

잘못된 각도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나면 두개골과 아틀라스, 목의 중심선을 일치시키기 위해 ‘아틀라스 치료기’를 사용하게 된다. 이는 1파운드(453g)의 물리적 힘을 환자의 아틀라스에 가해 그 진동의 파장으로 아틀라스를 복원시키는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정원장은 “아틀라스 치료는 인대신경과 척수신경을 풀어주는 신경계 치료이기도 하므로 환자의 상태에 맞게 기기를 조절하는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없이 척추 질환 고친다

제1번 목뼈인 아틀라스를 바로잡는 시술(왼쪽). 바이오메커닉 건(압력조절기)으로 등뼈를 바로잡는 바이오메커닉 요법.

다행히 이군은 3일에 한 번씩 모두 세 차례 치료를 받은 후 압박된 신경이 풀어지고 목뼈가 제자리로 돌아감에 따라 목뼈 이상과 두통이 치료됐다.

다음은 이군의 휘어진 골반을 바로잡을 차례. 이를 치료하기 위해 ‘바이오메커닉 요법’과 카이로프랙틱 요법을 실시했다. 이는 압력조절기(바이오메커닉 건)로 환부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 뼈의 위치를 바로잡아 주면서, 카이로프랙틱 시술로 인체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치료법. 이군은 15회 정도 이 요법을 받은 후 골반과 허리가 바르게 펴지면서 ‘덤으로’ 키도 2cm나 커졌다고 한다.

한편 이군의 부모는 아들이 치료를 받는 동안 적외선 체열 진단(DTT) 기기로 아들의 몸 교정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 기기는 뼈의 압박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그 통증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몸의 좌우 밸런스는 어떠한지 등을 컴퓨터로 분석해내는 장치로, 이 기기를 이용하면 ‘꾀병환자’도 쉽게 가려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몸이 다 나았음에도 계속 아프다고 주장할 경우 적외선 체열 진단을 해보면 거짓 여부를 금방 알 수 있다는 것.

정원장이 이군에게 시술한 요법은 대한복원의학회(회장 윤방부)가 인정한 비수술적 척추치료법이다. 정원장은 이외에도 일본 의사가 개발해낸 ‘테이핑 요법’과 미국에서 개발된 ‘IMS 통증 치료법’ 등도 익혀 비수술적 척추치료 분야의 국내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 때문에 부평 정병원은 비수술적 척추치료술을 익히고 싶어하는 정형외과 의사들의 ‘순례지’가 되고 있다.

미·일서 개발한 치료법도 익혀

정원장은 이들 요법에 대해 “인간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줌으로써 수술 없이 척추 질환을 복원하는 방법”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 등 척추 질환은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골치 아픈 병으로 통합니다. 물리치료만을 고집할 경우 치료가 더디거나 잘 낫지 않으며, 수술적 요법은 환자에게 일정한 위험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최근에는 물리치료와 수술의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는 비수술적 척추 치료술이 주목을 받고 있어요. 물론 이런 요법으로도 치료가 안 되는 중증의 환자들은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부평 정병원(www.spinalkorea. com)의 경우 전체 척추 환자 중 7~8%가 수술이 불가피한 환자들인데, 물론 이들 소수의 환자를 위해서 따로 수술 전문의도 배치돼 있다. 예를 들어 등뼈가 45도 이상 옆으로 휘어진 척추측만증 환자 등은 수술적 요법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

그러나 가급적이면 비수술적 요법에 의한 척추 치료 원칙을 고수하는 정원장은 45도 이하의 척추측만증 치료에는 비수술적 요법을 권한다고 한다. 척추측만증 환자가 아틀라스 요법과 바이오메커닉 요법을 받으면서 밴드형 특수보조기를 착용할 경우 그 치료 효과가 수술한 것 이상으로 뛰어나다는 것.

지금까지 척추 질환 치료에만 매달려온 정원장은 어릴 때부터 바른 자세로 생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척추 치료를 잘 받고도 재발된 환자들의 대부분은 예전의 잘못된 자세를 고치지 못했거나 스트레칭 같은 운동을 소홀히 한 이들이라는 것. 정원장이 병원 옆에 있는 축구 명문 부평고 학생들을 위해 틈틈이 무료로 척추검사를 해주는 것도 학생들을 바른 자세를 가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란다.



주간동아 367호 (p72~73)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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