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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임채정 의원

노무현 시대 개혁 이끌 ‘조타수’

  • 김정훈/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nghn@donga.com

노무현 시대 개혁 이끌 ‘조타수’

”새로운 시대의 개혁과 변화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주력하겠다.”

2002년 12월25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로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란 중책을 임명받은 임채정 의원의 일성이다. 대통령 취임식 전까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노무현 정권 5년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맡은 임위원장의 책무는 어느 누구보다 큰 셈이다.

대선 직후 민주당 내에서는 인수위원장에 김원기 고문이나 정대철 선거대책위원장과 같은 중량급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노당선자는 일찌감치 임위원장을 인수위원장 감으로 점찍고 있었다. 임위원장은 이번 대선을 정책선거로 치르겠다는 노당선자의 의중을 가장 충실하게 소화했고, 재야 출신 개혁파 중진으로서 노당선자의 개혁 노선에도 부합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노당선자가 6·13 지방선거 직후 임위원장을 따로 불러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공약화하는 문제를 정밀하게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자, 임위원장은 이를 대선 전략과 결부시켜 구체화해냈다. 뿐만 아니라 노당선자의 지지도가 한때 급락하면서 대선 승리의 가능성이 희박해졌을 때 고락을 같이 한 그의 모습은 대통령후보와 참모로서의 관계가 아니라, 이미 동지적 관계의 수준에 이르렀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선 막바지에 노당선자가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단일화 방안을 100% 수용하겠다고 했을 때도 그는 선대위 회의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등 노당선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세분석 능력 탁월 별명은 ‘임슬로프’



임위원장의 역할은 정책 분야에서 노당선자를 뒷받침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대선 과정에서 그는 이해찬 김경재 허운나 의원,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과 함께 선대위의 핵으로 불렸던 ‘PMI(Policy, Media, Internet) 5인방’의 핵심 멤버로 중요 고비마다 당내 전략통으로서의 탁월한 정세분석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실제로 투표일 전날 정몽준 대표가 노당선자 지지를 철회한다고 선언했을 때 당내에는 비관론이 비등했지만, 임위원장만은 “결국엔 노무현이 승리할 것이다. 투표율에 약간의 영향을 미치겠지만, 지지 후보 선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선거 결과는 임위원장의 말대로였다.

임위원장은 러시아 공산당의 이론가였던 수슬로프의 이름을 딴 ‘임슬로프’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당내에서는 이론가로 꼽힌다. 1995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등권론’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해 민주당이 승리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고, 99년에는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국가전략연구소장을 맡았다.

특별한 전공 분야가 없는 그가 이론가로서 명성을 얻는 데는 남다른 독서열이 한몫했다. 늘 신간서적 5, 6권을 끼고 다니며 탐독하기 때문에 어떤 사안이 화제로 오르더라도 1시간 이상은 토론이 가능하다.

선대위의 핵심 멤버이자, 재야 출신으로서 비슷한 길을 걸어온 이해찬 이호웅 의원 등과는 절친한 바둑 친구 사이다. 제각기 개성이 뚜렷한 이들이 불협화음 없이 선대위를 이끌어간 데는 평소 바둑을 함께 두며 쌓아온 우정과 의리가 크게 작용했다.

바둑과 독서 외에 영화에도 일가견이 있다. 대학 졸업 후 1년간 충무로의 한 영화사에서 근무한 경력 덕분에 지금도 50, 60년대의 웬만한 영화는 줄줄 꿰고 있다.

임위원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일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고 유신독재 정권에 맞서다 75년 동아일보에서 해직된 뒤 유신 말기인 79년 함석헌 선생 등 재야인사들과 ‘YWCA 위장 결혼식 사건’을 주도해 1년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바둑은 이때 감옥에서 배운 것이다.

이후 재야의 중심세력인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사무처장, 상임위원장을 역임하며 민주화운동을 벌이다가 88년 문동환, 박영숙씨 등과 함께 비판적 지지론을 펴면서 DJ의 평화민주당에 입당, 정계에 입문했다.



주간동아 367호 (p10~10)

김정훈/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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